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줌소리 끝에 어떤 소리가 얼핏 들렸었다.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든 그 소리는 분명 여자의 달뜬 신음소리였다.
‘어디냐……’
숨까지 죽이자 바람결에 희미한 신음소리가 들려 왔다.
“어허! 진짜네? 누가 이 시간에 애를 만드나 본데……. 구경이나 좀 해볼까?”
그거야말로 돈 주고도 못 볼 장면이다.
뭔가를 상상하던 남자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방뇨 후에 찾아오는 그것과는 또 다른 짜릿함이다.
히죽거리던 남자는 조심스럽게 담장을 따라 걸었다. 비틀거리던 걸음걸이도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차분해 졌다.
마치 홀리기라도 한 듯 남자는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 전진했다.
한참 만에 남자가 멈춰 섰다.
“…… 여긴가?”
“맞나 본데……”
곁에 아무도 없지만, 남자는 혼자서 묻고 답했다. 양심의 가책을 덜거나, 쑥스러움을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처세술이다.
낮은 돌담장 너머로 자그마한 창이 보였다.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알아 챌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작았지만, 여자의 신음 소리는 분명히 그 안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남자는 도둑고양이처럼 은밀하게 창문 아래로 기어갔다.
여자 위에서 힘을 쓰던 남자가, 인기척에 놀라 튀어 나오기라도 할까봐, 숨도 크게 쉬지 않았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하자 가만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불 꺼진 방이지만 환한 달빛에 방안의 정경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뭐, 뭐야, 이거?’
예상과 다르게 침상위에 있는 사람은 둘이 아니라 하나였다. 그것도 농염한 여체가 아닌 아직 여물지도 않은 소녀다.
남자는 방구석 구석을 살폈다.
다시 봐도 아무도 없다.
'달그락'
‘헉!’
작은 소리에 놀란 남자는 급히 쪼그려 앉았다.
심장이 벌떡거리며 요란하게 뛰기 시작했다. 남의 집에 허락도 없이 몰래 들어 왔으니 도둑으로 몰려도 할 말이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더 이상 아무런 인기척이 없자 남자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아, 씨벌, 놀래라. 그냥 갈까……’
남자가 막 자리에서 떠나려고 할 때다.
“하아~”
더 또렷이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려 왔다.
남자는 호기심을 참지 못해 다시 고개를 들어 올렸다.
‘미치겠네’
잠을 자고 있는 소녀의 작은 입술이 열려 있었다.
‘설마 몽정(夢精)이라도 하는 건가?’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반듯하게 누워있다. 게다가 작고 여려 보이는 두 손마저 가슴위에 정결하게 포개져 있었다. 저건 어디를 봐도 몽정을 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다. 물론 지금까지 몽정하는 사람을 지켜본 적은 없지만 말이다.
지켜보고 있는 남자의 목울대로 마른침이 꿀꺽 넘어갔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여자가 흐트러진 모습으로 누워 있다. 이대로 지나치기에는 너무 강한 유혹이 아닌가!
어느 틈엔가 남자의 두 손은 창틀을 움켜잡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