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최초 컴퓨터 박물관인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아예 넥슨의 인기 IP인 '메이플스토리'를 테마로 한 상설 카페를 박물관 내부 공간에 개설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넥슨스페이스 박물관실 김정아 전시팀장은 26일 경기도 성남시 넥슨 본사 사옥에서 열린 '2025 NDC'에 연사로 나서 '메이플스토리' 카페를 열기까지의 디테일한 과정에 대해 공유했다.
김정아 팀장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대중의 오프라인 경험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이전 관람객이 많지 않던 미술관에도 엔데믹 이후 많은 이들이 몰려 길게는 수 시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생긴다고. 김정아 팀장은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방문객이 팬데믹 이전보다 36%나 늘었다. 오프라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체감된다"고 말했다.
'메이플스토리' 카페의 핵심은 게임의 간판 몬스터인 '핑크빈'이 맡고 있다. '핑크빈의 습격'을 테마로 마치 핑크빈이 카페 내 이곳 저곳을 휩쓸고 간 듯한 느낌을 구현해둔 것. 카페에서 판매되는 굿즈나 식음료(F&B)에도 핑크빈은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정아 팀장은 "카페 공간 구성에서 핑크색 구현에만 많은 작업을 거쳤다. PC 화면 안에서의 핑크와 실제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핑크색은 다르다. 카페 현장에서는 조명 밝기나 햇빛이 비치는 등 상황에 따라 눈에 실제로 비치는 색상이 달라진다. 화면 안 핑크를 어떻게 오프라인 공간으로 옮길지 많은 논의를 거쳤고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식음료 중에서는 핑크빈 아이스크림과 핑크빈 음료 등이 가장 많이 팔린다. 우리가 원하는 컨셉트의 식음료는 단일 매장에 적은 수량으로 만들어 공급해줄 곳을 찾기 쉽지 않았지만 최대한 캐릭터의 느낌을 입체적으로 잘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메이플스토리' 카페 판매 굿즈 중에서는 제주도의 특색이 담긴 제품들이 반응이 좋다고. 김정아 팀장은 "'슬라임'이 제주도의 귤을 너무 좋아해서 많이 먹고 귤색으로 변한 '귤라임' 같은 제주도에서만 판매하는 굿즈들이 반응이 좋다. 앞으로도 다양한 신제품을 자주 선보이려 한다. LP 등 다른 곳에서 구할 수 없는 굿즈 인기도 높다. 당초 6개월 단위로 제품 주기를 생각했는데 가급적 계절 단위로 신제품 업데이트 주기를 단축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플스토리' 카페 오픈 이후 넥슨컴퓨터박물관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후문이다. 김정아 팀장은 "카페 오픈 이후 영수증 단가가 71% 늘었다. 한 사람이 쓰는 금액이 늘었다는 이야기"라며 "특히 외국인 관람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외국인 관람객 비중은 1.4%에 불과하지만 매출 비중은 14%에 달한다. 한 외국인 관람객은 신상품이 나올 때마다 우리 박물관에 방문한다. 캐리어를 3-4개씩 가져와서 신상 굿즈를 잔뜩 사갈 정도로 게임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더라"고 말했다.
김정아 팀장은 "카페 오흔 후 성인 관람객 비중이 61%까지 높아졌다. 기존의 교육과 전시 프로그램만 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인 비중이 높아졌다"며 카페 오픈이 넥슨컴퓨터박물관 관람객층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김정아 팀장은 오프라인 경험 전반에 큰 변화가 오고 있다고 설명하고 '메이플스토리' 카페 역시 그 트렌드에 맞춰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녀의 부엌은 해녀 관련 공연과 콘텐츠를 시청하며 이용자들이 식사를 한다. 무신사 플레이스는 옷도 팔지만 브랜드 전시 이벤트가 열리고 내부 카페에서 이용자들이 음료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단순히 무언가를 팔기 위함보다 이런 메시지를 주기 위해 복합적인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하는 곳들이 많다. '메이플스토리' 카페도 박물권 구경하고 굿즈도 사고 '메이플' IP가 담긴 식음료도 즐기는 다양한 경험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곳이다. IP와 가까워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