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효성은 의문, 게임협회 관변단체 전락 우려
◇문화부와 게임산업협회가 관제성격의 '그린게임캠페인'을 예고하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김정호 협회장과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한국게임산업협회(회장 김정호, 이하 협회)는 11일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 '그린게임캠페인'을 실시한다고 발표했으나 캠페인 진행 방식이나 프로그램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캠페인은 업계 스스로 기획한 것이 아니라 정부 독려로 시작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제 성격의 보여주기식 전시행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밝혀진 캠페인 계획은 게임에 대한 '대국민 인식제고 '와 '사행성 예방'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협회는 이 같은 사업을 위해 총 15억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공중파 광고를 진행하는 한편, 고포류 게임 사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같은 내용의 캠페인을 게임 업계 스스로 준비해 온 게 아니라는 점이다. 새 정부 들어 최근 고포류 게임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뤄지면서 얼마 전부터 '캠페인이라도 진행하라'는 정부 요청이 게임협회에까지 전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임진흥법이나 심의 문제로 정부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협회는 이를 수용해 캠페인 기획을 진행해 왔으며 이달에 시작하게 된 것. 정부 측 권유로 시작됐으나 지원 자금은 물론 없다.
캠페인 비용은 협회 회장사이자 한게임을 통해 고포류를 서비스 하고 있는 NHN(대표 김상헌)이 가장 많은 비용을 부담키로 했으며, CJ인터넷(대표 정영종)과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이상엽), 엠게임(대표 권이형) 등이 나머지 분을 갹출해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협회는 이 예산으로 광고를 제작해 KBS와 MBC, SBS에 각각 캠페인 광고를 진행하고 동시에 고포류 게임 셧다운제도 시작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에 일부 게임업체들은 실효성이 없는 전시성 행사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중파 광고 실효성도 의문이지만 고포류 게임 셧다운제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한다 해도 계정을 늘리는 수법으로 게임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은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캠페인을 정부가 기획한 것이라면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의 표본이 될 것이고, 협회가 기획한 것이라면 정부 등쌀에 어쩔 수 없이 보여주기식 캠페인을 하려는 것으로 밖에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협회의 위상과 역할이 이렇게까지 추락하게된 것은 일단 게임산업을 바라보는 정부 담당자들의 부정적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의 규제를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는 협회가 시종일관 저자세로 정부와의 협상에 나서 온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은 자타가 공인하는 수출역군이지만 실제로는 문화부 내에서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게 최근의 현실이다. 게임업체들도 산업에 기여한 만큼 목소리를 내지 못하다 보니 대접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통합콘텐츠진흥원 출범 때만해도 방송, 영상 분야 인사들은 대거 초청받아 소개됐지만 게임 업계 인사들은 아무도 조명받지 못했다. 최근엔 산업을 대표하는 협회 회장조차도 매번 장관이나 정부 인사에게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2기 협회 이후 상근 부회장 제도가 없어지면서 협회 사무국의 경쟁력과 함께 게임업계 위상까지 하락했다는 지적도 있다. 게임업체 대표가 실무 회장 역할까지 맡고 있다 보니 협회 사무국 스스로도 자율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지금의 협회는 게임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이익단체라기보다 관변단체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캠페인의 성격과 실효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도 사무국 장현영 실장은 "협회가 나서는 만큼 문화부와 상관없는 자율적 캠페인으로 봐달라"는 식의 답변만 내 놓고 있는 실정이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