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같은 경향은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에이전트 AI의 보급과 맞물린다. 사람의 영역이었던 창작활동까지 대체하는 AI들이 늘어나면서, 문화와 창의적 콘텐츠, 기술이 융합된 게임산업이 가장 먼저 AI를 실험적으로 도입하는 상황이다. 토털리 휴먼 미디어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현재 스팀 플랫폼에 등록된 약 11만4000개의 게임 가운데 7%가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신규 출시작의 20%가 AI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유니티가 발표한 개발 보고서에서는 조사 대상 스튜디오의 96%가 특정 워크플로에서 AI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발자의 79%는 AI 기술이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대형 게임사들 역시 생성형 AI를 게임 개발에 접목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유비소프트는 NPC 대화를 자동 생성하는 도구 ‘고스트라이터’를 개발해 '어쌔신 크리드', '파 크라이' 등 대작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일렉트로닉 아츠(EA)는 ‘스크립트 투 씬’ 기술을 통해 텍스트 입력만으로 3D 모델과 세계관을 구현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EA는 개발 프로세스의 60%가 생성형 AI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니티 역시 AI 어시스턴트를 통해 객체와 씬 생성, 코드 자동화, 애니메이션과 사운드 제작을 지원하며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AI는 단순한 개발 효율성 확보를 넘어 게임의 경험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실시간 비디오 AI 기술은 40ms 이내 반응 속도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해 무한한 재플레이 가치를 구현한다. EA는 플레이어가 전문 코딩 지식 없이도 창작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확대 전략을 제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가 게임 개발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며 "5~10년 내 게임 산업 전반에 걸쳐 개발 환경을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