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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16] 엠게임 김용준 본부장 "대형사 VR 투자 나서야 활성화"

[지스타16] 엠게임 김용준 본부장 "대형사 VR 투자 나서야 활성화"
"여러 회사가 VR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요는 '배트맨 아캄' 같은 고퀄리티 대작, '킬러타이틀'을 만들 자본이 부족하다고 본다. 대형사가 뛰어들어 같이 파이를 키워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고퀄리티 게임이 나오고 이용자수도 늘어난다."

엠게임 융복합사업본부 김용준 본부장의 말이다. 그는 대형사의 자본이 유입되기 시작해야 국내 VR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차체와 산업 협회 등에서 인력 양성을 위한 다양한 투자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결국 대 자본이 움직여야 산업이 활기를 띈다는 설명이다.

플레이스테이션이 '파이널판타지7'으로 당시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닌텐도와 세가 세턴을 밀어냈듯이 대작급 '킬러타이틀'을 만들 자본이 필요하다는게 김 본부장의 주장이다.

김 본부장은 "이 게임을 하기 위해 이 장비를 사야겠다 하는 게임이 필요하다"며 대형 개발사의 VR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참전을 종용했다.

또한 그는 VR이 게임 뿐만 아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완전히 새로운 세상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VR은 다양한 분야에 응용가능하며 사람들이 현실의 아이덴티티를 완전히 벗어 던질 수 있는 새로운 가상 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해줄 것이라는 게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데일리게임은 국내 VR 게임 시장의 현주소에 대해 엠게임 융복합사업본부 김용준 본부장에게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지스타16] 엠게임 김용준 본부장 "대형사 VR 투자 나서야 활성화"

약력이 굉장히 화려하다. 특히 정부부서에서 일하다 업계로 다시 돌아온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김용준=원래 전신이 프로그래머였고 입사한게 쌍용 시스템 연구소였다. 팀 자체가 CGVR팀이었다. 전세계적으로 95년에도 VR 바람이 불었었지만 당시 기술력이 높지 않아 구현이 힘들었다. 카이스트 쪽이랑 같이 일을 많이 했다. 입사 당시부터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말을 했지만 IT 회사지만 SI가 주 업무다 보니 업무의 한계가 있었다.

이후 학생을 가르치다 창업을 하고 경영하다 대학교로 다시 들어가 책을 쓰기 시작했다. '해골책'으로 업계에서 알려져있는 그 책이다. 2003년도에 출간된 이후 개정판이 2010년에 나와 지금도 많이 읽고 있는 것으로 안다. 덕분에 힘을 많이 받았다.

다양한 개발 서적을 집필 및 번역했는데 후학 양성에 관심이 있는지?
김용준=굉장히 많다. 가장 답답했던 것이 초창기 개발을 하다보니 관련 서적이 원문 밖에 없었던 것이였다. 프로그래머 중에 영어 싫어하는 분도 많다. 이 친구들을 위해 좋은 책을 쓰면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VR 인재 양성을 위한 계획이 있는지?
김용준=게임산업진흥원에 게임아카데미 교수로 들어갔다. 진흥원이 공공기관이란걸 몰랐다(웃음). 아카데미 교수지만 학생 가르치는 일을 하는게 아니었다. 국책사업을 담당하게 돼, 인력 양성 지원에 힘을 쓰긴 했다.

현재는 퇴근 이후 매주 목요일 강의를 나가며 후학 양성을 위해 강의를 하고 있다.

엠게임이 진행 중인 VR 프로젝트를 추진한 핵심 인물이라고 들었다. 현재 개발 중인 VR, AR 프로젝트들의 방향성을 짧게 설명한다면?

김용준='프린세스메이커VR'은 이미 엠게임이 IP를 갖고 있기 때문에 VR 분야 진출을 위해 뭐가 가장 잘 될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게임 IP의 속성과 잘 맞아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회사에서 OK 사인을 받아 시작하게 됐다. 원래 '프린세스메이커'를 MMORPG로 개발하고 있었지만 하향세를 타고 있기에 PC 게임 프로젝트를 접고 모바일로 전환했다. 이 IP가 이용자에게 얼마나 먹힐까 하고 확인해봤더니 반응이 엄청컸다.

'프린세스메이커VR' 개발 도중에 '썸머레슨'이 나왔다. 게임 콘셉트가 많이 다르지 않아 '아 내가 방향을 잘못잡지 않았구나' 싶었다.

'우주탐사VR'은 태안에 VR, AR 테마파크 관을 짓는 중에 이 곳에서 시연할만한 것을 만들다 보니 우주 탐사를 체험해 볼 수 있는 VR 게임을 만들게 됐다. 자연스럽게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있었다. AR로는 '캐치몬'이 개발 중인데, '포켓몬고'처럼 AR 기반 기술과 어울릴 IP가 있을까하는 생각에서 이전부터 개발 중인 게임 중 어울릴만한 것에 AR을 접목했다.

지난 KVRF에 참여해 어떤 반응을 얻었는지?
김용준=KVRF에서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기존에는 PC게임 만들듯이 개발을 진행했는데 행사에 참여해 이용자들로부터 실제적인 피드백을 얻을 수 있었다. 인터렉션을 원한다는 피드백을 받아 최대한 즉각적으로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주변 사물과의 인터렉션을 많이 추가했다. 이후 서비스를 연습할 수 있는 기회도 됐다.

[지스타16] 엠게임 김용준 본부장 "대형사 VR 투자 나서야 활성화"

엠게임처럼 국내 중견 게임 개발사가 VR 게임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경우가 드문데, 어떤 비전을 보고 VR 시장에 뛰어 들었는지?
김용준=가장 큰 비전은 전세계가 가고 있는 방향을 본 것이다. 구글이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기기가 VR이 될 것이라고 짚어냈고 얼마전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한 것도 큰 충격이었다. 페이스북은 지난 컨퍼런스에서 사람들이 원거리에서 오큘러스로 대화하고 카드게임을 하는 등의 소통을 시연했다.

사람들을 연결하는 페이스북이 2차원 2D 상에서 가상 공간 사이버시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것이다. VR 게임이라고 해서 다르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고 본다. 지금 게임을 질기는 것처럼 VR도 당연히 즐기는 시대가 올것이라고 본다.

함께 공개한 '우주탐험VR'은 멀미가 좀 있다는 후문이던데 개발 팀장도 멀미약을 먹어가며 개발 중이라고 들었다. 개선이 됐는지?
김용준=차량이 바닥 굴곡을 느끼게 설계돼 있다. 울렁거림을 줄이려면 체감이 안되니 유지 중이다. 너무 심하면 멀미를 하니 적정선을 찾기 위해 개발 팀장이 고생한거다. 현재는 다 잡았다. VR 체험은 멀미를 잡는게 큰 관건이다.

지난해 지스타에 공개된 '프린세스메이커VR'도 멀미가 심했다. 카메라가 이동하면 멀미가 나는데 어긋남이 발생하면 어지러움증이 확 몰려온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고정된 시점인 아빠의 관점으로 바꿔 딸이 아빠를 계속 바라보게 했다. 대화를 걸어 시선을 끌고 아빠의 위치를 이동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우주탐사VR'의 경우에도 FPS처럼 했더니 멀미가 장난이 아니었다. 상해 게임쇼에서 보니 멀미를 잡기 위해 사람을 차에다 태우는 어트렉션 방식을 채택했다. 버스타는 거랑 똑같다고 보면 된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세상이 움직이니 어지러운 것인데, 사람이 생활하며 차로 이동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차를 탄다는 생각을 하는 것 만으로 멀미의 상당수가 해결된다.

집중하고 있는 VR 플랫폼이 있는지? 이유는?
김용준=장르마다 다른데, PC와 플레이스테이션은 하드웨어 파워가 있기 때문에 퀄리티를 올리기 쉽다. 모바일의 경우는 좀 힘든 면이 있다. 캐치몬은 AR이니 크게 어렵진 않지만 PC 버전이 나온 다음에 모바일로 포팅해볼 생각은 있다.

구글 데이드림의 스펙을 생각하면 충분히 미래가 있을 거라고 본다. 개인이 300~400만 원을 들여 VR을 위한 기기를 마련하기는 아무래도 힘들다. 하지만 모바일이라면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스펙이 더욱 발전한다면 이 쪽이 트렌드가 되지 않을까 싶다. 현재까지는 고 퀄리티 VR을 구현 가능한 성능의 제품은 출시되지 않았다.

해외의 경우에는 '로우데이터' 등의 VR 게임이 월 100만 달러의 수익을 내기도 했고, 도쿄게임쇼나 G3 출품작의 반은 VR 게임인데 비해 유독 국내는 VR 게임 관련 개발 자체가 소원하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김용준=여러 회사가 끼어들고 있지만 요는 '배트맨 아캄' 같은 고퀄리티 대작을 만들 자본이 부족하다고 본다. 대형사가 같이 뛰어들어서 파이를 키워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고퀄리티 게임이 나오고 이용자수도 늘어난다.

[지스타16] 엠게임 김용준 본부장 "대형사 VR 투자 나서야 활성화"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김용준=VR 인력 양성은 많은 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VR 산업 협회 등에서 교육 과정을 만들고 있고 지자체에서 VR 관련 교육을 굉장히 많이 진행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플레이스테이션이 출시되며 닌텐도와 세가 세턴을 이긴 원동력인 '킬러 타이틀'이 중요하다고 본다. '파이널판타지7'이 나오자마자 판도가 바뀌었다. '이 게임을 하기 위해서 이 장비를 사야겠다'하고 생각할 수 있는 강력한 게임이 필요하다.

플레이스테이션이 VR 시장을 견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가격도 싸다. VR만 돌릴 수 있는 장비가 아니라 기존 킬러타이틀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보이기도 한다. 콘솔 이용자가 구매력이 높은 것도 판단 요소이기도 하다.

이런 점이 국내에서 VR이 퍼지지 않는 이유라고 보는지?
김용준=국내는 상대적으로 외국에 비해 시장이 크지가 않다. 기존 시장이 PC 온라인 시장이었는데 과도기 없이 바로 모바일로 넘어갔다. 과도기적인 시장 특이성이 없었다.

1세대의 경우에는 패키지 게임이었다. 그러나 '화이트데이' 사건 등 잘 만들어진 게임임에도 불법 다운로드하는 일이 빈번해 시장이 위축됐는데, 이후 IMF가 터지고 인터넷 환경도 크게 바뀌며 온라인 게임으로 진행되게 됐다. 사용하는 만큼 돈을 받겠다는 과금모델에서 인터넷 기반의 과금모델로 변경된 것이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한다.

김용준=게임에 집중해 VR을 개발하고 있지만 VR 자체가 열어줄 세상은 더 크다고 본다. 생각 이상으로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본다. VR은 눈과 귀를 막는 순간 새로운 공간에 들어가게 해준다. 현실의 나는 사라지고 보이는 공간에 들어가게 해주는 것이다. 사람을 가장 몰입도 있게 해주는 장르기 때문에 전자 상거래조차도 충분히 가능하다. 현실의 자신을 벗어나 가상의 세컨드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해줄 것으로 본다.


부산=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사진, 부산=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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