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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넥슨만의 지스타가 필요해

12월이 다가오면 넥슨은 바빠진다. 성수기인 겨울방학을 앞두고 게임마다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더불어 한해 동안 자사 게임을 이용해 준 고객들을 위한 온, 오프라인 이벤트를 벌인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엘소드' 대회가, 이번주 주말에는 '영웅의군단' 콘서트, '던전앤파이터' 페스티벌, 액션토너먼트 결승전이 열린다. 다음주에도 넥슨 IP를 활용한 유저 장터 '넥코제'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들이 열린다. 12월 내내 게이머들을 위한 행사가 열린다고 봐도 무방하다.

넥슨이 게이머들 사이에선 '돈슨'이라 비아냥을 듣지만 넥슨 만큼 고객을 위한 오프라인 행사를 많이 하는 곳도 없다. 다른 회사처럼 유저간담회를 개별적으로 진행하고 e스포츠 대회를 주기적으로 열면서도 12월에는 이를 결산하는 큰 자리를 만들어 다 같이 즐긴다. 홍보담당들과 기자들은 주말 없이 일해야 하는 12월을 '죽음의 레이스'라 부르긴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담당들 얘기다.

단일 게임 행사로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것은 '블리즈컨'이다. 유료로 진행되는 행사임에도 미국 전역과 세계 팬들이 애너하임으로 몰려든다. 볼거리도 풍성하고 다양한 업데이트 소식, 화끈한 이벤트가 반긴다. 블리자드팬들이라면 누구나 가보길 원한다. 이 시기만큼은 블리자드가 모든 게임 이슈를 독점한다. 블리자드 입장에서도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팬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계속 행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넥슨과 블리자드, 혹자들은 둘 사이 괴리가 있다 하지만 둘 다 유명 회시다. 연매출 1조원이 넘고 수 천명에 달하는 직원수에 오랜 기간 게임사업을 해 온 모습과 수많은 게임 팬들을 보유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회사란 점에서 닮은 점이 많다.

넥슨의 12월을 이야기하다 블리자컨을 언급한 이유는 넥슨도 블리자드처럼 자사 팬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큰 행사를 만드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다. 넥슨이 서비스 중인 게임은 41종. 이 중 인기 있는 게임들만 모아 '넥슨페이스벌'이든 '넥슨데이'란 이름으로 팬들을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든다면 분명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행사 규모나 볼거리서 여느 행사보다 풍성해 질 것이고, 세계적인 행사로 키워나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물론 성격이 다른 개별행사를 하나로 합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이런 행사를 만들면 지금 지스타를 이끌어가다시피 하는 넥슨 입장서는 비슷한 행사를 또 해야 한다는 부담이 들 수도 있다. 블리자드 역시 블리즈컨을 만든 이듬해부터 E3에 참가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큰 틀에서 본다면 넥슨은 단일 행사를 통해 '넥슨팬'이란 큰 범위 안에서 고객을 묶을 수 있고 예산을 집중하여 더 질 좋은 행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크로스마케팅이나 신작홍보 효과도 분명 있다. 블리즈컨도 게임별로 세부적으로 나눠 개발자와의 대화, 업데이트 발표, 이벤트 등을 하는데 이런 방식이라면 특정 게임에 대한 집중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지스타 문제도 그렇다. 지스타는 내년까지 부산에서 열린다. 이후 어디가 될지 모르지만, 다른 지역서 단일 행사를 만드는 것 또한 고객감사 차원에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아니면 지스타엔 신작을, 단일 행사엔 기존 게임에 대한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강화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행사를 통해 '넥슨팬'이란 자부심만 심어줄 수 있다면 그보다 값진 결과는 없다.

코엑스나 킨텍스나 어디든 큰 전시장을 빌려, 게임시연존을 만들고 이벤트를 하고 축화공연이 하루든 이틀이든 연다는 상상을 해보자. 두근거리지 않는가. 그 이름이 무엇이든 간에 말이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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