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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본 한국 온라인 게임 10년사(4)-뮤

게임으로 본 한국 온라인 게임 10년사(4)-뮤
◆3D 온라인 게임의 신화 '뮤'

2001년 5월 온라인 게임 시장에 깜짝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웹젠이라는 신생기업이 온라인 게임 사상 최초로 3D 그래픽으로 제작된 게임 '뮤'를 세상에 선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온라인 게임 시장에선 3D 그래픽 기반의 온라인 게임을 이룰 수 없는 영역처럼 여겨졌다. 3D 그래픽으로 제작할 수는 있지만 서버 기능이 받쳐주지 못해 잦은 랙(패킷 스킵 : 패킷이 컴퓨터에서 목적지로 전송된 뒤 돌아올 때까지 지연되는 시간)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또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의 대다수 컴퓨터 사양이 아직 3D 그래픽을 원활히 구동시킬 수 없는 저사양이었던 탓도 있다.

그러나 웹젠은 랙 현상을 극복하고 3D 온라인 게임의 시초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후 6개월이 지난 시점인 11월에 상용화 서비스에 안착했고, 그해 12월 2001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우수상 및 특별상(그래픽 부문)을 수상하는 등 승승장구 했다. 웹젠 역시 뮤의 성공을 발판으로 2003년 5월 코스닥에 상장했고, 12월 나스닥까지 정복했다.

◆뮤 신화 이룩한 '판타스틱4'

뮤 신화를 이룩하는데 있어서 미리내소프트 출신 4명이 있었다. 미리내소프트는 1990년 대 중반까지 PC게임을 독점하다시피 하며 국내 게임 이용자들을 사로잡았던 회사. '그날이 오면', '망국전기' 등은 현재 20~30대가 된 올드 게이머들에게 잊지 못할 명작 중의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또 이제 막 게임 개발에 나서는 제작자들을 사회에 배출해 '게임제작 사관학교'로까지 불리기도 했다.

이 미리내소프트 출신으로 그래픽을 담당한 김남주 대표가 하이텔 게임제작동호회 동료 조기용 부사장과 '이즈미르' 공동 제작자 송길섭 이사 등과 함께 웹젠을 구성한 뒤 또 다른 미리내소프트 출신 이수영(본명 이은숙) 전 대표를 대표이사로 영입하며 본격적인 뮤 시대를 열었다.

이 판타스틱4는 뮤 런칭 이후 2002년 11월 한국능률협회 주최 '한국벤처기업대상' 중소기업청장상 수상, 2003년 10월 '벤처 코리아 2003 벤처기업대상' 벤처기업부문 산업포장 등을 수상하며 고속성장 기업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 판타스틱4의 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2002년 9월 코스닥 예비심사를 앞두고 이수영 대표가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웹젠 호를 떠난데 이어 2007년 조기용 부사장도 웹젠을 떠났다. 이때 송길섭 이사도 떠날 것이라는 설이 돌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와 이 전 대표 사이에 갈등을 빚었고 '뮤 온라인2' 개발 중단 등으로 위기가 시작됐다.

◆미려한 그래픽, 청량한 사운드

뮤가 온라인 게임사에서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정도의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를 알기 위해선 당시 온라인 게임의 현황을 알아야 한다. 1990년대 말 '리니지'가 등장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데 힘 입어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드래곤라자', '레드문', '다크세이버', '천년' 등을 제외하면 '리니지의 아류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시장에서 금새 사라지고 말았다.

이때 뮤는 3D 그래픽을 들고 시장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2D에서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모션을 볼 수 있었고 팬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물론 게임에 그래픽이 전부는 아니라며 레벨업 중심의 뮤를 평가절하하는 관계자들도 있었지만 공개 서비스 이후 늘어만 가는 동시 접속자 수가 성공가도의 시작을 알렸다.

뮤의 사운드 역시 성공 요인을 꼽을 때 빼 놓을 수 없는 요소다. 둔탁한 타격 사운드와 배경 음악 사이 사이에 맑고 청량한 사운드와 함께 드롭되는 보석과 인챈트 아이템은 뮤를 즐기는 이용자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보석 등이 자주 떨어진다는 명당이 일반 이용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서버 점검 후 서둘러 자리를 잡기 위해 뛰어 다니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다. 결국 자리잡기는 '오토 마우스' 등으로 변질돼 게임을 병들게 만들었다.

게임으로 본 한국 온라인 게임 10년사(4)-뮤

◆사설서버와 오토마우스로 병들다

2007년 11월30일 검찰의 발표로 온라인 게임 계가 발칵 뒤집히는 일이 있었다. 검찰은 이날 뮤 온라인 등의 불법 사설서버 개설 및 운영 등의 이유로 정 모씨를 구속시키고 총 46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사설서버란 게임에 대한 저작권 및 서비스 귄리가 없는 다른 단체 또는 개인이 게임 업체의 동의 없이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서버를 개설, 운영하는 행위를 말한다. 대부분의 사설서버는 수 배의 경험치와 게임 머니를 획득할 수 있게 해 일반적인 게임진행보다 훨씬 수월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사실 뮤의 경우 정 모씨의 구속 이전부터 사설서버의 문제가 지적됐다. 본 서버에서 플레이하는 인원이 줄기도 했고 사설서버에서 금전적인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이 웹젠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때문에 웹젠의 매출이 준 것은 당연했고 일부 게이머들이 뮤를 떠나게 됐다.

게다가 뮤에는 사설서버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오토 마우스’였다. 오토 마우스란 게임 클라이언트 내 새로운 프로그램을 설치해 이용자들의 컨트롤 없이도 몬스터를 사냥해 경험치 등을 획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칭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오토 마우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맵 한 곳을 차지하고 몬스터를 싹쓸이 하다시피 해 일반 이용자들이 제대로 사냥을 할 수 없어 피해를 입는다는 점이다.

보통 오토 마우스를 돌리는 이용자들은 고레벨이면서 저레벨 지역에서 사냥을 해 신규 이용자들이 제대로 게임을 진행할 수 없게 만들었다. 물론 웹젠의 매출과 동시 접속자 수 등은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포스트 뮤' 부재…웹젠 '추락'

웹젠은 뮤의 성공을 발판 삼아 코스닥과 나스닥에 상장하며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내달렸다. 그러나 초기 개발자들이 웹젠을 떠나고 뮤 온라인2 개발이 중단되며 위기를 맞기 시작한다. 2005년 '선 온라인'과 '헉슬리' 등을 시장에 내놓지만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을 받으며 내리막길에 가속을 붙였다.

결국 웹젠은 NHN게임스에 피인수돼 김남주 대표는 개발이사로 보직이 바뀌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앞으로 뮤 온라인2 개발에 전념할 뜻을 내비쳤다.

웹젠의 추락과 함께 뮤의 성공 신화도 이제 과거의 전설로만 기억될 뿐 어느새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뮤의 성공은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는 것뿐 아니라 2D에서 3D로의 기술 혁신을 이뤄냈고 한국이 온라인 게임 종주국으로 굳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에 더 큰 의의가 있다. 이때부터 '리니지2', '그라나도 에스파다' 등 3D게임의 황금기가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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