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은 24일 경기도 성남시 넥슨 판교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2025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2025 Nexon Devopers Conference, 이하 NDC25)'의 막을 올렸다.
'NDC'는 넥슨 구성원들이 각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자 2007년에 자발적으로 시작한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다. 2007년 첫 행사는 33개 세션으로 구성된 소규모 사내 행사였으나 2011년부터 외부에도 개방해 넥슨 관계사뿐만 아니라 타 게임 회사 종사자와 게임 산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까지 초청해 산업 전반의 지식 공유 공동체로 자리매김해 왔다.
'우리가 빅 게임을 만드는 이유'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 박용현 대표는 "게임 시장이 과거에는 새로운 장르와 플랫폼을 개척하며 시장이 확장되는 국면이었지만, 현재는 PC, 모바일, 패키지 등 모든 주요 플랫폼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라고 진단하고 "특히 모바일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아졌고, 이제는 틱톡과 유튜브 같은 비게임 앱들이 오히려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상황에 이르렀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러한 시장 포화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서로의 시장을 넘나들며 경쟁하고 있고, 중국 등 신흥 게임사들도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이처럼 치열한 환경에서 한국 게임업계가 더 이상 수세적으로만 대응해서는 안 되며, 적극적으로 글로벌 무대에 도전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역설했다.
그리고 그 전략의 핵심으로 '빅 게임'을 꼽은 박용현 대표는 "'빅 게임'은 단순한 대작을 의미하지 않으며, 글로벌 기준에서 경쟁 가능한 규모와 퀄리티를 갖춘 게임, 즉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수준의 타이틀을 뜻한다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개발 방식과 노하우만으로는 부족하기에 "새로운 기준을 배우고 적용해야 한다"는 것.
이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게임을 판매하는 방식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국내에서는 사전등록과 출시 직전 마케팅이 일반적인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수년 전부터 트레일러 공개와 브랜드 구축이 이뤄진다. 이는 개발팀 입장에서 큰 부담이지만, 동시에 유저의 기대를 모으고 내부 비전 공유, 인재 확보에도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개발 측면에서의 과제에 대해서도 "AAA급 그래픽, 연출, 애니메이션 퀄리티를 맞추기 위해서는 과거의 방식이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으며, 글로벌 유저들의 요구에 맞는 방대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백 명 규모의 개발 조직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와 관련해 박용현 대표는 "해외 주요 게임사들은 대규모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개발을 블록 단위로 나누거나, 직군 혼합형의 소규모 팀 구조를 통해 유연성과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라고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도 결국 각 기업의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에게 맞는 방법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현 대표는 지금까지의 도전을 '노운 언노운(Known Unknowns)', 문제는 인식했지만 해답은 아직 모른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욱 두려운 것은 '언노운 언노운(Unknown Unknowns)', 아직 인식조차 하지 못한 문제들이라며 다행히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도전한 경쟁사들의 사례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조연설을 마치며 박용현 대표는 "우리에겐 아직 기회의 문이 열려 있지만, 그 문이 영원히 열려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빅 게임 시장으로의 진입을 위해 빠르게 숙제를 풀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NDC25'가 이러한 도전에 대한 해법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