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 게임사들의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넥슨과 넷마블, 크래프톤 등 대형 업체들은 기존 인기 IP와 글로벌 매출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콘솔 중심의 콘텐츠로 승부수를 던진 시프트업과 네오위즈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분기 다소 부진했던 엔씨소프트는 내부 사업구조 개선을 마치고 반등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하반기에는 각 사가 국내외 시장을 겨냥한 신작을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본격적인 실적 회복에 나설 전망이다.

넷마블은 2분기 매출 7176억 원, 영업이익 1011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PC 클라이언트 전환으로 인한 수수료 절감과 일부 신작의 안정적 성과가 실적에 반영됐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글로벌 흥행으로 인한 기저 효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으나, '세븐나이츠 리벗'과 'RF 온라인 넥스트' 등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넷마블은 하반기에 '뱀피르', '킹 오브 파이터 AFK', '몬길: STAR DIVE', '일곱 개의 대죄: Origin', '프로젝트 SOL', '나 혼자만 레벨업: 오버 드라이브' 등 최소 6종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곱 개의 대죄' 신작을 포함해 자체 IP 비중이 늘어난 점은 중장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시프트업은 '스텔라 블레이드'의 PC 버전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하면서 2분기 매출 1124억 원, 영업이익 68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72.4%, 51.6% 증가한 수치다. 특히 '스텔라 블레이드'는 시즌 별로 진행될 할인 프로모션과 글로벌 마케팅 등을 발판으로 꾸준한 당분간 꾸준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인기작 '승리의 여신: 니케'는 9월 중 신규 스토리 난이도 도입 등 리텐션 개선을 위한 콘텐츠 개편이 예정돼 있으며, 후속작 '프로젝트 스피릿' 개발을 위한 대규모 공개 채용도 시작하는 등 새로운 모멘텀 확보에 착수한 상태다.
'P의 거짓'으로 국내 게임업계의 콘솔 게임 개발 실력과 가능성을 확인한 네오위즈는 다운로드 콘텐츠(DLC) 'P의 거짓: 서곡' 출시 효과로 2분기 매출 1100억 원, 전년비 26%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본편과 DLC를 합한 누적 판매량은 300만 장을 돌파했으며, 글로벌 소울라이크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하반기에는 '고양이와 스프: 매직 레시피'를 비롯한 캐주얼 신작을 준비 중이며, 중국 판호를 확보한 만큼 글로벌 시장 성과 확대가 기대된다. 동시에 'P의 거짓' IP를 활용한 후속작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장기적인 성장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아이온2'의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오는 9월 라이브 방송을 통해 세부 정보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브레이커스', '타임 테이커즈', '신더시티(구 LLL)' 등 핵심 신작들은 완성도 확보 및 퍼블리싱 일정 조율을 이유로 내년 1~3분기로 출시 시점이 조정됐다. MMORPG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AI 사업과 모바일 캐주얼 게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최근 정부가 선정한 'AI 정예팀'에 엔씨 AI(NC AI)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선정돼 추진력을 확보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IP 기반으로 개발한 다수의 신작을 선보이며 2분기 주목할만한 성과를 냈으며, 하반기에도 다양한 타이틀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시장 확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밖에 데브시스터즈는 매출 920억 원 중 해외 매출 비중은 77%에 달해 글로벌 성과가 두드러졌으며, 북미·유럽 시장을 겨냥한 TCG 신작 출시와 IP 다각화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주요 게임사들은 2025년 상반기를 IP와 글로벌 매출로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하반기에는 굵직한 신작 출시가 예고돼 있어, 업계 전반에 걸쳐 다시금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작의 성패가 하반기 실적뿐 아니라 향후 몇 년간의 사업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각 사의 전략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