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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형준 온게임넷 PD

“방송을 할수록 ‘게임’이라는 테마 안으로 점점 더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내가 기획·제작한 게임으로 대회를 열고 중계를 해 보고 싶은 욕심입니다”

국내 최초이자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게임전문 방송 채널 케이블TV 온게임넷의 황형준PD(32·사진)는 게임 중계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주인공이다.

대학 재학시절부터 학교 방송국에서 일을 해 왔던 그는 96년 케이블TV 투니버스에 입사하면서 본격적인 제작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게임과 인연을 맺게된 것은 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인기를 끌던 PC용 축구게임으로 프랑스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나라들의 경기 결과를 시뮬레이션해 보는 중계방송을 기획했다. 이 방송은 전체 16강에 오른 국가 가운데 12개국의 경기 승패를 알아 맞추는 놀라운 적중률을 보이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 때 황PD는 게임방송이 저렴한 제작비로 고정 시청자를 개척할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후 이벤트가 아닌 고정 프로그램으로 게임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으며, 첫번째 프로젝트로 ‘스타크래프트’ 중계를 시작했다.

‘스타’ 중계는 국내 게임리그사들을 출범시키는 계기가 됐으며, 게임 중계가 인기를 끌게되자 투니버스에서는 전문채널 신설을 추진했다. 물론 그 중심에는 황PD가 있었다.

황PD는 “체질적으로 일을 벌이고 성과를 내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남이 하지 않는 일, 하지만 모두가 재미있어 하는 것을 만들고 싶다. 한마디로 튀는 방송을 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전혀 새로운 것은 시청자들에게 이질감을 주게 된다. 그래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 패러디”라고 말한다.

황PD가 말하는 패러디는 풍자로서가 아닌 형식을 빌어 온다는 의미에서의 패러디이다. 스포츠 중계 방식을 게임대회에 차용한 것이 한 예이다. 형식은 패러디하지만 내용은 참신하고 새로운 것이어야 시청자를 잡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스타’ 중계를 위해 게임 내에 옵저버 모드를 생각해 낸 것도 황PD의 발상이었다. 작은 발상이었지만 이 방법으로 온게임넷의 스타 중계는 다른 게임방송과 차별화됐으며, 중계방송 시즌동안 평균 시청률 20%를 상회하는 등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이제 다시 황PD는 성인게임 사용자들과 게임 산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을 온게임넷 앞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얼마전 방송위원회로부터 중계중지 명령을 받았던 ‘고스톱 중계’가 그 시작이었다. 하지만 황PD의 도전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온게임넷이 게임방송의 리더로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시청자 계층별로 차별화된 게임 중계 방송을 제공하고, 고급화된 정보 보도 방송이 이뤄져야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황PD는 “전문 방송사는 시청자와 시장의 오피니언 리더로 설 수 있어야 한다”며 “향후 온게임넷은 시청자 층을 넓히 듯 산업적으로 시장을 키우는 역할까지 수행할 것이며, 이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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