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한 '스컬(Skul: The Hero Slayer)'은 한국 인디게임이 글로벌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게임이다. 로그라이크 장르를 가볍게 즐기는 '로그라이트' 장르를 대중화한 게임으로 꼽힌다. 공식 판매량은 200만 장을 넘겨 작품성은 물론 흥행성도 검증을 마친 수작으로 통한다.
이 게임은 주인공 '리틀본'의 해골 머리를 바꿔가며 던전을 탐험하는 2D 로그라이크 액션 플랫포머 게임이다. 한 번에 최대 두 개의 머리를 장착할 수 있으며, 전투 중 언제든지 머리를 교대하여 해당 스컬이 가진 고유한 스킬과 액션을 사용할 수 있다. 상황에 맞춰 머리를 바꾸며, 밀려드는 적을 해치우는 짜릿한 손맛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사슬팔을 이용한 '와이어 액션'은 이 게임의 백미다. 속도감 있는 플레이는 물론, 마치 퍼즐을 푸는 듯한 난관을 사슬팔 하나에 의존해 돌파해야 한다. 어렵게 느껴지는 구간을 돌파한 뒤에는 대작 못지 않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액션이 서툰 이용자라면 쉬움이나 보통 등 난이도를 낮춰 도전하면 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이 게임이 높은 평가를 받은 건 조선시대 전통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재해석한 아트스타일과 완성도 높은 이야기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마지막 엔딩 부분은 약간의 반전과 함께 감동적인 서사로 마무리되어 눈물샘을 자극하니 난이도를 낮추더라도 끝까지 즐겨보길 추천한다.

이용자는 주인공 데이브를 조작해 신비로운 바다 '블루홀'에 잠수해 다양한 해양 생물을 사냥하고, 숨겨진 보물과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를 반영한 오마쥬와 패러디를 끊임없이 즐길 수 있다. 가벼운 분위기라고 해서 액션 파트의 재미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블루홀'의 지형과 생타가 매일 바뀌고, 깊이에 따라 새로운 환경과 거대 생물들이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밤에는 사냥한 물고기와 직접 기른 작물들로 초밥집을 경영해야 한다. 마치 타이쿤 게임처럼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만들고, 서빙하며 쉴 틈 없이 패드를 조작해야 한다. 초밥집에도 개성적인 인물들이 방문하는데, 이를 통해 새로운 사건을 맞이하게 되는 등 즐거운 헤프닝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또한, '메이플스토리', '용과같이', '고질라' 등 이색 컬래버레이션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데이브 더 다이브'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다.

게임플레이는 클래식한 턴제 전투를 기반으로 한다. 복잡한 전략보다는 직관적이고 간결한 전투가 중심이지만, 무기 업그레이드나 캐릭터 성장 같은 RPG적 요소가 더해졌다. 전투 외에도 집을 꾸미거나 요리, 아르바이트 같은 생활 콘텐츠가 마련돼 있어 캐릭터와 세계에 애착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픽셀 아트와 만화풍 연출을 결합한 고유한 아트 스타일은 새로운 것을 즐기는 이용자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전달할 것이다.

게임은 밀도 높은 분위기와 정성스러운 연출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픽셀과 일러스트가 결합된 독특한 시각적 표현, 음향 효과와 음악이 어우러져 세계관의 무게감을 생생히 전달한다. 특히 캐릭터와 배경 묘사에서 풍기는 디테일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당대의 절망적인 현실 속에 함께 서 있는 듯한 체험을 제공한다. 여기에 이용자의 선택이 엔딩 분기에 반영되어, 여러 번 반복해서 즐길 수 있는 구성이란 점도 눈에 띈다. 최근 비주얼 노벨 장르에서 필수적으로 제공하는 분기 차트를 지원해 새로운 선택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어, 같은 사건이라도 다른 전개를 즐길 수 있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