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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의 예산 삭감하는 게임산업 육성정책, '업계 분통'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등위)가 2011년부터 등급분류 수수료를 100% 가까이 인상한다는 계획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게등위는 내년부터 등급분류 수수료를 2배 가까이 인상할 계획이다. 게등위가 수수료를 인상하는 이유는 국가에서 지원하는 예산은 삭감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삭감된 부분을 등급분류 수수료로 책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게등위의 입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는 게등위의 내년 예산을 49억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보다 12억원 정도 줄어든 금액이다.

게등위측은 올해 등급분류 수수료로 약 12억원 가량을 받아 운영자금으로 활용했다. 올해 정부예산 61억원에 12억원을 더해 약 73억원이 게등위가 지출한 금액이다. 내년에도 비슷한 금액이 필요하다고 가정할 때 삭감된 예산 12억원을 등급분류 수수료로 벌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게등위가 수수료를 100%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게등위 관계자는 "심의수수료를 올리는 것이 업체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잘 알고 있으나 예산이 삭감되면 게등위 운영자금조차 없게 된다"며 "수수료를 올리지 않으면 게등위 직원들이 제대로된 봉급도 받지 못하고 일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화부는 그동안 등급분류를 민간에 이양시킨다는 계획을 세워왔고, 민간에 이양되면 운영비용은 사업자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문화부는 내년부터 게임물 사후 관리 부분에 한해서는 국고를 지원하지만 등급분류와 관련한 지원은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문화부의 예산삭감으로 인해 업계만 힘들어진 꼴이다. 현재도 게임업체가 MMORPG 등급분류를 신청할때 지출하는 비용은 118만 8000원이나 된다. 내년부터 수수료가 100% 인상되면 MMORPG 등급분류 비용은 200만원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업계는 문화부 정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등급분류는 아직도 민간이양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등급분류 비용만 업계에 강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최근 여성가족부를 막지 못하고 청소년보호법으로 게임산업을 규제하도록 만든 것은 물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웹보드게임을 규제하겠다고 나서는 것도 막아주지 못하는 곳이 게임산업 주무부처가 맞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비영리게임물에 대한 등급분류 수수료 면제 방안, 오픈마켓 게임물에 대한 등급분류 면제 방안 등 업계가 바라는 법 개정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으면서 업계가 지출하는 비용만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문화부를 보고 있자면 게임 산업을 진흥할 생각이 있는 조직인지 궁금하다"며 "진흥은 커녕 규제의 칼날만 날아오고 있는 와중에 업계 부담을 가중시키겠다는 문화부의 예산 책정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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