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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디아블로2, 넘을 수 없는 벽인가

[[img1 ]]오늘날 MMORPG에 영향을 미친 게임들은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대중성을 확보했던 게임은 단연 '디아블로2'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2000년 6월 출시된 '디아블로2'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그래픽과 완벽에 가까운 게임성으로 인정 받았고 출시 당시의 '디아블로2'만큼 임팩트를 줬던 온라인게임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전세계적인 선풍을 일으킨 바 있다.

'디아블로2'가 얼마나 잘 만든 게임인가 하면 1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 '디아블로2'를 플레이해도 여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여전히 배틀넷에 접속해 '디아블로2'를 즐기고 있을 정도다. 2D 기반인 '디아블로2'의 그래픽은 다소 낡은 느낌이지만 그 스피디함만큼은 3D 기반 온라인게임이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경쾌하다.

'디아블로2'는 오늘날 MMORPG에 근간을 이루는 시스템을 모두 담고 있다. 노멀과 매직, 세트와 레어, 유니크 등 등급별 아이템 체계는 물론이고 래더 시스템을 통한 레벨업 경쟁으로 게이머들의 승부 욕구를 당겼다.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뽑기 아이템은 진작부터 '디아블로2'에 갬블의 형태로 존재했다. 또한 호라드릭 큐브를 아이템 조합법은 오히려 오늘날의 온라인게임보다 경우의 수가 다양했다.

고급 아이템 획득을 위한 레이드나 공격대는 '디아블로2'에서는 너무도 흔했다. 액트별 보스만을 공략하는 릴레이방이 수없이 많이 존재했으니 말이다. 만렙인 99레벨을 달성한 이용자들은 액트1 마을에서 PK 승부를 겨루며 다양한 아이템 세팅과 효율적인 스킬들을 연구했다.

퀘스트 또한 얼마나 방대했나. 제대로 모든 스토리를 즐기며 '디아블로2'를 클리어해본 이라면 마치 영화를 보는 듯 물흐르는 스토리 라인에 감탄했을 것이 분명하다. 패키지 게임의 한계로 인해 한번 클리어하고 나면 똑같은 시나리오를 반복하는 선에서 그치는 점은 아쉽지만 이는 오늘날의 온라인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은 실정이기도 하다.



한국이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게임의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요즘 들어서 크게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기술적인 측면에 크게 치우쳐 있고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 부분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저 '디아블로2'를 비롯해 명작으로 평가 받는 게임들을 답습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디아블로2'에서 발생했던 문제점들까지 오늘날 온라인게임들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점도 아쉽다. '디아블로2' 이용자가 급감하게 된 계기가 됐던 사건은 아이템 복사였는데 최근 들어서도 유명 온라인게임의 아이템 복사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해킹과 각종 치트 프로그램이 성행했던 것도 '디아블로2'와 오늘날 온라인게임의 공통점이다.

해킹이 발생하면 이용자의 부주의로 돌리기 일쑤고 오토 프로그램이 판을 쳐도 속수무책인 온라인게임 업체들을 보면서 아직도 한국 게임산업의 갈 길이 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패키지 게임의 무료 온라인 서비스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는 허울뿐인 망상에 사로잡힌 업계의 현실이 개탄스럽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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