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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25] 송민석 경북글로벌게임센터장 "제조업-콘텐츠 융합 '팀 경북'으로 글로벌 도전"

송민석 경북글로벌게임센터장.
송민석 경북글로벌게임센터장.
경북글로벌게임센터의 송민석 센터장이 제조업-콘텐츠 융합 방식으로 지역 개발사들 글로벌 진출을 쉼 없이 지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13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의 벡스코에서 막을 올린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5' 현장에서 만난 송 센터장은 "지역 기업들이 가진 각기 다른 강점을 '팀'으로 묶어 시너지를 내고, 장기적인 지원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것이 센터의 핵심 목표"라고 밝혔다.

경북글로벌게임센터는 경북 경산시를 중심으로 대학과 기업의 게임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지역 거점이다. 연구원, 벤처기업, 학계 등을 거쳐 2009년부터 4년간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 기술 교역을 담당했던 송 센터장은 "음지에 있는 경북 기업들을 발굴해 양지로 끌어내고, 제작, 마케팅, R&D까지 종합 지원을 하는 기관"이라 센터를 소개한 뒤 "수도권 외 지역 기업들의 노출 기회를 늘리기 위해 매년 '경북 게임 페스티벌'을 여는 등 다양한 자리를 만들고 있다"라고 지금까지의 활동을 설명했다.
올해 경북글로벌게임센터는 지스타 B2C관에 8개 기업과 함께 공동관을 꾸렸다. B2B관 중심이었던 예년과 다른 행보다.

송 센터장은 "연초 기업들의 수요 조사를 했을 때 B2C관 참여 요구가 많아 올해 처음 시도하게 됐다"며 "기업들이 개발한 게임을 많은 관람객과 바이어들에게 노출하고 시연하는 것이 주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스타 2025' 첫날 소감에 대해서는 "B2B가 예년보다 규모가 줄어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중소개발사들의 참가 목적이 좋은 바이어를 만나는 것인 만큼 B2B가 더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년에도 나온다면 B2B에 조금 더 힘을 주는 쪽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지스타 현장 지원을 넘어 센터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위한 사전 준비에 집중했다. 송 센터장은 "단순히 부스를 차리는 것보다 준비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며 "유력 바이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기업들과 공유해 일회성 미팅이 아닌, 지속적인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지는 데 주력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틀에 박힌 지원이 아닌,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지원의 목적으로는 지역 기업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대형 퍼블리셔와의 접촉 기회 부족'을 꼽으며 "게임 시장 자체가 대형 퍼블리셔 위주로 재편되다 보니, 지역 기업들은 접촉 기회조차 얻기 힘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규 창업이나 게임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경북글로벌게임센터는 인재 양성 단계부터 비즈니스 마인드를 강조한다. 경산 지역 대학들과 연계해 4~6주 과정의 '게임 사관학교'를 운영, 학교에서 배우기 어려운 실무와 글로벌 마인드를 교육한다. 여기서 발굴된 인재는 '루키 챌린저스', '게임 잼' 등을 거쳐 창업으로 이어지고, 센터가 다시 이 창업 기업을 지원하는 순환 구조를 구축 중이다.

최신 기술 트렌드 대응과 산업 간 융합에도 적극적이다. 송 센터장은 "기업들의 AI 사용률이 70%에 육박함에 따라 재직자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사관학교 커리큘럼에도 AI 엔진 활용 교육을 도입했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경북 산업 구조의 특수성을 활용한 융합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경상북도는 제조업 비중이 50%가 넘는다"며 "이들 제조업이 DX(디지털 전환), AX(AI 전환)로 나아가는 데 우리 콘텐츠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 게임과 타 산업 간의 융합을 이끌어내는 산학연 연결을 만들고자 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는 콘텐츠진흥원이 아닌, 27년간 기업 지원 노하우를 쌓은 '테크노파크'가 센터를 운영하기에 가질 수 있는 독보적인 강점이다. 송 센터장은 "콘텐츠 기업에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하는 제조업 분야 투자 유치(IR)로 연결하는 등 테크노파크의 지원 사업을 접목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러한 장기적 지원은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엠에스지스퀘어가 개발한 '고양이 오마카세'는 2년간의 제작 및 마케팅 지원 끝에 출시돼 구글 플레이 미국 1위, 일본 2위를 달성했으며, 후속작 '고양이 호텔'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시그마 스튜디오의 '트리니티 가디언즈' 역시 대만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등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송 센터장은 "지역 개발사들이 정말 게임을 잘 만들지만, 마케팅과 노출이 부족해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게임만 잘 만들면 찾아온다는 것은 옛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형 퍼블리셔들에게 지역의 한 회사가 아닌, 각기 다른 강점을 지닌 '팀 경북'으로 보고 접근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개발사 간의 협업이 쉽지 않지만, 기획, 구현, 아트 등 각자의 강점을 끌어내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과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송 센터장은 2026년 목표로 "내년에는 대만, 태국 등과 연계한 수출 상담회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우수 사례들을 공유해 '지역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지원이 대기업이나 단기 성과 위주로 흐르는 경향이 아쉽다"며 "지역의 중소 개발사들은 2~3년간 꾸준히 지원해야 성과가 나오는 만큼, 지속 가능한 지원 정책이 강화되길 바란다. 대학, 산업체와의 활발한 협력을 통해 지역에 특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벡스코(부산)=김형근 기자(noarose@dailygame.co.kr)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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