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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엔씨·PC방 갈등점화…한쪽은 '상생'·다른쪽은 '갸우뚱'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와 PC방 업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엔씨가 지난 25일 발표한 PC방 G코인 과금정책 변경이 빌미가 됐다. PC방과 상생하기 위해 만든 엔씨의 정책이 정작 PC방 업계의 반발을 부추겼다.

엔씨는 다음달 6일부터 PC방 상품인 G코인 차감순서를 개인 계정 결제 여부와 상관없이 PC방에 우선 부여키로 하는 내용의 정책을 공개했다. 대신 PC방 상품의 프리미엄 혜택을 제공하고 이벤트를 강화해 PC방 이용객을 증가시키겠다는 지원책도 내놓았다. 최대 10%까지 PC방 요금을 돌려주는 페이백 할인도 내걸었다.

하지만 PC방 업계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일축하고 나섰다. ‘만땅닷컴’과 ‘아이닉스’ 등 PC방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엔씨를 성토하는 업주들의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슈] 엔씨·PC방 갈등점화…한쪽은 '상생'·다른쪽은 '갸우뚱'

◆ 엔씨 PC방 과금 정책이 어떻길래

엔씨가 PC방 정책을 바꾼 이유는 개인 계정 결제자들의 반발과 이로 인한 PC방 수익 악화로 풀이된다.

‘PC방 가면 게임이 다 공짜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엔씨의 개인 정액과금제는 다른 회사와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월 정액제 형태의 개인과금은 시간과 상관없이 30일 동안 무료로 게임을 즐기도록 돼 있다.

하지만 엔씨는 이 기간에 300시간이라는 제한을 두고 상품을 판매한다. 즉 한 달이 되기 전에 300시간을 다 소진하면 추가적인 결제가 필요하다. 정액제 상품에 정량제 상품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일반 이용자가 아닌 작업장 같은 특수 이용층을 통제키 위한 징벌적 의미가 있다. 운영으로 막을 수 없는 부분을 정책으로 줄이고자 했고, 더불어 회사측도 수익을 증대시키자는 목적이었다.

그래서 개인 계정을 결제한 이용자가 PC방을 이용하더라도 300시간에서 먼저 차감되도록 했고 이것이 모두 소진돼야만 PC방에 IP요금을 부담시켰다. 이번 정책은 이것을 반대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슈] 엔씨·PC방 갈등점화…한쪽은 '상생'·다른쪽은 '갸우뚱'

◆ 엔씨 “PC방 이용자 증가하면 서로 윈-윈”

엔씨는 이번 정책 변화에 대해 “침체된 국내 게임시장을 살리고 PC방 업계와의 상생을 위한 변화의 시작이다”라며 “PC방을 찾는 게임 이용자를 늘리면서 PC방 업주에게도 큰 혜택이 늘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엔씨는 1년 전부터 인문협 및 협동조합과 이러한 PC방 정책 변경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템에 민감한 MMORPG 특성상 엔씨가 유사한 이벤트를 진행하면 이러한 결과를 가뿐히 넘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걸림돌로 보이는 PC방 과금정책을 변경할 필요가 있었다.

이는 엔씨가 밝힌 정책 변경 이유에도 나타난다. 엔씨는 “이번 과금 체계 변경은 개인 이용권을 결제한 고객이 PC방에서 플레이 할 경우 PC방 비용과 개인 이용권 시간이 이중으로 차감돼 불만이었던 사항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 말했다. 개인 결제자들이 PC방을 찾을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게이머들은 엔씨의 이러한 변화를 지지하고 있다. 한 ‘리니지’ 이용자는 “패키지 게임이든 온라인유료 게임이든 PC방 비용을 내면 당연 게임을 공짜로 해야 하는 게 맞다”며, “PC방 비용과 개인결제 요금을 이중으로 부과해 온 그간 정책은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이슈] 엔씨·PC방 갈등점화…한쪽은 '상생'·다른쪽은 '갸우뚱'

◆ PC방 업계 “과금 말고 PC방 혜택만 강화하라”

PC방 업계는 이번 엔씨의 정책 변화가 개인과 PC방 양측에서 수익을 극대화 하려는 ‘꼼수’로 해석하고 있다. PC방에 대한 혜택만 강화하면 얼마든지 손님은 늘어날 텐데 굳이 과금 체계를 바꾼 것은 혜택 강화보다 매출 증대가 우선 목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PC방 커뮤니티 ‘만땅닷컴’ 아이디 ‘세브니님’은 엔씨의 PC방 과금 정책 변경에 대해 “말이 안 되는 소리다. 개인과 PC방 양쪽에서 돈을 빼먹기 위한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며 반발했다. ‘도야몽’은 “중요한 것은 혜택인데 유저들이 생각하기에 별 도움이 안 된다”며, “결국 피씨방은 유저를 빌미로 엔씨에게 낚였다”고 주장했다.

PC방에서 단골손님 유치전략으로 썼던 영업방식에도 제한이 걸릴 것이란 지적도 있다. 어차피 PC방에 과금이 안 되기 때문에 업주가 단골에게 개인 정액권을 끊어주고 이에 딸린 아이템 혜택을 보게하는 대신 PC방을 애용토록 해 온 것이 막힌 것이다. ‘연파랑’은 “정액권을 끊어주면 손님은 아이템 받아 좋고 나도 훨씬 이익이고 했는데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이번 정책이 엔씨의 주장대로 PC방 활성화에 기여를 할 것이라는 주장도 일부 있다. ‘재미재미’는 “이번 피파대란에서 보듯 게임사의 혜택에 따라 PC방의 운명이 달라진다”며 “정책변경으로 집에서 게임하던 손님을 PC방으로 유시킬 수 있으면 좋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PC방 과금 정책이 변경되더라도 대다수의 원 컴 투 계정을 이용하는 손님들이 1개의 계정을 개인 결제할 경우 기존과 마찬가지로 1개의 계정만 PC방 G코인이 차감된다"며 "PC방 과금 정책이 변경되더라도 PC방 매출 증가분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PC방 전용 콘텐츠와 이벤트 비용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엔씨는 당장의 이익이 아닌 장기적인 시각에서 PC방 콘텐츠 강화에 나선 만큼 앞으로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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