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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업-개발자 한목소리 "자율적 게임 사전 등급제 필요하다"

정부-기업-개발자 한목소리  "자율적 게임 사전 등급제 필요하다"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스마트폰 시장 도입과 비영리게임 개발 문제로 불거진 게임물 사전 등급분류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가 오갔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과 강승규 의원은 15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심의제도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정부, 기업, 개발자들이 모여 사전 등급분류 제도 개선방향에 대한 중지를 모았다.

발제자로 나선 아주대학교 인문대학 문화콘텐츠학과 김민규 교수는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면서 특정한 집단만이 제작의 주체가 아니라 누구나 제작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개방성이란 문제가 발생했다"며 "온라인 상에서도 아마추어 개발자에 의해 제작된 게임 또는 인디게임이라고 불리는 게임들은 누구나 제작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거 시장 환경과는 매우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데 과거 시장 환경에 적용했던 규제를 지금의 시장 환경에 적용하거나 오히려 강화한다면 그것이 곧 불합리한 규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현행법상 모든 게임물은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사전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 이 법안 때문에 현재 국내에는 글로벌 오픈마켓인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의 게임 카테고리는 차단된 상태다. 또한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개발한 비영리 습작게임도 모두 등급분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이슈가 됐던 주차장 때문에 게임 등급분류를 받지 못했다는 한 개발자의 이야기처럼 등급분류 제도도 상당히 복잡하고 심의료도 만만치 않다.

김민규 교수는 "형행 사전 등급심의제는 고비용구조, 개방형 시장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구조, 게임 제작 주체의 협소화, 게임 콘텐츠 다양성 훼손, 게임산업과 게임문화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높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무조건적인 규제 철폐가 아니라 시대에 맞는 합리적 규제로의 개선, 그리고 규제 대상이 스스로 책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대 자율적 사전 등급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자율적 사전 등급제의 대상을 현재 논의 중인 스마트폰 오픈마켓 뿐만 아니라 태블릿PC와 PC용 앱스토어로 오픈마켓 범위 확장을 고려해야 한다"며 "무조건 빨리 자율적 사전 등급제를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안정화 될 수 있도록 전면적 실시가 아니라 단계적으로 사회적 신뢰를 획득하면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업계 각층의 전문가들도 등급분류 제도 개선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토론자는 최근 주차장 지붕 문제로 이슈가 됐던 바르시아 스튜디오 정덕영 대표와 게임개발커뮤니티 니오티의 천영진 운영자였다. 두 토론자는 개발자 입장에서 등급분류 제도가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설명했다.

정덕영 대표는 "국가가 도대체 왜 국민들이 무엇을 만드는지 간섭하는지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천영진 운영자는 "비영리게임에 대해서는 절대 심의가 없어야 한다"며 "게임이 먼저 배포되고 사후 관리할 수 있는 모델이 가장 적합할 것 같다"고 밝혔다.

게임물등급위원회 전창준 부장과 한국게임산업협회 김성곤 국장도 토론자로 나서 의견을 밝혔다. 전 부장은 "게임법만의 문제가 아니라 청소년보호법과도 문제가 연결된다"며 "게임 등급분류 법이 없어진다면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유해성 검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게임법과 청보법 문제가 모두 해결되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 국장은 "한국은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가 만든 게임에 대해 등급분류를 하는 유일한 나라"라며 "게임에 대한 규제는 이것뿐만이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초유의 셧다운제를 도입하려고 하는 나라"라고 밝혔다.

학부모정보감시단 이경화 단장도 참석해 학부모로서의 의견을 전했다. 이경화 단장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게임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어떤 게임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지 모르는만큼 학부모들을 교육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게임산업 육성이나 이용자 보호 문제는 정치적 이념이나 포플리즘(정치적 인기 영합 주의)이 좌지우지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를 끝까지 지켜본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1년에 55만명이 대학교를 졸업하는데 나오는 일자리는 5만개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문화 콘텐츠 산업, 특히 게임 산업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모두 종합해 반드시 입법시켜 게임산업 육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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