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지난 19일 출시한 '아이온2'가 높은 기대 속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첫날부터 이용자가 몰리며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초반 성과를 내고 있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론칭 시점이 일일 활성 이용자 수(DAU)는 약 150만 명(대만 서비스 포함)에 달한다. 개발팀은 초기 접속 증가로 발생한 다양한 이슈에 실시간 대응하며 안정화 작업에 집중하며 몰려드는 이용자 맞이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2008년 서비스를 시작한 원작 '아이온1'은 그래픽 완성도와 비행 전투라는 뚜렷한 차별화 요소로 큰 사랑을 받으며 164주 연속 PC방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아이온2'는 이러한 유산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최신 감각에 맞게 세계를 재구축했다. 직접 즐겨본 '아이온2' 역시 이런 특징을 강조하는 다양한 시스템과 모험으로 가득했다.
◆ 보는 것만으로 즐거운 캐릭터와 아트레이아 대륙
캐릭터의 외형, 의복의 디테일한 묘사 등 전반적인 그래픽 만족도가 높다.
그래픽의 완성도는 특히 뛰어나다. 다양한 색을 사용하면서도 촌스럽지 않은 배색이 인상적이고, 자유도 높은 커스터마이징과 복장 디자인 역시 세계관 표현력이 우수하다. 여기에 시네마틱 영상, 미국 코믹스 스타일 연출 등 엔씨소프트가 그간 다듬어온 내러티브 기법이 더해져 단순한 이야기 구조에도 깊이를 부여했다.
성장 구조에서는 탐험에 확실한 보상을 제공하는 설계가 눈에 띈다. 사냥, 협동, 대립 등 MMORPG의 주요 활동이 모두 성장 체감으로 직결된다. 최고 레벨 달성 이후에는 스킬 레벨 등 내실 요소가 요구되는 만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다만 탐험을 통해 강해지는 과정이 명확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개발진은 '주신의 흔적(깃털)'과 펫, 외형 시스템을 서버 내 모든 캐릭터가 공유하도록 변경할 예정이라 부 캐릭터 육성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모바일 버전 완성도도 수준급이다. S25 기본형에서 최고 옵션으로 플레이해도 끊김없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많은 이용자가 몰리는 마을이나 대규모 콘텐츠에서는 약간의 끊김이 발생하지만, 일반적인 사냥과 던전 플레이는 PC보다 쾌적한 부분도 없지 않다. 단, 화면비율과 해상도, 안티엘리어싱(AA) 등이 낮게 적용된 탓에 특유의 색감과 묘사가 다소 촌스럽게 보이는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 PC에 집중된 UX, 게임패드가 있다면 모바일 플랫폼도 '쾌적'
모바일 어시스트와 게임패드 조합은 PC 버전보다 쾌적하게 탐험을 즐길 수 있다.
'아이온2'의 핵심 플랫폼은 PC이며, 모바일은 보조적이다. 모바일 버전은 액션 RPG 인터페이스에 가까우며, 조작 모드(아이온1, 아이온2)를 지원하지만 화면 조작량이 많아 스마트폰 단독 플레이는 불편하다. 스마트폰으로 '아이온2'를 꼭 플레이해야 한다면, 화면이 4대3 비율인 태블릿이나 폴더블 기기 혹은 게임패드 연결을 추천한다. 화면비율이 4대3에 가까울 수록 오른손 터치가 자유로워져 조작감이 크게 오른다. 게임패드는 키 매핑이 완전하지 않지만 이동, 시점 전환, 일부 스킬 사용, 회피 등은 적절히 배치돼 있고 모바일 어시스트 기능을 활용하면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게임패드는 특히 고난이도 보스 콘텐츠에서 장점을 나타낸다. 기본 공격과 스킬 사용 부담이 줄어 회피에 집중할 수 있고, 공략 중심 플레이가 어려운 이용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다만 스킬 사용 규칙 때문에 공격 사이클 최적화는 쉽지 않으며, 전반적인 플레이 경험은 PC가 더 우수하다. 스마트폰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플랫폼이란 점은 분명하다. 게임을 가볍게 즐길 때는 스마트폰, 레이드나 어비스와 같은 최종 콘텐츠는 PC를 이용하는 게 어울릴 듯하다.
최소-최고 신장 차이. 조건 부로 자동 타겟팅이 가능한 만큼 원작만큼 큰 의미는 없다.
전투 시스템은 최신 액션 RPG 감각을 반영하면서도 원작 조작의 감성을 유지했다. 이용자는 원작 형태의 타깃팅 기반 모드와 논타깃 기반 '아이온2' 모드 중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으며, 두 모드 모두 반응성과 편의성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완성됐다. 기본 옵션은 궁성 기준으로 타깃팅 옵션이 다소 불편한 점이 있지만, 시야 확장을 포함한 모드 전용 옵션을 조정하는 것으로 취향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 풍부한 콘텐츠와 끊임없는 개선
로그라이크 스타일로 진행되는 일일 던전 '데바 생체 연구기지'
콘텐츠 구성도 풍부하다. 일일 던전, 악몽 던전, 각성전 등 다양한 도전 콘텐츠가 마련돼 있고, 주요 장신구와 스킬 레벨을 보상하는 서브 퀘스트를 진행하면 육성 난이도가 크게 낮아진다. 메인 퀘스트만 따르기보다 아트레이아 대륙을 탐험하며 여러 콘텐츠를 병행하는 오픈월드형 플레이가 자연스럽도록 설계됐다. 비행 시스템과 자연스러운 수영 모션 덕분에 탐험 범위가 넓어진 점도 높은 평가하고 싶은 부분이다.
캐릭터 육성은 크게 장비 강화와 스킬 레벨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장비는 채집·제작, 사냥, 던전 공략 등 다양한 경로로 획득할 수 있어 입수 난이도가 낮은 편이다. 대신 마석·영석·신석 각인을 통해 옵션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구조가 마련돼 최고 레벨 이후에도 던전과 레이드를 계속 플레이하게 유도한다. 계속해서 캐릭터를 육성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는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몬스터를 반복 사냥해 조각을 모으면 펫(탈것)으로 등록할 수 있다. 최고 레벨까지 올리면 각종 능력치가 추가된다.
천족·마족 대립을 구현한 시공의 균열은 RvR 콘텐츠의 핵심이다. 게임 후반에는 데바니온 포인트가 상대 진영의 소규모 던전에서 획득되며 PvE 중심에서 RvR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무게가 이동하는 흐름이다. 재화 '오드'가 보상 구조에 포함되면서 무한 성장 가능성은 일정 수준 억제된다. 이는 라이트 이용자를 위한 피로도 조절 목적의 설계로 풀이된다. 다만 서비스 초반에는 플레이 시간 차이와 밸런스 문제로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아이온2' 개발팀 입장 및 퀘스트 레벨을 45로 상향하고, 5레벨 이상 차이나는 이용자간 전투를 제한하는 조치를 적용할 예정이다.
◆ 원작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확장한 '아이온2'
비행으로 높은 곳에 오르면 생각지 못한 광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정식 버전으로 즐겨본 '아이온2'는 MMORPG에 필요한 육성과 순환,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 등 전반적인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을 꼽자면 모바일 버전의 조작 편의성이 낮다는 점이다. 게임패드를 연결해도 필수 기능이 모두 매핑되지 않은 응급조치에 그친다. 따라서 상호작용과 퀘스트 진행 등은 화면 터치로 진행해야 하고, 스마트폰 단독으로는 조작 피로가 크다. 아마도 게임패드 지원은 글로벌 서비스, 콘솔 버전 출시 등 다양한 이슈와 맞물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상황에서 중요도는 높지 않지만, 모바일을 출시 플랫폼에 포함시킨 만큼 스마트폰 조작 개선과 게임패드 지원을 신경써주길 바란다. 또한, 지역 이동에 대한 안내가 부족해 서브 퀘스트나 지역 탐험 진행 시 불편함이 있는 부분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적하고 있다.
깊은 물 속이나 공중에 '주신의 흔적(깃털)'이나 '오드'를 발견할 수 있다.
종합해보면 '아이온2'는 MMORPG의 왕도를 현 시점에서 가장 높은 완성도로 보여주는 게임이라 평가할 수 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이용자 피드백을 적극반영해 비즈니스 모델과 UX 전반에서 빠른 개선을 이어가며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급격한 변화는 콘텐츠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그간 여러 MMORPG를 성공적으로 선보인 엔씨소프트인 만큼 기반 시스템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용자들도 개발팀의 개선안을 합리적이라고 평가하며 긍정적으로 반기고 있다. 게임의 방향성이 '재미의 강화'에 맞춰져 있는 만큼 긴 겨울을 함께할 신작을 찾는 이용자라면 '아이온2'를 즐겨보길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