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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한국축구와 게임산업

[데일리게임 이원희 기자]

[[img1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대한민국이 처음으로 해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조별 예선을 통과하고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이미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궜지만 유럽과 남미를 비롯한 해외에서는 한국 축구를 인정하지 않았다. 직전 대회까지 월드컵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한국이 개최국의 이점을 살려 실력 이상의 성적을 냈다고 평가절하했다. 심판의 오심 내지는 승부 조작이 한국의 승리를 도왔다는 억측도 쏟아졌다.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로 인해 한국 축구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한국이 유로 2004 우승팀 그리스를 2대0으로 완파하고,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와 무승부를 기록해 16강 진출에 성공하자 해외 언론들도 칭찬 일색이다.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 공수에서 활약한 박지성에게는 '세계 톱클래스'라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 축구는 여러모로 한국 게임산업과 닮았다. 일단 척박한 환경에서 성장을 거듭했다는 점이 동색이다. 게임이 청소년 유해 매체라는 대중의 그릇된 인식과 해외와의 기술 격차로 인해 우수한 인재들이 게임산업을 외면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축구는 인기에서 야구에 밀렸고, 어린 선수들이 뛸 만한 잔디구장 하나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척박한 환경에서 힘들게 성장해왔다.

한국 축구는 월드컵 유치를 계기로 인프라가 구축되고 유망주 해외 유학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 선수를 발굴하며 급속도로 발전했다. 게임산업 역시 코스닥 열풍과 IT 붐을 타고 투자를 유치해 흥행 대박을 터뜨리는 업체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 오늘에 이르렀다.

한국이 한일 월드컵 4강에 진출하고 박지성을 비롯한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맹활약하며 한국 축구에 대한 인식도 개선됐다. 게임산업 역시 엔씨소프트와 넥슨 같은 메이저 업체가 높은 매출을 올리면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국내와 아시아를 먼저 평정하고 다른 대륙으로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도 게임산업과 축구의 공통점이다. 축구는 오랜 기간 아시아 맹주 자리를 지킨 뒤 유럽과 남미 강호들을 떨게 만들고 있다. 게임산업 역시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 온라인게임 시장을 평정하고 북미와 유럽으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발전의 단계를 짚어보면 알 수 있듯이 사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을 넘어 8강, 더 나아가 4강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후진을 양성하는 것이다. 초중고교와 대학 아마추어 선수들을 꾸준히 발굴하고 이들이 마음 편히 축구 기량 향상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게임산업 역시 지속적으로 중소 개발사가 만들어지고 우수 인력들이 유입돼야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축구처럼 게임산업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 최고의 무대 월드컵에서 포효하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처럼 국내 메이저 게임업체들이 해외 온라인게임 시장을 굳게 장악하고, 더욱더 뻗어나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콘솔시장까지 잠식해나가는 청사진을 기대한다.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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