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수면 위로 떠오른 이 사태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의 세부 조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각종 진흥책과 행정적 개선안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낙인으로 남아있다.
![[신년기획] '바다이야기' 사태 20년, 기로에 선 게임법](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1281544310880943da15d9d21839820252.jpg&nmt=26)
하지만 법 시행을 앞둔 2006년 중반 터진 '바다이야기 사태'는 제정 취지를 바꿔 놓았다. 이른바 '바다이야기 사태'는 2000년대 중반 성인 오락실을 중심으로 확산된 사행성 문제다. 물고기나 해양 생물을 소재로 한 이들 아케이드 게임은 겉으로는 오락의 형식을 갖췄지만, 게임 결과에 따라 획득한 경품용 상품권을 외부 환전소를 통해 현금화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사설 도박장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된 것이다.
◆ 사이즈부터 틀린 옷, 아케이드의 잣대로 잰 디지털 게임

이러한 예는 또 있다. 경직된 규제는 2019년 이른바 '주전자닷컴 사태'로 극명하게 드러났다. 개인 개발자가 교육과 테스트 목적으로 제작·배포한 비영리 플래시 게임을 모아둔 웹사이트 주전자닷컴은 사전 등급 분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유통 차단 조치를 받았다. 영리 목적도, 사행 요소도 없었음에도 '게임물'이라는 이유 하나로 동일한 잣대가 적용된 것이다. 이는 불법 사행성 아케이드 게임을 규제하기 위해 설계된 체계가 창작·교육·실험 등 본래 취지와 무관한 영역에까지 확장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한, 게임 내 경품 가액을 1만 원 이하로 제한하는 규정 역시 아케이드 게임의 환금성을 막기 위한 조항이었으나, 게임 마케팅 전반에 적용되면서 다른 콘텐츠 산업과의 형평성 논란을 야기했다. 현재 게임법상 제공 가능한 경품은 소비자 판매가 기준 1만 원 이하로 엄격히 제한된다. 반면 유통업이나 서비스업은 공정거래위원회 규정에 따라 수천만 원 상당의 자동차나 가전제품을 경품으로 내걸 수 있다. 동일한 '이벤트'임에도 게임 산업만 바다이야기 당시의 아케이드 기준에 묶여 마케팅 자율성을 침해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로스트아크'의 레이드 퍼스트 킬 이벤트 상품으로 제공할 예정이었던 피규어가 경품으로 해석되어 지급이 취소되는 이슈도 있었다.
◆ '바다이야기 트라우마' 20년, 게임법은 '진흥' 취지를 찾을까?

'게임법 전부개정안' 제안이유에는 "현행법은 게임산업의 진흥 및 국민의 건전한 게임문화 확립을 목적으로 제정되었으나 제정 당시와는 게임산업과 이용환경이 현격하게 변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변화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되어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법은 20년 전 '바다이야기' 사태의 영향으로 사행성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변화한 게임 생태계와 가치관을 반영해 법 제명부터 내용까지 전면적으로 개편했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신년기획] '바다이야기' 사태 20년, 기로에 선 게임법](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1291824460257343da15d9d2123108170152.jpg&nmt=26)
◆ 진흥과 자율 앞세운 개정안, 이용자 보호 등 일부 규제는 강화될 수도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게임법 전부개정안의 발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질적인 규제 완화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남는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장인 김성회 의원은 지난해 12월 확률형 아이템 관련 고지를 누락하거나 거짓으로 표시한 게임사에 대해 징벌적 성격의 과징금으로 매출액의 3% 이하 또는 10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게임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시정명령을 거친 뒤,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보다 배상 책임이 강화됐다. 전부개정안에서도 거짓 표시 등으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 입증책임을 사업자에게 부여하며,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가능하도록 규제를 강화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게임사에게 강화된 사후 책임 관리와 강력한 행정처분을 가하는 내용으로 사실상 규제가 강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 "게임의 문화적 가치를 조명하고, 진흥 근거를 마련하는 등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규제 완화와 관련된 내용을 체감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어 보인다"라며 "게임산업 진흥이라는 취지에 맞게 잘 입법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실적인 타협안'으로 풀이했다. 그는 "현행 게임법은 제정 이후 발생한 사회적 이슈를 빠르게 담으면서 체계적으로 규제와 진흥의 균형이 맞지 않아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 이번 안은 진흥, 관리, 프로세스 전반을 다루고 있어 게임 산업 제도가 진흥으로 가는데 물꼬가 트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라며 "이상적으로는 규제 완화 등을 한꺼번에 다루면 좋지만, 우선 체계적 부분을 먼저 적용하고 추후 시장 영향을 분석해 후순위로 다루는 접근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부개정안은 '바다이야기 트라우마'를 청산하려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진흥과 규제의 균형이 실제 입법 과정에서 어떻게 구현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법의 이름이 바뀐다고 해서, 20년간 굳어진 규제의 관성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제도의 전환이 또 다른 규제 강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진흥 중심의 새로운 거버넌스로 정착할지는 입법 과정과 시행 단계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