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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17] 이은석 디렉터 "AI 활용해 창의적 활동에 주력해야"

[NDC17] 이은석 디렉터 "AI 활용해 창의적 활동에 주력해야"
"강 인공지능(AI) 시대의 게임 시장은 플랫폼의 독과점과 양극화가 극심해지며, 노동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는 늘지만 이것이 반대로 무인화를 촉발해 결국 인간 노동력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 이는 다른 산업에 비해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까운 게임산업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은석 넥슨 디렉터는 25일 넥슨 판교 사옥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7(Nexon Developers Confernce, 이하 NDC)'에서 곧 다가올 AI 시대에 게임업계가 겪게될 변화들에 대해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NDC17] 이은석 디렉터 "AI 활용해 창의적 활동에 주력해야"

이 디렉터는 AI의 발전이 가져올 미래의 양면성을 설명했다. 우선 AI가 발전함에 따라 사회 대부분의 노동을 책임지게 됨으로써 인간이 생계를 위해 직업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로부터 해방돼 자아실현과 즐거움만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있다.

다음으로 AI가 인간의 일자리로 침투함에 따라 AI 소유 계층과 비소유층이 겪을 갈등으로 부의 양극화 현상이 도드라지게 된다. 혹은 잉여생산되는 부를 분배하기 시작하면 자유경제 체제의 근간을 파괴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전제했다.

이 디렉터는 "한계 비용이 제로에 가까운 AI들은 우리에게 공짜에 가까운, 그리고 이용자의 시간을 더욱 오래 점유할 수 있는 게임들을 끊임없이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개발비의 대부분은 인건비가 차지하는데 AI는 인건비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극 저단가인 AI가 만든 게임의 물량공세에 인간 개발자는 버틸 수 없다. AI가 만든 게임이 시장에 풀리기 시작하면 개발인력 수요 자체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NDC17] 이은석 디렉터 "AI 활용해 창의적 활동에 주력해야"

이를 설명하기 위해 이 디렉터가 예로 든 것은 '오메가고'였다. 자신의 승리가 목표였던 '알파고'에서 상대 이용자의 즐거움이 목표인 '오메가고'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알파고'의 인간 바둑 기사들의 기보에 기초한 가치망 학습 데이터에 인게이지먼트 기록(상대가 흥분하는 지점)을 함께 수록해 어디에 수를 두면 상대가 희열을 느끼는 지를 지도 학습하는 것.

[NDC17] 이은석 디렉터 "AI 활용해 창의적 활동에 주력해야"

이를 빅데이터 급으로 학습하면 궁극의 바둑게임이 탄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용자에 맞춘 난이도로 무조건 이기거나 지는 게 아닌, 희열을 느끼는 통계적 패턴을 발견하고 드라마틱한 과정을 거쳐 아슬아슬 승리하는 카타르시스를 유도할 수 있는 '오메가고'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지만 시간과 자원이 주어진다면 충분히 가능한 개념이다.

그는 "인공지능이 아직 인간 지능과 비교하기는 힘든 수준이지만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축적 가능한 특정 분야에서는 인간의 문제해결 능력을 능가할 수 있다"며 "이를 인정해야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 디렉터는 '슈퍼마리오'를 플레이하며 점점 실력이 향상되는 인공지능을 소개하며, 인공지능이 딥러닝을 통해 스스로 개발한 '슈퍼마리오' 스테이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태생적으로 이용자의 시간을 오래 점유해야 하는 게임의 특성상 변화하는 콘텐츠가 유효하다"며 "인공지능이 직접 게임을 플레이해 학습해 나가면 게임 콘텐츠 생산 자체가 자동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DC17] 이은석 디렉터 "AI 활용해 창의적 활동에 주력해야"

특히 AI로 인해 시장이 크게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직업이 등장할 수는 있지만 혁신의 속도가 너무 빨라 비숙련 노동계층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AI로 대체되는 분야에서 노동하던 인력 전체가 자동화 관리자로 전직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

과거에는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신직업은 그 다음 세대가 학습에 적응해 왔지만 현재는 한 세대가 겪는 패러다임 변화만 여러번이기 때문에 이러한 적응을 진행할 시간이 점차 사라진다는 지적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마지막까지 남을 직업은 로봇을 포함한 다양한 자본을 소유한 '자본주'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끝으로 이 디렉터는 다가오는 AI 시대에 게임개발자가 다해야할 역할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먼저 기업은 AI를 적극 사용해 효율화에 힘쓰는 한편, 창의적인 활동을 주도하도록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만든 게임은 이용자 취향에 맞춘, 맞춤형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창의성있는 게임과 IP를 낳는 창조적 콘텐츠가 해결책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AI 시대를 맞이하는 개발자들에게 조언도 전했다. ▲데이터화할 수 있는 일을 하라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 감성의 영역을 자극하는 콘텐츠를 개발하라 ▲생산적이지 않은, 언뜻 쓸모없는 일에도 도전하라 ▲자발적 참여와 유대로 새로운 게임을 만들자는 등의 해법을 제시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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