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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넥슨이니까

넥슨은 올해 아팠다. 진경준 전 검사장의 주식 대박 배경에 넥슨이 있었고, NXC 김정주 회장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또 한 취객이 차를 몰고 넥슨 사옥으로 돌진하는 사건이 있었는가 하면, '클로저스' 성우의 메갈리아 논란으로 한참 시끄러웠다.

악재가 연달아 터졌던 여름까지만 해도 넥슨이 지스타에 나올지 의문이었다. 회사는 상갓집 분위긴데, 국내 게임업체들의 축제인 지스타에 과연 참가할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기우였다. 넥슨은 역대 최대 규모인 400부스, 역대 최다인 35종의 게임을 들고 올해 지스타에 참가한다.

올해로 12번째 지스타에 참가하는 넥슨은 매년 다양한 시도를 보여줬다. 2014년에는 마치 미술관이나 전시회처럼 관람 위주의 환경을 선보이더니, 2015년에는 놀이터를 콘셉트로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만지고 노는 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올해는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게임까지 모두 갖고 나간다.

넥슨이 작년 말 2016년 라인업을 공개하면서 첫 번째로 꼽은 키워드는 '버라이어티'다. 특정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자체 개발이든 퍼블리싱이든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8일 지스타 프리뷰 행사에서 넥슨 정상원 부사장은 이런 말을 했다. 최근 엑스엘게임즈가 '문명온라인' 서비스를 종료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그러한 시도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넥슨이 이번 지스타에서 선보이는 35종의 게임이 모두 성공하면 좋겠지만, 넥슨 라인업 중에는 소위 '비주류'로 불리는 장르도 꽤나 있다. 또 굉장히 개성이 강한 인디게임도 있다. 넥슨이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돈슨'으로 불리지만, 넥슨만큼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며 게임 업계 생태계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노력하는 업체도 없는 게 사실이다.

넥슨의 이번 지스타 슬로건은 '라이프 비욘드'다. 넥슨 창립 초기 사용했던 슬로건이기도 하다. 올해 힘든 한 해를 보낸 만큼 앞으로의 방향성에 고민을 했고, 결국 답은 게임회사로서의 본질을 찾자는 것이었다.

사실 넥슨이 매년 너무 크게 나와서 다른 업체들이 지스타에 참가하지 않으려 한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넥슨만큼 꾸준히, 또 이만한 규모로 참가하는 업체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넥슨은 올해까지 12년 연속 지스타에 개근하고 있다.

올해 아팠던 넥슨이지만, 이번 지스타에 내선 슬로건 처럼 설립 초창기의 마음으로 돌아가 넥슨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해주길 바라본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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