체리츠 이수진 대표는 25일 넥슨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이하 NDC2017)'에서 자사의 모바일 연애 시뮬레이션 '수상한메신저'의 성공 요인과 여성향 게임의 미래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5년 전 게임을 처음 만들 때부터 게임에서 텍스트 리소스인 '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같은 내용을 표현하더라도 글이 가장 많은 내용을 담아낼 수 있어 가성비가 높은데다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전쟁터와 마찬가지인 게임 시장에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금방 따라잡힌다"며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으로 선택한 것이 '글'이라는 텍스트 리소스로, 글로 감정을 유발하는 재미는 상대적으로 모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게임 시스템이 아닌 게임 텍스트에서 경쟁력이 나오는 게임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게임 내 텍스트 분량만 26.7mb의 엄청난 양이 적용돼 있으며 이용자가 이 텍스트들을 덜 지루하게 접할 수 있도록 팝업, 메신져식 노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공했다.
이 대표는 상호 작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게임은 수동적으로 감상하게 되는 다른 텍스트 기반 콘텐츠인 영화, 드라마, 소설, 웹툰 등과 달리 콘트롤러를 쥐고 스스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수동적인 텍스트 시뮬레이션만으로는 상업성이 없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상업화를 위해 이전 감상용으로 만들었던 게임에서 쌓아둔 수많은 텍스트를 활용해 상호작용 게임으로 만들었다"며 "이를 위해 전부 수작업으로 수많은 선택지를 만들어 상호 작용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게임을 만들며 가장 중심으로 삼은 것은 '사랑'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모든 것을 연인에게 맞추고 맞춰주기를 바라는 것과 연인에게 잘하면서 자신의 색을 잃지 않는 두 가지 사랑 방법을 소개한 뒤, 후자의 경우 이미 사랑을 알고 남을 사랑한 준비가 된 것이라는 기조로 게임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즉 회사의 색을 잃지 않고 이용자의 사랑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 있는 그대로 이용자를 받아들여 나를 꼭 좋아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다.
물론 다양한 이용자가 있다보니 좋은 피드백도 나쁜 피드백도 오기 마련이지만 이 대표는 이 모두를 사랑으로 필터링해 보면 회사에 대한 관심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악플도 선플도 있지만 모든 것은 더 좋은 콘텐츠를 기대하고 있다는 말"이라며 "꾸준히 믿는 바를 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판교=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