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용지 26페이지에 달하는 개정안 첫 머리에는 등급분류의 목적과 기본정신이 적혀있다. 제2조(기본정신)에는 ‘게임법 제21조에 따라 등급분류를 함에 있어 게임물의 윤리성 공공성을 확보하고, 사행심 유발 또는 조장을 방지하며, 청소년을 보호하고 불법게임물의 유통을 방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목적이 추가됐을 뿐 현행안에도 있던 내용이고 솔직히 놓쳤던 부분이다.
학계에서도 공공성에 대한 정의를 놓고 연구가 한참이다. 임의영 교수는 ‘공공성의 유형화’라는 제목으로 한국행정학보(제44권 제2호)에 이에 대한 공공성의 개념을 유형화 해서 제시하기도 했는데, 임 교수 또한 ‘공공성의 개념은 신자유주의적인 정부정책의 편파성을 비판적으로 성찰되는 방식으로 사용되면서 사람들의 귀에 익숙한 말이 되었지만 ‘그것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이 궁색해진다’는 식으로 서술한 바 있다.
학문적 연구를 자처하고라도, 쉽게 공(公) 사(私)를 나눴을 때 개인 보다는 다수, 그 이익에 부합하는 것을 공공성이라 정의 내려도 문제는 없을 듯 하다. 그렇다면 심의의 큰 기준이 ‘게임이 윤리적이고 공적이어야 한다’는 말이 되는데, 창작물인 게임이 꼭 착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는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사항이다.
창작물인 게임에는 표현의 자유가 엄연히 존재하고 이를 장착의 자유라 부르기도 한다. 자유가 있다고 해서 단지 외설적이거나 범죄를 부추기는 것만 제외한다면 존중 받아야 할 부분이다. 사전심의가 존재했던 영화(1987년, 2001년), 방송광고(2008년)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규정이 폐지됐다. 게임과 같이 심의를 받았던 음악(1996년)은 법 개정으로 제외됐다. 창작물은 자체심의를 원칙으로 하는 것이 대세임에도 유독 게임만 남다르다.
여기에는 게임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큰 역할을 담당했을 것이라 본다. 여전히 ‘게임=사회악’이란 논리로 무장한 기득권들이 있는 상황에서 게임 사전심의제 폐지는 힘들 것이고, 이 같은 논리가 게관위 심의 기준에도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기준으로 심의를 했기에 세계적으로 ‘명작’으로 인정 받는 ‘GTA’가 몇 차례나 국내 심의서 거절됐던 것이었고,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해골이나 잘린 수족은 다른 아이템으로 바뀔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GTA는 성인 등급이라 해도 주인공이 범죄를 저지른다는 이유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청소년들이 보기에 부적합이란 이유로 거부되거나 수정됐던 걸로 기억된다.
게임은 그 자체로 평가되어야 한다. 자기 결정권이 있는 성인이라면 표현이 저속하고 비도덕적이라도 해도, 이를 즐기는 것 자체를 심의라는 틀로 막아버리는 것은 문제다. 게임회사가 이익을 위해 인기요소를 넣는다고 해서 공적이지 못하다고 비난 받아서도 안 된다. 게관위가 기본정신에서 밝힌 바 대로, ‘사행성을 조장하고 청소년을 보호하고 불법게임물 유통을 막는’ 것은 당연하지만, 공연성과 윤리성을 모든 게임에 적용한다는 것은 이미 없어져야 했을 구시대의 산물이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