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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대선 소재 게임 연이어 출시, 정치 풍자 게임 부활?

제 19대 대통령선거가 4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대선을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이 다수 출시되고 있다. 정치 풍자 게임이 드문 국내에서 새로운 소재로 자리매김 할지 이후 경과가 주목된다.

◆게임으로 풀어낸 정치, 입신양명이냐 지지냐

구름소프트 '대통령키우기'
구름소프트 '대통령키우기'

구름소프트는 '흙수저'인 주인공 '김구름' 군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모바일 게임 '대통령 키우기'를 최근 출시했다.

이 게임은 출마비용이 100원인 반장선거부터 전교회장, 대학교 과 대표, 총 학생회장, 부녀회장, 구의원, 시의원, 군수, 국회의원, 서울시장 선거 등에서 당선되며 몸집을 불려 최종적으로 출마비용 1경2089조 원에 달하는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는 게 목표인 게임이다.

출마비용은 1초에 3원씩 들어오는 어머니의 쌈짓돈부터 1초에 860억 원씩 들어오는 대기업 후원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모을 수 있다. '대통령키우기'는 현재 구글플레이 스토어 다운로드 50만 회를 돌파해 속편인 '대통령키우기2'도 등장한 상태다.

스티키핸즈 '내가대통령!-픽미업'
스티키핸즈 '내가대통령!-픽미업'

스티키핸즈는 동네 의원부터 대통령 선거까지 치르는 '내가 대통령!-픽미업'을 출시했다. 이용자들은 게임 시작 단계에서 '안보 없인 성장 없다!'는 '빨강당', '혼자 말고 같이 살자!'는 '파랑당', '노동은 신성한 것!'이라는 '노랑당', '지구는 빌려쓰는 것!'이라는 '초록당' 중 한 정당을 선택하게 된다.

이후 여러 패러디 캐릭터 중 한 명을 골라 다양한 미니게임을 통해 지지율을 높여 대통령에 도전하게 된다.

브라더는 캐주얼 퍼즐 게임 '선택2017:보팅라이크미'를 서비스하고 있다. 선택 가능한 10명의 후보는 허경영을 제외하면 모두 실명으로 등장하며 이용자는 그 중 한명을 선택해 지지자가 된다.

이용자가 게임을 플레이하며 각 스테이지에서 얻은 최고 점수는 '구역'과 '선거구'로 황산돼 이를 바탕으로 후보들의 게임 내 '인기순위'에 반영된다. 퍼즐 게임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록 내가 지지하는 후보의 인기가 오르는 식이다.

◆90년대를 풍미한 정치 소재 게임들

출처: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출처: 한국게임산업개발원

과거 90년대에도 대선 후보들을 패러디하거나 정치적 풍자를 담아낸 게임이 다수 등장했다. '다마고치'처럼 자신만의 대통령을 육성하는 '헬로우대통령'도 그 중 하나다.

하이콤이 유통을 맡고 지오마인드에서 개발해 1997년 출시된 이 작품은 '국내 최초 본격 대선 시뮬레이션, 21세기를 앞두고 벌이는 대선 전쟁 당신이 키워 보십시오'라는 광고문구가 인상적인 게임이다.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등 당시 유명 실제 정치인을 모델로 당시 흥행했떤 시뮬레이션 게임인 '삼국지'와 유사한 지도에서 전투를 벌여 상대의 거점을 확보해 지지도를 높여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시 유명 정치인의 캐리커쳐가 등장한다는 독특함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03파' 발사 모습
'03파' 발사 모습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을 포함한 옐친, 클린턴, 후세인, 덩 샤오핑, 호소카와 등 전세계 대표들이 등장하는 1992년작 'YS는 잘 맞춰'도 빼놓을 수 없다.

순방 일정에 따라 일본, 미국, 영국 등의 스테이지에서 퍼즐게임을 진행한 뒤 실전외교라는 명목하에 각국 대표들과 대전격투를 펼쳐 외교적 우위를 정하는 게임이다.

'YS는잘맞춰' 캐릭터 선택화면
'YS는잘맞춰' 캐릭터 선택화면

캐릭터도 각국 대표들을 콘셉트로 해, 태권도복을 입은 근육질의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03을 상징화한 손 모양으로 '03파'를 쓰는 모습이나 베레모에 군복을 입은 후세인, 표창을 던지는 호소카와 전 총리가 용권선풍각을 사용하기도 한다.

요즘 게임에 비하면 형평성 없는 밸런싱, 조악한 콘트롤 등 낮은 완성도의 구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각국 대통령간의 일대일 대전 격투라는 독특한 소재로 현재까지 화자되고 있다.

◆정치 소재 게임, 돌연 사라진 이유는?

이전에 정치 소재 게임이 등장한 배경에는 김영삼 정부가 출범하며 내세운 '문민정부'의 분위기가 컸다.

이전 군사정권 때와는 시대적 분위기가 사뭇 변하며 가볍게 다루기 힘들었던 정치라는 소재를 활용한 여러 실험적인 작품들이 등장했던 것. 이후 다시금 정권이 바뀌며 변화한 사회 분위기와 정부의 성격에 따라 지금처럼 정치 소재를 기피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게임업계는 암묵적으로 정치적 이야기는 하지 않아왔다. 정부가 가한 각종 규제와 사회로 부터의 부정적인 시선을 오랫동안 받아왔기에 되도록 눈에 띄지 않으려 노력해왔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탄핵, 조기 대선이 최대 이슈로 떠오른 만큼 대중의 정치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며 "잠시 이목을 끌기 위한 이슈성 게임에서 끝내지 않고 게임성과 퀄리티를 높여간다면 하나의 소재로 자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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