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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A 아만전사 카르고 <28> - 첫 번째 동료 세실리아(5)

첫 번째 동료 세실리아(5)

보통 필드에서 활약하는 파티에서 전사의 역할은 독보적이다. 노예 사냥꾼들의 손에 어이없이 죽기는 했지만 라빈도 나름대로 유능한 전사였다. 파티를 이끌고 여섯 달 동안이나 무리 없이 필드를 누빌 수 있는 전사는 고작해야 전체의 5퍼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초보 전사들은 필드에 나가 몬스터와 맞닥뜨리는 순간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얼어붙어버린다. 그 자리에서 벌벌 떨다가 달려드는 몬스터에 맥없이 목숨을 내주는 것이다. 물론 전사 혼자 죽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를 철석같이 믿고 있는 파티원들의 목숨 또한 위태로워진다.

풋내기 전사가 첫 번째 사냥에서 생존할 확률은 고작해야 30퍼센트 남짓. 위기를 제 힘으로 당당히 극복해야만 실력 있는 전사로 성장할 수 있다.

실력 있는 전사로 인정받는 조건은 많고도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담력이다. 흉악한 생김새의 거대한 몬스터가 달려들어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제자리를 지켜야 한다. 전사가 몬스터를 통과시키면 뒤에서 지원하는 동료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또한 전사라면 각종 무기를 자유자재로 다뤄야 함은 물론 몬스터의 공격을 피해낼 수 있는 민첩성과 반사 신경이 필수적이다. 뒤에서 사제가 치료를 해주긴 하지만 거기에는 엄연히 한계가 있는 법이다. 필드의 몬스터들은 마나의 유동에 특히 민감하다. 전사에게 붙들려 있더라도 마법사나 궁수의 강력한 공격이 작렬하면 자연스레 관심이 돌아간다. 그것을 커버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노련한 전사냐 아니냐가 갈린다.


원거리 공격에 한 대 얻어맞고 잔뜩 화가 난 몬스터를 틈을 주지 않고 몰아붙여 동료를 공격하지 못하게 만드는 기술은 전사에게 필수적인 덕목이다. 라빈은 바로 그 범주에 들지 못했기 때문에 동료 마법사의 목숨을 보호하지 못했다. 그 탓에 세실리아가 파티에 들 수 있게 되었지만 말이다.

몬스터들은 원거리 공격뿐만 아니라 치유 마법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전방에서 맞붙어 싸우는 전사에게 정도 이상의 치유가 가해질 경우 몬스터의 분노는 사제를 향해 폭발한다. 때문에 사제에게는 몬스터를 자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당하게 전사를 치료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전사가 몬스터의 공격을 막아내거나 회피하지 못해 큰 상처를 입었을 때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사제는 혼신의 힘을 다해 치유주문을 외워야 한다. 전사가 쓰러지면 나머지 파티원들의 목숨 역시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정 정도 이상의 치료마법은 몬스터를 자극한다. 분노해서 사제를 공격해 들어가는 몬스터에게 다시 공격을 가해 주의를 돌리는 것이 또한 전사의 필수능력 중 하나다.

실력이 있는 전사는 다수의 몬스터를 상대할 때에도 요령 있게 회피하고 무기로 막으며 악착같이 붙들고 있을 수 있다. 라빈 역시 한 마리 정도는 붙들고 있을 능력이 되었지만 두 마리를 커버하는 데에는 능력이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참사가 벌어졌다.

그렇듯 세상에 전사는 널리고 널렸지만 정작 실력 있고 노련한 전사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였다. 실력이 검증되어 명성을 떨치는 전사에게는 파티원이 되고자 하는 마법사나 궁수, 사제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실력이 뛰어난 전사가 이끄는 파티의 필드 생존율이 그렇지 않은 파티에 비해 월등히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세실리아도 사실 운이 좋아서 라빈의 파티에 들 수 있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풋내기 전사가 이끄는 허술한 파티에 끼여 필드로 나가야 했을 것이다. 그런 파티의 운명은 대동소이하다. 육신은 몬스터의 뱃속에 들어가고 뼈만 앙상하게 남아 필드에 굴러다닐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를 놓치면 안 돼! 완벽한 전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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