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병은 계약을 한다면서요? 당신은 용병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뭘 할 거에요?”
아틀라스는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엄마와 함께 살겠다는 꿈이 깨진 뒤로는 삶의 목적이라는 게 없었다. 그나마 있다면 레오를 타도해야 한다는 정도?
“그런 남자 인기 없는데……”
엘리시안이 힘없이 중얼 거렸다.
지속적인 강추위는 마스터급에 이르렀다고 해도 견뎌내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런 엘리시안을 힐끔 보던 아틀라스가 자리를 옮겼다.
두 사람은 좁은 동굴에서 부둥켜안고 밤을 지샜다.
다음날, 날이 밝자 마자 아틀라스는 엘리시안을 부축해서 산을 올랐다.
추위와 굶주림에 지친 두 사람은 완전히 녹초가 된 상태인지라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눈을 동반한 강풍이 쉬지 않고 두 사람의 등을 떠밀었다.
아틀라스는 바람 부는 대로 이리 저리 끌려 다녔다.
거의 쓰러지기 직전에 아틀라스는 침침한 눈을 비볐다.
언제부터인가 손바닥에 박혀 있던 돌에서 은은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때 강렬한 끌림이 느껴졌다.
설명 할 수는 없지만, 뭔가가 눈보라 저편에서 자신을 부르고 있었다.
아틀라스는 이미 실신한 엘리시안을 들쳐 업고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했다.
그만 쉬고 싶다는 유혹이 수백 번 밀려들었지만, 그럴 때마다 손바닥에서 일어나는 진동이 정신을 일깨웠다.
절벽이 맞물린 곳에 사람 하나가 겨우 통과할 만한 틈새가 나타났다.
자연적으로 생성된 틈처럼 보인다.
만약 묘한 끌림이 아니었다면 들어갈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틀라스는 엘리시안의 몸을 질질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갈라진 틈바구니는 의외로 아늑하고 포근했다.
그냥 주저앉아 쉬고 싶을 정도다.
그 포근함에 기력을 회복한 아틀라스는 마지막 힘까지 쥐어짜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넓은 공간이 나오자마자 픽 쓰러져 정신을 잃고 말았다.
“으으음……”
우습게도 아틀라스는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신음소리에 깨어났다.
몸이 무거웠다.
힘들게 눈을 뜨자 낯선 광경이 보였다.
‘집이다?’
지금까지 죽음의 회랑 안쪽, 스피어 산맥에 사람이 살고 있으리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그런데 자신이 누워 있는 곳은 분명히 나무로 만든 침상이었다.
옆자리에 잠들어 있는 사람은 엘리시안이다.
‘진짜 원주민에게 구조 된 건가?’
사람이 들어가 살지 못할 곳은 없다. 그건 악명 높은 스피어 산맥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리라.
잠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고 있을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