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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리니지’ 아이템 거래 못한다

1996년 '바람의나라'로 시작된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이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그 동안 게임산업을 옥죄는 많은 규제들이 있었지만 한국 온라인 게임은 세계 1등 상품이 됐고 산업규모도 3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게임은 10년 전 이슈들을 정리해 지난 과거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편집자주>

[10년 전 오늘] ‘리니지’ 아이템 거래 못한다

◆ 2002년 2월 21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2 한국 발매개시

10년 전 오늘 플레이스테션2(이하 PS2)가 국내에 발매됐습니다. 라이벌 관계인 MS는 일본에 X박스를 배급하면서 반격에 나섰습니다.

[10년 전 오늘] ‘리니지’ 아이템 거래 못한다

마이크로소포트가 게임기의 본고장 일본에서 X박스 배급을 시작키로 한 22일, 소니는 게임기 업계의 미개척지 한국에서 플레이스테이션2(PS2)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일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I)의 자회사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 대표 윤여을)는 22일 롯데백화점과 공동으로 대대적인 프로모션 이벤트를 개최하고 PS2와 관련 콘텐츠를 공식 발매할 계획입니다.

이번에 발매하는 PS2는 NTSC 방식을 적용한 한국형 제품으로, 본체에 탑재한 DVD 플레이어는 지역번호 3(중국을 제외한 동남아시아형)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SCEK는 권장 소매 가격을 35만8000원으로 책정해 놓고 있으며, 제품 발매일인 22일부터 내달 말까지 총 20여종의 PS2용 타이틀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이 회사는 1차로 자체 개발 콘텐츠인 ‘이코’ ‘철권’을 비롯해 코에이의 ‘진삼국무쌍’ ‘윈백’, 코코캡콤의 ‘귀무자’ ‘마키시모’ 등 14종의 타이틀을 동시 발매할 계획이다. 국내 업체 가운데서는 한빛소프트가 PS2용 타이틀 2종을 보급됩니다.

또 소프트맥스․판타그램․넥슨․위즈게이트 등 국내 20여개 업체와 기술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하고 국산 PS2용 개발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SCEK는 오늘 3월말까지 15만대의 PS2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 올 연말까지 100만대 판매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러나 소니의 한국 진출과 관련해 국내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은 PC를 기반으로한 게임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데다, 일본 문화 개방에 대한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소니 측 예상과는 달리 시장에서의 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2000년 3월 첫선을 보인 PS2는 일본을 비롯해 미국․유럽 등 80개국에서 발매돼 지난해 11월까지 총 2300만대가 팔려 나간 인기 제품. SCEI는 94년에 발매한 PS1을 포함할 경우 전세계 100여개국에 총 1억대 이상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습니다.

◆ 2002년 2월 24일: ‘리니지’ 아이템 거래 못한다

엔씨소프트가 게임문화 정착을 위한 방안 발표 했습니다. 해킹, 아이템 거래, 현실 PK(Player Kill) 등 사이버 범죄 온상으로 지적돼 왔던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10년 전 오늘] ‘리니지’ 아이템 거래 못한다

24일 이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리니지’로 인해 발생하는 아이템 거래, PK 등의 심성을 인식하고 게임 개발업체로써 이와 같은 변칙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개선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게임 ‘리니지’의 내용을 수정해 아이템 현금거래를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또 새로운 공성전 시스템을 도입해 특정 혈맹이 장기간 성을 점령함으로써 얻는 이익을 최소화할 계획입니다.

특히 이번 개선안에서 엔씨소프트는 게임 내 감찰팀을 운영하고, 계정 실명제를 도입함으로써 현금거래를 사전에 예방하는 방안도 마련했습니다.

이 회사는 게임 내 모니터링의 기술적 한계를 인정하고 그 보완 수단으로 특별 감찰팀을 구성, 부정기적으로 ‘리니지’ 내의 범죄 행위를 집중 단속하는 적발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습니다. 또 익명성으로 인해 게임 내 감시․제재 활동이 실효성을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도덕 불감증의 원인이 된다고 판단, 계정 등록 완전 실명화를 추진할 방침입니다.

이 외에도 캠페인 및 연대 활동을 통해 건전한 게임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올해 30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신문․방송 등과 공동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기존 온라인게임개발사협의회 등에 적극 참여해 업계 공동으로 대안 마련에 나서는 한편, 정부 및 학계와 더불어 ‘게임 중독에 대한 상담 및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기구 설립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엔씨소프트가 온라인게임 ‘리니지’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는 이번이 2번째.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 공동으로 ‘리니지 개선 방안’를 발표했으나, 게이머들의 저항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리니지’ 상에서 발생하는 사이버 상의 범죄들이 사회 문제로까지 확대되는 등 문제의 심각성이 높아졌습니다. 지난 23일에는 공중파 프로그램 (SBS 그것이 알고싶다)을 통해 ‘리니지’ 문제가 심층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청소년을 주 서비스 대상으로하는 온라인게임 업체로써 의도하지 않았던 역기능 발생에 대한 책임을 절감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게임 제작 및 서비스에 대한 성찰을 통해 정책적 변화를 추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2002년 2월 25일: 온라인게임 개발․마케팅 분리가 대세

개발 업체가 마케팅과 서비스까지 전담해 왔던 온라인게임 업계 비즈니스 형태에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게임 업체 그라비티․나코인터랙티브를 비롯해 KRG소프트․드림미디어 등의 업체들은 각각 게임 유통업체나 기존 온라인게임 업체와 제휴를 맺고 국내외 마케팅 업무를 이관했습니다.

그라비티(대표 김학규)는 삼성전자․써니와이엔케이 등 기존 게임유통 업체들과 제휴를 체결, 3D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 마케팅을 양측에 맡겼습니다.

나코인터랙티브(대표 한상은)와 KRG소프트(대표 박지훈)는 각각 갤럭시게이트(대표 홍문철), 위즈게이트(대표 손승철) 등과 마케팅 대행을 위한 업무 제휴를 맺고 온라인게임 ‘라그하임’과 ‘드로이얀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위즈게이트는 게임 개발업체 커멘조이(대표 김두현)와도 제휴를 맺고, 이 회사의 온라인게임 ‘소마신화전기’를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지방의 온라인게임 벤처 드림미디어가 유통업체 이소프넷(대표 민홍기)과 제휴를 맺고, 이 회사를 통해 온라인 슈팅게임 ‘배틀마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많은 신생 업체들이 개발과 마케팅․서비스 업무를 분리하고 있는 것은 온라인게임 상용서비스를 위한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한데다,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기존 업체들의 서비스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온라인게임 업계도 PC게임이나 비디오게임과 마찬가지로 전문개발사와 마케팅․서비스 업체로 재편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업체들의 개발사 확보전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국게임개발원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개발돼 온 온라인게임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비즈니스 전문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올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신구 연합 업체들과 기존 독립 업체 간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2002년 2월 26일: 프로게이머 임요환, 광고 모델 데뷔

‘테란의 황제’로 불리는 프로게이머 임요환(23세)이 TV 광고에 등장합니다.

PC 제조․판매 업체 LGIBM(대표 변보경)은 올 봄 시장을 겨냥한 데스크톱 신제품 ‘멀티넷 X' TV CF 모델로 프로게이머로 활약 중인 임요환 선수를 발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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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인터넷․3D게임 등 멀티미디어 기능이 한층 강화된 신제품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최고의 인기 프로게이머 임요환을 광고 모델로 택했다고 밝혔습니다.

CF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LG애드는 ‘멀티넷 X'의 홍보 컨셉을 ’프로가 선택한 컴퓨터, 티넷 X'로 잡고, 영화 매트릭스를 연상시키는 첨단 영상으로 광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 CF에서 임요환은 미래의 전사로 등장, 적을 물리칠 무기를 찾아다니다 '멀티넷 X'를 만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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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CF는 내달 초부터 지상파 방송 채널을 통해 방영될 예정입니다.

◆ 2002년 2월 27일: 흔들리는 게임벤처, GV-CCR

‘리니지’ 이후 국산 온라인게임의 새로운 주자로 자리잡고 있는 ‘포트리스2 블루’의 개발 업체 CCR(대표 윤석호)가 최근 경쟁 업체 게임의 인기 상승으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는 데다, 후속작 개발에 잇달아 실패하면서 대표 게임벤처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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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회사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시작한 온라인만화 포털 사업에서 반년째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고, 특수 관계사 GV(대표 윤기수)와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해 코스닥 등록에 실패하는 등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CR의 ‘포트리스2 블루’는 최근 누적가입자 1300만명을 넘어서면서 서비스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넥슨․위즈게이트 등 경쟁 업체들이 유사 장르 게임 등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포트리스2 블루’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넥슨(대표 정상원)은 아케이드 온라인게임 ‘비엔비’ 서비스로 3개월만에 동시접속자수 30만명을 기록했고, 위즈게이트(대표 손승철) 또한 슈팅게임 ‘웜즈 온라인’으로 1개월만에 동시접속자 4만명을 넘어섰습니다.

넥슨과 위즈게이트의 게임은 CCR의 ‘포트리스2 블루’와 유사한 캐주얼 게임으로 같은 사용자층을 흡수하고 있어 점차 ‘포트리스2 블루’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예측입니다.

그러나 경쟁 업체들의 거센 도전과는 대조적으로 CCR는 새로운 게임을 선보이고 있지 못합니다. ‘포트리스3’는 물론 2년전부터 개발해 왔던 ‘라이징포스’ ‘마에스트로’ 등 신작 게임 개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 상태. ‘포트리스2 블루’만해도 유료화 1년 동안 한차례의 부분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뤄졌을 뿐, 게임의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시작한 온라인만화 포털(X2코믹스) 사업은 서비스 6개월 동안 35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CCR는 이 사업에 90억원의 비용을 투입했으나, 최근에서야 월매출 1억원을 넘어섰습니다. 또 최근에는 온라인 만화 서비스 문제로 가처분 소송에 휘말리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CCR는 GV와 애매모호한 관계 설정으로 기업 투명성 부문에서 문제제기를 받고 있습니다.

GV는 2년전 CCR의 윤석호 사장이 구주 매각 자금 가운데 40억원을 들여 설립한 온라인게임 전문 마케팅․서비스 업체입니다. 이 회사는 전체 지분의 80% 이상을 윤석호 사장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오너십만 동일할 뿐 CCR와는 사실상 별개의 업체입니다.

그러나 GV는 CCR로부터 매출의 50%를 로열티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포트리스2 블루’ 독점 영업권을 넘겨 받았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40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서비스 대행업체 GV가 수행해야할 게임 마케팅과 서비스 업무는 물론 홍보와 관리 업무까지 사실상 CCR 측에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업계 한 전문가는 “GV는 사실상 페이퍼 컴퍼니로 실질적인 업무는 모두 CCR가 처리하고 있으며, 이 같은 구조로 인해 기업 활동에 따른 이익이 특정인에게만 돌아가고 있다”며 “이 문제는 향후 CCR 성장해 가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CCR가 코스닥 등록 예비심사에서 탈락한 것도 GV와의 관계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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