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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2017] 오웬 마호니 대표 "한국은 게임계의 할리우드"

[NDC2017] 오웬 마호니 대표 "한국은 게임계의 할리우드"
오웬 마호니(Owen Mahoney) 넥슨 대표는 25일 넥슨 판교 사옥에서 언론 대상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오웬 마호니 대표는 '넥슨 디벨로퍼 컨퍼런스 2017(Nexon Developers Confernce, 이하 NDC)' 참석을 위해 방한해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

오웬 마호니 대표는 넥슨과 관련한 다양한 이슈에 대해 답했다. 그 중에서도 넥슨과 한국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발휘되는 넥슨의 힘은 한국에서 온 것"이라며 "한국은 게임산업의 할리우드 같은 존재라 이것이 넥슨의 파워에 대한 배경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한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또한 그는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과도한 야근 강요에 대한 의견도 내놓았다.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좋은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회사에서 직원들을 강제로 야근하게 했다면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 등 기본적인 것이 지켜져야만 한다"며 "물론 현실적으로 게임 산업에서 이를 지키기는 어려운 구조임은 알고 있지만 이같은 풍토는 직원에게도 회사 입장에서도 옳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는 예측하기 힘든 게임 제작의 기한을 정한 뒤 이를 강제하는 시스템적 구조를 꼽았다. 창의적인 것을 만드는 입장에서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다음은 오웬 마호니 대표와의 질의응답 전문.

4차 산업혁명 키노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오웬 마호니=전문적이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매력적인 주제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한 매력적인 상상이라고 생각한다.

내겐 11살과 13살인 아들이 있는데, 지금의 내 나이인 50살이 됐을 때 아들들이 어떤 경험을 할지 생각해보곤 한다. 뇌가 컴퓨터로 바로 엑세스 되는 것 같은 생각이다. 두렵게 느껴짐과 동시에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넥슨 코리아 외의 법인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지.

오웬 마호니=장르를 초월하거나 창조하는 게임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과 북미 지역에 게임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전략적 투자를 통한 파트너십도 진행 중이다. '로브레이커즈'라는 온라인 신작을 넥슨 아메리카와 보스 키 프로덕션과 함께하고 있다. 5대5 팀 기반 무중력 슈팅 게임인데, 다각도에서의 슈팅과 다이나믹한 전투가 가능한 게임이다. 이 게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은 많이들 어렵다고 하지만 끊임 없는 시도를 통해 그런 일들이 가능해진다고 본다.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보스 키 프로덕션의 클리프 블레진스키가 이에 적극적이어서 다양한 새로운 시도를 진행 중이다.

넥슨이 한국에서 모바일 게임 시장의 대두 이후 추월 당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오웬 마호니=비디오 게임 산업은 파이를 나눠먹는 구조를 하고 있고 이 파이가 커지는 속도가 굉장히 느리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훌륭한 게임이 출시되면 사람들을 파이 안으로 끌어들여 파이를 늘릴 수 있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인 생각이라기보다는 게임 업계에서 일하며 느낀 점들이다. 어떤 게임을 좋아한다면 이 게임을 열심히 하다가 다른 게임을 하게 된다. 이용자가 한 번 게임을 시작하면 다른 게임으로 퍼져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넷마블이 그렇게 좋은 (모바일)게임을 만드는 시도는 우리에게도, 산업 전반에도 좋은 일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기 위한 방법은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본다. 간단한 답변 같지만 수십년 간 산업을 겪어본 바로는 이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게임 생태계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창조적이거나 독특한 게임성을 갖춘 타이틀이 나오기 힘들어지고 있다. AI의 발달이 넥슨에게 이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오웬 마호니=아직은 답변하기 이른 시점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AI던 사람이던 똑같은 게임을 계속 만들어간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AI가 게임을 개발하는데 지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 반복적이고 단순한 노동을 대체할 것이라고는 생각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콘텐츠 하나를 바꾸거나 업데이트 하려고 하면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데, AI는 이 테스트를 간소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예로 AI가 단순 노동을 더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해 게임을 개발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게임을 만드는데 수작업이 많기 때문에 AI가 이런 부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어떻게 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과도한 노동시간을 강요한 회사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오웬 마호니=해당 문제는 물론 알고 있고 이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개인적인 의견은 회사에서 직원들을 그렇게 야근하게 하는 것은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 등 기본적인 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맞지 않는 것이라고 본다. 직원에게도 회사 입장에서도 옳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게임 산업에서 이를 지키기는 어려운 구조임은 알고 있다.

특히 새로운 게임을 만들 때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예측하고 지켜나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문제점은 시간을 정해두고 그 안에 모든 것을 마쳐야하는 상황이다. 창의적인 것을 만드는 입장에서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것은 좋지 않은 구조라고 생각한다.

넥슨이 일본 시장에서 위축되는 모습이 보이는데, 향후 이를 타파할 계획이 있나.

오웬 마호니=훌륭한 게임을 서비스하고 이를 장시간 서비스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게 전략이다. 우리는 최근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히트'와 '하이드앤파이어'(한국명 백발백중)를 론칭해 성공했다. 앞으로 이런 게임들을 더 출시할 것이며 수개월 내에 또 출시 계획이 잡혀있다.

일본 시장은 독특하게도 PC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고 모바일 게임 부흥 전에는 콘솔이 가장 큰 시장이었다. 현재 모바일도 인터넷과 연결하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많다.

온라인 게임에 있어 한국은 할리우드처럼 활성화된 곳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넥슨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금까지 작은 규모의 PC 온라인 시장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온라인적인 경험을 주게 되면서 모바일 게임이 온라인 게임만큼 개발됐다. 때문에 이제 PC 온라인에서의 경험을 모바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일본에서는 MMORPG 등의 경험이 크지 않지만, 이런 경험을 이제는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아시다시피 넥슨은 '듀랑고'를 개발 중이며 일본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일본에서도 라이브 게임 운영 노하우가 많은 팀을 구성했다. '듀랑고'는 일본에서 없는 게임이기도 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한국에서는 게임을 소프트웨어 인재가 몰리는 IT 산업이라는 시선과 사행성 게임이라는 시선이 동시에 닿고 있다. 업계 입장에서는 좋은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싶을 텐데 넥슨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본다.

오웬 마호니=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산업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두 어린 아들의 부모로서 이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부모 입장에서 자녀가 어떤 종류, 등급의 게임을 하는지는 TV처럼 부모가 제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게임은 하나의 시스템이고 이 안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영화나 TV와는 다르다.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크게 흥미롭고 다른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다른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아들이 9살 때 '심시티'라는 게임을 해서 도시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도시 안에서 굉장히 큰 공항을 만들었다. 결국 '심시티'가 돌아가는 건 세금이 있어야 공함이 돌아간다. 이로 인해 아들은 세금을 모아야 공항이 돌아간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런 세금에 대한 문제가 발생해 아들이 내게 어떻게 해야 하나 물었다.

우리는 아들의 축구 교실로 향하는 길이었고 나는 아들에게 스스로 해결해보라고 했다. 축구 교실에 도착하기 전 20분 동안 아들은 내 옆자리에서 아이패드로 '심시티'를 플레이하며 걷어들이는 세금을 올려보거나 겜블링 시스템을 넣기도 했다. 두 행동으로 인해 범죄율이 증가했다. 아들이 내린 결론은 공항을 축소하는 것이었다. 어찌됐든 이를 통해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하게 된 것이다.

아들은 축구 교실로 가는 20분 사이에 실험도 했고 실패도 했고 재도전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아이디어를 생각해냈고 또 실행했다. 이런 것이 삶이지 않은가 생각한다. 이렇게 삶과 연관된 게임이 많은데, 넥슨의 게임도 그런 것이 많다. 이런 것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넥슨 매출의 41%가 중국에서 나오는데, 한중 관계가 좋지 않다. 퍼블리셔인 텐센트가 우려를 표한 적이 있는지.

오웬 마호니=많은 것들을 걱정하고 있다. 사실상 중국 등 정치적인 문제는 예측이 어렵다. '던전앤파이터'의 많은 이용자들이 중국에 있기 때문에 걱정이 많지만 통제할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을 나눠, 할 수 있는 곳에 집중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넥슨의 힘은 어떤 것인가.

오웬 마호니=이렇게 성장하기까지의 배경은 한국이라고 본다. 한국은 게임산업의 할리우드 같은 존재라 이 것이 넥슨의 파워에 대한 배경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넥슨의 브랜드 파워는 어떤 것이라고 보고 있나.

오웬 마호니=한국 외의 다른 해외 지역에 거주하는 지인과 만나 이야기하면 어떻게 넥슨은 이렇게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냐고 이야기한다. 해외에서는 '울티마 온라인'이 최초의 온라인 게임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바람의나라'가 전세계 최초의 온라인 게임이라고 이야기하면 그들은 크게 놀란다. 장기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넥슨 게임들의 수치를 말해주면 더 크게 놀란다.

재도약이 필요한 시점인데 가장 큰 것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오웬 마호니=넥슨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이 생각해야 하는 주제다. 어떻게 하면 다른 것을 만들까 하는 고민이 필요하며, 새로운 장르를 만들거나 기존 장르를 건드려야할 때가 있다. 이런 실험들을 많이 할수록 결과에 대해 주변의 비난과 위기를 동반한다. 물론 쉽지 않은 문제지만 넥슨은 올해 이런 실험들을 많이 진행할 것이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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