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기 방식 도입으로 팀원들의 팀워크가 중요해진 만큼 관객들의 보는 재미를 극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리그 도중 불거진 정상적인 경기방해 의혹과 리그 시작부터 지적됐던 출전 팀간의 실력차 등 구조적인 문제점도 함께 노출했다.
팀스피릿의 구조적인 문제는 리그 시작전부터 발생했다. 카트리그 저변이 확대되지 않아 현재 카트리그 게임단은 AN게이밍 하나밖에 없는 상황. 개별적으로 리그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팀으로 묶기 위해 팀스피릿은 필연적으로 예선 순위에 따라 선수들을 지명하는 팀 지명 방식을 선택했다.
팀지명 방식을 알고 있던 선수들이 선호하는 선수들과 팀을 이루기 위해 예선전에서 의도적으로 낮은 순위를 차지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덕분에 유영혁-강석인-박인재 등이 판타스틱4로 뭉쳤고 전대웅-강진우-조성제 등이 퍼스트로 뭉치는 사태가 발생했다.
팀지명에서부터 실력차가 벌어지면서 리그 시작전부터 결승전은 어차피 판타스틱4와 퍼스트가 치르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예상대로 결승은 두팀이 치렀다. 팀간의 실력차이가 크다보니 승부가 뻔한 경기가 속출했다.
게다가 카트리그 유일한 게임단인 AN게이밍 덕분에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리그 본선에 진출한 AN게이밍 선수들이 5명이었던 것. 한팀이 4명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AN게이밍 선수 가운데 한명은 필연적으로 다른 팀에 속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AN게이밍 선수들 4명은 판타스틱4로 뭉쳤지만 AN게이밍 김은일은 판타스틱4가 아닌 김택환-이요한 등과 함께 택환부스터라는 팀을 이뤘다. 8강 풀리그에서는 판타스틱4와 택환부스터가 다른 조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사단은 4강 토너먼트에서 벌어졌다.
◇부정행위로 다음시즌 출전 정지라는 징계를 받은 김은일(사진 우측에서 두번째)
4강 토너먼트에서 판타스틱4와 택환부스터가 맞대결을 펼쳤고 결국 김은일은 판타스틱4의 승리를 위해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말았다. 승부조작 의혹이 있었지만 주최측은 리플레이 판독 결과 김은일 개인의 문제로 판단, 김은일에게 다음시즌 출전 금지라는 징계를 내렸다.
그러다보니 규정상 공인대회에서 부정행위가 드러나면 협회 상벌위원회를 통해 진상규명이나 징계 여부를 판단해야 하지만 이번 김은일 사건은 온게임넷과 넥슨코리아에서 자체적으로 부정행위 여부를 판단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협회는 이번 팀스피릿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카트라이더 리그는 벌써 13차, 이번 팀스피릿까지 포함하면 14번이나 리그가 진행된 국산 e스포츠 종목의 대표주자다. 국산 e스포츠 대표 종목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번 팀스피릿에서 노출한 여러 문제점 등을 한시라도 빨리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