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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승] 프리스타일 풋볼

[데일리게임 이원희 기자]

유도선수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한판승' 코너를 담당하게 됐다. 대전 게임과 스포츠 게임에서 1승을 기록하기까지의 여정을 풀어가면 된다고 쉽게 생각했는데 유도에서의 한판과 같은 완벽한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달갑지 않은 단서가 붙었다.
처음에는 리뷰 개편 과정에서 거론된 '켠김에 10렙'이나 '100분 리뷰', '끝장 리뷰'보다는 작성하는데 드는 수고가 덜할 것이라 여겼다. 첫 작품으로 '프리스타일 풋볼'이 정해진 것도 기자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만들었다. 10년 이상 전부터 PC나 콘솔로 '피파'와 '위닝일레븐' 시리즈를 해왔기 때문에 3대0 정도의 완승을 거두는 것쯤이야 한 시간 안에도 가능할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자는 '피파온라인2'를 시작할 때 첫 판부터 2대0 승리를 거뒀으며 이후로도 무패(사실 한 경기만 했을 뿐이지만)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자칭 축구게임 고수다.



◆팀원간 호흡 맞추지 못하면 대량실점
하지만 '프리스타일 풋볼'에 접속하고 나니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게임 자체가 다대다 플레이 기반이어서 혼자 모든 선수를 조작할 수 있는 게임과는 사뭇 달랐다. 이용자간 호흡이 맞지 않으면 완승은커녕 대패를 면할 수 없는 구조였다. 다른 팀원들에게 묻어가려고 해도 1차 테스트 기간이다 보니 같이 헤매는 경우가 많았다.

첫 판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았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실점을 허용하기 시작했고 전반 3분 중에서 절반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3대0으로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수비수 컨트롤을 제대로 하지 못해 상대 공격수에게 노마크 찬스를 내주기 일쑤였고, 우리의 AI 골키퍼님께서 열심히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지만 쏟아지는 슈팅을 막아내지 못했다.

우리 팀의 실점에는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택했지만 같은 팀에 수비수가 없는 관계로 최후방 수비를 보던 기자의 발컨이 크게 기여했다. 태클 실패와 위치 판단 미스로 수비수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기자의 캐릭터 '한판승'은 공격 전환시 스루 패스를 통해 득점에 간접 기여했지만 수비에서 무너져 팀의 6대2 대패의 원흉이 됐다.
◆수비시 느린 움직임 통해 세밀한 컨트롤 필요

불의의 일격을 당한 뒤 심호흡을 하고 키조작법을 찬찬히 살펴봤다. 기본적으로 화살표 키로 캐릭터를 이동시키고 S가 땅볼 패스, D가 슈팅, A가 로빙 패스인 것은 '피파' 시리즈에서의 조작법과 다르지 않았지만 대시 드리블의 경우 방향키와 E버튼을 함께 눌러야 하는 것이었다. 어쩐지 상대 공격수들은 빠르게 뛰는데 '한판승'은 너무 느리게 움직인다 싶었다.

수비시에 세밀한 컨트롤을 위해서는 Q키와 함께 방향키를 움직이면 캐릭터가 기본 속도보다 느리게 움직인다. 진작 알았다면 첫 판에서 무수한 수비 실수를 범하지 않았을 텐데 하며 뒤늦게 후회해본다.

다시 게임에 돌입했다. 연습따위는 없다. 실전이 최선의 연습이니까. 이번 팀에서도 '한판승'은 미드필더임에도 불구하고 수비 역할을 담당했다. 공격 가담은 언감생심이다. 오버래핑에 나섰다가 패스가 차단되기라도 하면 수비가 뚫려 바로 골 허용이니 숨어있는 공격본능을 더욱 잠재우고 최대한 수비 임무에 치중하며 전진 패스에 신경을 썼다.

◆강슛보다는 땅볼슛이 적중률 높아

하지만 돌아온 결과는 3대2 패배였다. 나름 열심히 패스를 하고 태클도 성공하는 등 활약했지만 팀원들이 도와주지 않았다. 스루패스와 직접 패스를 적절히 섞어가며 골문앞 찬스를 만들었지만 공격수들이 강한 슈팅 일변도로 나서 골과 연결되지 않았다. 이번 테스트 기간 동안 느낀 점은 골문 앞에서 강한 슈팅 보다는 발끝으로 살짝 건드리는 듯한 느낌의 약한 슈팅의 성공률이 높았는데, 같은 팀 공격수들은 '축구왕 슛돌이'에서의 캐논슛을 재현하려는 듯 풀 파워 슈팅을 남발해 공을 상대 골키퍼에게 헌납했다. 반대로 상대 공격수들은 문전에서 침착하게 패스를 주고받으며 골을 넣었다.

[한판승] 프리스타일 풋볼


비록 패배했지만 기자는 팀 내에서 가장 높은 평점(프리스타일 풋볼에서는 유럽 축구처럼 10점 만점의 평점을 부여하고 그에 따라 경험치와 게임머니를 보상으로 차등지급한다)을 받아 승리팀에서 삽질을 한 선수보다는 많은 보상을 받았다. 다소나마 위안이 되기는 했지만 완벽한 승리까지 가는 길이 생각보다 험난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따름이다.

◆이용자 폭주로 접속 오류 현상

아무래도 다른 업무가 걸려있는 평일에는 충분히 게임을 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주말을 '한판승' D데이로 정했다. '프리스타일 풋볼'은 매일 자정에 서버가 내려지기 때문에(정말 12시가 되자마자 무참하게 서버를 닫는다. 진행 중인 경기 마칠 때까지 서버 살려주는 배려따윈 없는 거다) 낮에도 여유로운 주말 동안 게임에 몰입한다면 충분히 퍼펙트한 승리를 따낼 수 있을 거라 자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개발사인 제이씨엔터테인먼트가 기자의 발목을 잡았다. 게임에 제대로 접속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뻗은 것인지 오류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주말까지 기사를 마감해야 하는 기자 입장에서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토요일(14일)은 일단 포기했다. 일요일(15일)에 다시 도전하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일요일에도 사정이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이용자가 더 많이 몰렸는지 전날보다 사정이 더 안 좋다. 어렵게 어렵게 게임에 접속하고 경기를 진행했다. 전반전을 1대0으로 리드한 채 마쳤다. 악조건 속에서 승리하나 싶었는데 전반전 끝나고 게임 진행이 안된다. ㅁㄹㄶㅁ려ㅛㅗㅁ려ㅗㅕㅗㅇㄹ며ㅗ.

◆원활한 환경에서 1승 도전

결국 주말을 넘겨 월요일(17일)에 다시 승리에 도전하려 했다. 하지만 월요일 주간 회의에 이은 저녁 회식. 집에 도착하니 자정을 가뿐히 넘긴 시간이다. '프리스타일 풋볼' 서버가 열려있을리 만무하다. 그래 오늘만 날은 아니니 내일 다시 도전하자.



화요일(18일)이다. 이날도 인터뷰 2건에 다른 미팅까지 외근이 많았다. 압구정동에서 미팅 사이 시간이 남아 PC방을 찾아보니 안 보인다. 다시 찾아봐도 없다. 비싼 땅에서 PC방을 해서 장사가 될 리가 없을 것이다.

업무를 마치고 귀가한 뒤 야구를 보며(LG가 오늘은 류현진에게 지지 않고 비겼다) 방심한 사이 시간이 자정으로 향한다. 정신 차려 보니 11시 20분. 잽싸게 '프리스타일 풋볼'에 접속한다.

◆감격의 선취골! 감 잡았어!

주말보다 한결 게임 환경이 좋아졌다. 게임을 진행하니 컨트롤도 잘된다. 여전히 미드필더임에도 불구하고 수비를 보는 우리의 '한판승'은 상대 최전방 공격수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패스를 차단하고 우리팀 공격수에게 끊임 없는 전진 패스를 보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드디어, 결국, 마침내, 기자가 소속한 팀이 처음으로 선취골을 넣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멕시코전에서 하석주가 프리킥 골을 넣었을 때 신문선 해설위원이 한국팀의 월드컵 첫 선취골 기록을 목메어 외치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이후에도 우리팀이 압도적인 경기를 펼쳐갔다. '한판승'의 절묘한 전방 택배 크로스에 이은 공격수의 슈팅으로 2대0 리드를 잡았다. '한판승'의 통산 첫 어시스트가 기록되는 감격적인 순간이다.

한 골을 내줘 2대1로 쫓겼지만 다시 3대1로 도망갔다. 후반전에 한 골을 더 내줘 3대2까지 쫓겼지만 큰 탈 없이 시간을 다 보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어쨌든 1승을 달성하게 되고, 기사도 마감할 수 있다. 완승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할 사람 있으면 위쪽 단락들을 자세히 다시 읽어봐달라. 위 내용 다 읽고도 그런 얘기를 하면 정말 사람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통한의 동점골 허용으로 무승부

그. 러. 나. 하늘은 '한판승'에게 1승을 그렇게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3대2 상황에서 종료 10초를 남기고 적의 미드필더가 스루패스를 우리팀 골문 앞으로 보냈다. 패스 차단에 나선 '한판승'은 가벼운 태클 미스로 공을 뒤로 흘렸고, 골문 앞에 대기 중이던 공격수는 오프사이드 깃발이 무색하게 공을 받아 슈팅으로 연결했다. 우리의 AI 골키퍼 아무개 씨는 끝까지 막아보겠다며 몸을 날리지만 무위에 그치고 결국 실점을 허용했다. 결과는 3대3 무승부.

승부차기에서 이기고 1승이라고 우겨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으나.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제이씨 개발진이 필요없다고 생각했는지 연장전도, 승부차기도 없이 경기가 끝났다.

시간은 어느덧 11시50분. 자정이면 '프리스타일 풋볼'의 서버는 내려진다. 오늘도 1승을 올리지 못하면 내일 다시 1승에 도전해야 한다. 12시만 되면 떠나는 신데렐라를 찾아 떠나는 왕자의 마음이 이와 같지는 않겠지만 아무튼 오늘만큼은 자정 전에 1승을 올리고 말리라.



◆감격의 기권승으로 '한판승' 달성

다시 경기가 시작됐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선취점을 내줬다. 다행히 잇단 위기에도 불구하고 추가 실점은 내주지 않았다. 어렵게 어렵계 패스를 이어가며 역공을 시도한 끝에 공격수가 상대 골문에 공을 우겨 넣었다. 1대1 동점. 남은 시간 동안 충분히 역전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동점 상황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가 중단됐다. 다시 서버 오류인 것인가 하는 생각을 잠시 하는 동안 가운데에 표시된 메시지가 기자를 환호하게 만들었다. 상대 선수 접속이 끊겨 기권승을 올렸다는 것이었다. 기뻤다. 드디어 완벽한 승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기권승이야말로 바둑의 불계승, 이종격투기에서의 탭 아웃과 같이 상대가 패배를 스스로 인정한 확실한 승리이지 않은가.

◆'프리스타일'의 축구 버전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해!

승리 이갸기는 잠시 접어두고 '프리스타일 풋볼'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의 축구 버전이라는 말로 게임의 90% 이상이 설명된다고 말하고 싶다. 카툰 랜더링 그래픽은 한층 업그레이드됐지만 '프리스타일'의 분위기가 살아있고, 키에 따라 선수 능력치가 변하는 캐릭터 생성 과정이나 아이템, 스킬 등이 '프리스타일'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기본 조작법과 캐릭터 움직임, 단축키를 이용한 간단 메시지 전달 시스템 등도 '프리스타일'의 그것과 유사하다.

축구의 느낌도 나름 잘 살려놓았으며 숙련도에 따라 세밀하고 정교한 드리블과 스루패스, 슈팅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잘 맞는 팀원들을 만나고 실력이 비슷한 상대와 붙을 경우 긴장감 넘치는 승부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에 집중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피파온라인2'와 비교우위에 서기 위한 요소는 아직 부족해 보인다. 네트워크 문제도 원활한 게임 진행에 걸림돌이 되고 게임 사양 자체도 다소 높은 느낌이다. 정통 축구게임과는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지만 그것이 재미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정식 서비스가 진행될 때까지 당분간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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