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휘영 장관은 취임 전부터 게임업계의 기대를 받은 인물이다. 역대 문체부 장관들이 영상·출판·스포츠 등 문화예술 분야 출신이었던 것과 달리, 최 장관은 NHN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IT·플랫폼 업계 출신이다.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장관이 왔다는 기대가 나온 배경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지난 1년간 행정·정책 측면에서 체감할 만한 변화가 기존 장관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은 업계의 불만으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최 장관이 지난 20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도쿄게임쇼(TGS) 2026' 현장을 찾은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한국공동관을 비롯해 넷마블, NHN, 스마일게이트, 엔씨, 넥슨 등 국내 주요 게임사 부스를 차례로 둘러보며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현황을 직접 살폈다. 이날 현장에는 이재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이정문·조은희 의원도 함께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국내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관계자들도 동행했다.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국책펀드와 세제지원 등 게임산업의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에서도 업계의 아쉬움이 이어졌다. 대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이미 크게 위축된 산업 기반을 회복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게임산업을 대표해 목소리를 내야 할 주무부처 장관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최 장관을 만난 곳이 한국이 아닌 일본이라는 점도 아쉬움이 커지는 이유다.
현장에서 최 장관은 '지스타' 주요 게임사 불참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관련 위원회와 간담회 등을 통해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장에 나와 직접 듣고, 직접 보고, 무엇이 필요한지 확인하는 모습을 기대했던 업계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답변이다.
이번 TGS 방문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최 장관 역시 아시안게임 관련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TGS 방문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국내 게임사들의 해외 진출 현장을 찾아 게임산업을 살펴본 노력까지 폄훼할 수는 없다. 다만, 대형 스포츠 이벤트인 아시안게임 일정이 있었기에 게임 현장을 찾을 수 있었다는 대답은 분명 아쉬움을 남겼다. 국내 게임산업 현장을 찾는 일이 별도의 일정으로 잡기 어려울 정도로 비중이 낮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게임업계가 주무부처의 관심에서 또 밀려난 것 아니냐는 소외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은가.
게임이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게임산업을 이해하는 배경을 가진 장관이 취임한 뒤에도 국내 게임산업 현장에서 장관을 만나기 어려웠다는 사실은 주무부처의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되묻게 한다. 부산에는 '지스타'가 있고, 판교에는 수많은 게임사와 개발자들이 있다. 폐업 위기에 놓인 인디 스튜디오와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게임사도 현장에 있다. 이런 곳을 외면한 채 해외 행사장을 찾은 행보가 곱게 보이진 않는다.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살펴보고,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찾는 것도 중요한 업무다. 국내 게임사들이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을 겨냥하는 상황에서, 해외 전시회에서 국내 게임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이야기하기 전에 국내 현장부터 찾아야 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고, 행정적 지원을 마련하는 것이 올바른 주무부처의 모습이지 않을까.
취임 초 최 장관이 강조했던 '현장'이 단순히 해외 대형 행사장에 잠시 들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TGS' 방문이 일회성 일정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해외에서 한국 게임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이제는 국내 게임산업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길 차례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