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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국산 게임 중국 시장 실패, 사드탓 아니다"

[이슈] "국산 게임 중국 시장 실패, 사드탓 아니다"
국산 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실패하는 원인이 사드(THAAD) 사태로 일어난 한한령이 원인이 아닌 국내 개발사의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실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국시장과 중국게임에 대한 전문가 국회 간담회'를 열고 사드 사태 이후 국내 게임 시장에 끼친 영향과 이를 헤쳐나가기 위한 전략을 고민해보는 전문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간담회는 사드 사태 이후 중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한국 게임에 비해 중국 게임 다수가 국내에 서비스되고 있는 위기 상황에서 국내 게임 산업 진흥을 위한 대책과 전망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간담회 발표는 엑스솔라코리아 류명 대표, 영산대 이승훈 교수, 중앙대 위정현 교수가 맡았고, 토론자로는 김병관 의원, 데일리게임 곽경배 부장(한국게임전문기자클럽 간사), 명지대 김정수 교수, 팔팔게임즈 최승훈 대표가 나섰다. 좌장은 한국문화콘텐츠기술학회 한동숭 회장(전주대 교수)가 담당했다.

지난 2000년 9월 시작된 판호 제도는 콘텐츠물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지난해부터 모바일게임도 판호 취득이 필요해진 상태다. 판호 자격은 3년마다 갱신해야 하기에 한 번 판호 자격을 취득하더라도 지속적인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슈] "국산 게임 중국 시장 실패, 사드탓 아니다"

이 판호 자체가 외국 기업 홀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류명 대표의 설명이다. 게임 내 수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정치적 이슈 외에도 '판다는 몬스터로 등장해선 안된다'라는 등의 편향적인 수정도 진행해야 한다. 판호 발급 소요 기간도 확정돼 있지 않아, 계속 연기될 수도 있어 국내 개발사는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중국 게임의 국내 점유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톱 20위 중 7개가 중국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더 이상 중국 게임이 마이너하거나 하드코어한 게임만을 만드는 것이 아닌 것. 중국 게임은 이미 국내에서 주류가 됐고 매출 상위권에 새롭게 진입한 게임은 대부분 중국산 게임이기도 하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판호를 문제삼기 보다는 국내 게임 개발사의 역량 확대와 전략적인 개발을 진행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한국에서 한 획을 그은 국산 게임은 대부분 중국 시장 진출 시 초반 흥행에 성공하더라도 금방 순위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으로, 국내에서는 매출 톱을 다투는 게임이라도 보다 경쟁이 심한 중국 시장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슈] "국산 게임 중국 시장 실패, 사드탓 아니다"

중소개발사를 살려야 게임 업계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영산대 이승훈 교수는 "중국은 시장이 크기에 중소개발사와 대형개발사간 상생 관계가 이뤄져 있지만 국내는 그렇지 못하다"며 "중소개발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반전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중소기업이 서비스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 있지 않게 되면 글로벌 게임 경쟁력 자체가 떨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사드가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위정현 교수는 "콘텐츠 경쟁력이 이미 뒤쳐지고 있는데 모든 것을 사드 탓으로 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 이어 "이미 2008년 중국 게임의 국내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었으며, 이용자 요구 반응도 국내에 비해 굉장히 빨랐다"며 "현재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위기를 넘어 한국 시장에서의 한국 게임의 위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중국 게임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중국 게임에 대한 심의를 강화해 국내 게임 시장에 끼칠 영향을 관리해야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끼칠 영향과 여성 캐릭터의 노출 등의 여러 사항을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며 "국가 기관인 게임위가 제대로 기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승훈 대표도 사드로 인한 한한령 철폐와 한국 게임의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은 다른 문제라는데 동의했다. 사드 이전에도 국내 게임이 중국 시장에서는 고배를 마셔왔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게임위가 글로벌 서비스 게임의 국내 서비스 시 심의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중국 게임의 콘텐츠 대한 심의를 강화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지대 김정수 교수는 "향후 게임은 기술부분으로 나서 미래 기술, 선도 기술을 선점해 게임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이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LCD 산업의 경우 낮은 가격, 제품 다양화를 경쟁력으로 삼은 타 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더욱 선도 기술에 집중했다"며 "이를 통해 1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고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시장 선도를 게임 시장에 접목하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경배 부장은 사드 해법은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곽 부장은 "현실적인 해결 방안이 있다면 좋겠지만 게임 업계만의 노력으로는 해법을 찾아내기는 힘들다"며 "해외 시장 개척, 퀄리티 강화 등 장기적이고 원론적인 해결책만이 제시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시장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사드가 없다고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부터가 의문"이라며 "사드만 풀리면 게임을 성공시킬 수 있을 거라는 낙관적인 생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안되면 중국에서 성공하면 된다는 근거 없는 낙관적인 생각이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를 높였고 이 것이 사드 탓을 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곽 부장은 "제도적으로 막기 보다는 인식 변화를 통해 중국 게임 수입사나 소비자 입장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좌장을 맡은 한동숭 회장은 "게임 업계에 있어서는 대외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갈까를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게임물 관리를 말할 때 규제 완화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해외 게임에 대한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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