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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인텔에 6.9조 투자…AI·개인용 컴퓨팅 전면 협력

립부 탄 인텔 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출처=립부 탄 공식 SNS).
립부 탄 인텔 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출처=립부 탄 공식 SNS).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강자인 인텔에 총 50억 달러(한화 약 6조 9687억 원)를 투자하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공식화했다. 이번 ‘빅딜’은 엔비디아가 인텔 지분 약 4%를 확보하는 동시에 데이터센터 및 개인용 컴퓨팅 분야 칩을 공동 개발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18일(미국 현지 시간) 엔비디아는 인텔 전체 주식 중 약 4%에 해당하는 보통주를 주당 23.28달러(한화 약 3만2446 원)에 매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날 종가보다는 낮지만 미국 정부가 책정한 투자 단가인 20.47달러(한화 약 2만8529 원)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주식 수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대략 2억4177만 주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거래가 완료되면 엔비디아는 인텔의 주요 주주 중 하나로 올라서게 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립부 탄 인텔 CEO는 약 1년간 비밀리에 협상을 이어온 끝에 이번 합작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이번 투자를 '엄청난 결정'이라고 강조하며, 양사의 기술적 강점을 결합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협력의 핵심은 인텔 CPU와 엔비디아 GPU를 하나의 칩으로 통합하는 ‘스피디 링크(Speedy Link)’ 기술이다. NVLink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두 아키텍처를 긴밀히 연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AI 연산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엔비디아가 인텔의 맞춤형 x86 프로세서를 공급받아 자사 AI 인프라 플랫폼에 통합한다. 젠슨 황 CEO는 이를 "엔비디아 슈퍼칩과 연결해 랙 스케일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고, 엔터프라이즈 및 하이퍼스케일 고객을 대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용 컴퓨팅 분야에서는 인텔이 엔비디아 RTX GPU 칩렛을 통합한 새로운 'x86 시스템 온 칩(SOC)'을 개발한다. CPU와 GPU를 밀접하게 연결한 이 칩은 휴대용 게이밍 PC와 초경량 게이밍 노트북 시장을 겨냥하며, AMD의 APU 제품과 직접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해당 시장 규모가 약 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번 협력에 인텔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계약은 포함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성장을 위해서는 엔비디아와 같은 대형 고객 확보가 필요하다고 분석했으며, 젠슨 황 CEO 역시 "인텔의 파운드리 기술을 꾸준히 검토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협력이 반도체 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의 주력 AI 칩을 생산해온 대만 TSMC는 일부 물량이 인텔로 이전될 가능성에 직면했고, 데이터센터 칩 시장에서 인텔과 경쟁해온 AMD 역시 엔비디아의 지원을 업은 인텔의 부상으로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번 발표 직후 인텔 주가는 22.77% 상승한 30.57달러(한화 약 4만2606 원)를 기록하고 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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