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뱀피르’는 어둡고 감성적인 뱀파이어 컨셉트와 성인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춘 즐길거리를 MMORPG 문법 안에 녹여낸 작품이다. 기존 경쟁작과 달리 게임 내 콘텐츠 구조를 PvE(성장)와 PvP(경쟁)로 명확히 구분한 점이 특징이다. 이용자는 분쟁이 없는 필드에서 전투나 PK에 대한 부담 없이 육성에 집중하거나, 서버 단위로 통합된 PvP 전장 ‘게헨나’에 참여해 치열한 대결을 즐길 수 있다.
이는 일반적인 MMORPG에서 성장 과정 중 PvP 전장이나 PK로 인한 사망이 과금 압박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보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뱀피르’는 과금 유도 요소를 최소화하고, 이용자가 경쟁 콘텐츠에 선택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용자들은 이러한 사업적 판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냈다. 론칭 직후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권에 진입한 이후 꾸준한 성과를 이어가며, 넷마블의 2분기 실적을 견인한 핵심 IP로 떠올랐다. 넷마블이 발표한 2분기 매출 7176억 원 중 ‘RF 온라인 넥스트’는 매출 비중 9%로, 이는 ‘세븐나이츠 리버스’(13%)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다.
‘뱀피르’의 이용자 중심 설계와 무소과금 전략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 정승환 사업본부장은 출시를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용자분들과 명확하고 솔직하게 적극적으로 소통하려고 준비 중이다.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라며 “거래소가 아닌 필드 사냥으로 다이아를 획득할 수 있어, 과금하지 않아도 성장에 차질이 없도록 시스템을 정비했다”고 밝혔다. 무소과금 이용자도 게임 플레이만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중장기적 흥행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용자의 선택을 존중하는 설계가 실제 서비스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고, 또 그것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넷마블이 ‘뱀피르’를 통해 경쟁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출시 이후의 행보가 주목된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