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의 게임쇼가 4일을 넘기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결정이다. 더구나 늘어난 하루가 비즈니스 데이가 아니라 일반 공개일이라는 점에서, 팬들에게 경험을 더 열어주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최근 'TGS'는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3년 참가 기업은 770개였지만, 2024년에는 985개로 늘었고 올해는 1138개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참가국도 46개국에 달했으며, 해외 기업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넥슨,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펄어비스 등 주요 한국 게임사들이 대거 참여했고, 한국관과 서울-경기, 부산, 전라남도 등의 지역 공동관도 운영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무엇보다 행사의 중심을 팬에게 두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일반 공개일을 하루 늘린 것은 단순한 일정 조정이 아니라 ‘팬에게 하루를 돌려준’ 발상의 전환이다. 그리고 이 결정을 내린 주체가 일본 게임업체들의 연합체인 CESA라는 점은 한국 게임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팬이 있어야 업계가 존재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행사 운영으로 보여준 것이다.
CESA 츠지모토 하루히로 회장도 "'TGS'가 세계 게임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길 바라며, 4일간 게임의 힘을 체험해주시기 바란다"는 개막 인사로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음달이면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G-STAR)'가 부산에서 열린다. 산업 전시와 B2B 성과에 치우쳐 팬 친화적 요소가 부족하다는 평가, 국내 중심 행사라는 지적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TGS'가 보여준 ‘팬에게 하루를 돌려주는’ 결단은 '지스타'에도 절실하다. 팬이 있어야 업계도 존재한다는 진리를, 이제는 '지스타'가 증명해야 할 차례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