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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성인 게임' 규제 강화…뒤엔 카드사 있었다?

스팀 서비스 로고(출처=스팀 홈페이지).
스팀 서비스 로고(출처=스팀 홈페이지).
게임 및 소프트웨어 플랫폼 스팀(Steam)을 운영하는 밸브(Valve)가 최근 성인 게임 관련 새 개발자 규정을 발표하면서 게임 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단순히 플랫폼 정책 변경을 넘어 카드사들이 성인 콘텐츠 시장에 강력하게 개입하려는 신호탄으로 읽히면서, 게임 개발자들과 이용자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낳고 있다.

밸브는 최근 온보딩(게임 서비스 등록) 프로세스 관련 문서의 규정 및 가이드라인 '스팀에 게시할 수 없는 콘텐츠'에 "결제 처리업체 및 관련 카드 네트워크, 은행 또는 인터넷 네트워크 제공업체의 규칙과 기준을 위반하는 콘텐츠(예: 특정 유형의 성인 전용 콘텐츠)'라는 항목을 추가했다.

이와 함께 일부 스팀에 등록된 성인 게임들 중 윤리적인 문제가 있어 보이는 일부 게임들의 제목이 수정됐다는 소식도 전해지며, 이 규정의 영향력은 바로 개발사들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항목의 추가 및 개발사들의 변화와 관련해 게임 커뮤니티는 "주요 카드사들과 금융사들이 성인용 콘텐츠 업체의 결제에 대한 정산을 거부하려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며 콘텐츠 시장 및 개발자 생태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는 신용카드사들이 금융 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클린한 기업 이미지를 유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성년자 접근, 불법 복제, 사기 등과 얽힌 논란에 휩싸일 경우 기업 이미지에 치명적이라는 인식이 강해,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 성인 전용 콘텐츠 관련 신규 규정이 추가됐다(출처=스팀웍스 페이지 캡처).
최근 성인 전용 콘텐츠 관련 신규 규정이 추가됐다(출처=스팀웍스 페이지 캡처).


주요 카드사들은 지난 2022년 온라인 성인 콘텐츠 사이트에서 발생한 성착취물의 거래와 관련한 미국의 소송에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이 피고로 포함됐던 사건 이후 성인물 시장에 대한 결제 수단 제공에 소극적으로 돌아선 상태다. 특히 실제 사람이 등장하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창작물 시장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일본에서는 성인 대상 상업 만화, 동인지, 애니메이션, 동영상 등을 취급하는 사이트에 대해 카드사들이 결제를 거부했을 때 해당 업체들은 대체 수단을 찾거나 서비스 수위를 조절해야 했으며, 성인물과 관련이 없는 각종 서브컬처 사이트도 결제 거부 업체로 포함되며 구매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와는 별개로 일본의 은행들이 스팀서 판매된 성인 게임 수익금의 개발사 송금을 거부했던 사례도 있어 성인 게임에 대한 압박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밸브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새로운 규정이 이야기하는 '특정 유형의 성인 전용 콘텐츠'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현재 스팀은 성평등, 성교육, 정신 건강 등 다소 민감하지만 교육적, 예술적 가치를 지닌 작품들까지 '성인물'로 규정하는 경우가 있어, "게임의 다양성과 창작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라는 비판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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