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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부족 사태, 게임 하드웨어 출시 일정에도 영향

(출처=스팀 홈페이지 캡처).
(출처=스팀 홈페이지 캡처).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핵심 부품 수급난과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주요 게임 하드웨어 업체들 역시 차세대 기기 출시 일정과 판매 전략에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PC 게임 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는 최근 하드웨어 수급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번 수급 부족은 밸브의 하드웨어 라인업 개편 시기와 맞물리며 소비자들의 체감 난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밸브는 지난해 말, 저가형 입문 기기였던 스팀덱 LCD 256GB 모델의 생산 중단을 발표하며 OLED 모델 중심으로의 완전한 세대교체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라인업을 일원화한 직후 글로벌 메모리 위기가 터지면서, 대체재였던 LCD 모델조차 없는 상황에서 주력인 OLED 모델의 공급마저 간헐적으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실제로 밸브는 상점 페이지를 통해 메모리 및 저장장치 부족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음을 공식 인정했고 가격 상승 이야기도 흘러나오는 중이다.

이 같은 부품난은 신규 사업 계획도 흔들며 당초 2026년 초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던 차세대 스팀 머신과 VR 헤드셋 스팀 프레임의 출시 일정이 연기되거나 가격 재검토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AI 칩 생산에 메모리 웨이퍼가 집중되면서 범용 LPDDR5 메모리 및 NVMe 스토리지가 품귀 현상을 빚고 단가가 급등한 데 따른 결과다.

콘솔 시장의 양대 산맥인 소니와 닌텐도 역시 메모리 위기에 직면해 있다. 최근 블룸버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소니는 당초 2027년 전후로 예상됐던 플레이스테이션의 차세대 기기 출시를 2028년 또는 2029년까지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차세대 기기에 필수적인 고사양 RAM 확보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닌텐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미 시장에 안착한 닌텐도 스위치2의 경우, 공급 안정화를 위해 올해 말부터 하드웨어 판매 가격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휴대형 기기의 특성상 부품 단가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현재의 낮은 마진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러한 혼란의 근본 원인은 글로벌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전용 제품 생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6년 기준 전 세계 메모리 생산량의 상당 부분이 데이터센터로 향하면서, 게임기 및 소비자 PC 부품 시장은 후순위로 밀려난 상태다.

현재 제조사들은 고가 부품을 사용하면서도 대중적인 가격을 유지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어 당분간 게임 시장에서는 신규 하드웨어의 출시 주기가 평소보다 길어지거나, 초기 출시가가 이전 세대보다 크게 상승하는 등 하드웨어 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마저 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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