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경북 경주시 블루원 디아너스 골프장에서 열린 여자프로골프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3일째 경기 팀 KLPGA 임희정과 팀 LPGA 이민지의 15번 홀 매치플레이에서 임희정이 퍼팅을 끝내자 같은 팀 장하나가 겉옷을 건네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0824170645005835e8e941087222111204228.jpg&nmt=26)
1842년 영국왕립골프협회(R&A) 골프 규칙에 명시된 바에 따르면 상대보다 한 타 더 많이 친 상태이면 ‘오드(The Odd)’, 상대가 다음 스트로크에서 다시 같은 타수가 되면 ‘라이크(Like)’로 표기했다고 한다. 이미 200여년 전에도 매치 플레이에 관한 룰이 공식적으로 운영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골프 발상지 스코틀랜드에서는 아직도 매치 플레이 중계방송 때 홀에서 비기게 되면 “라이크 애즈 위 라이(Like as we lie)’라고 말한다고 한다.
‘도미’는 매치 플레이에서 최종 승부가 결정된 상황을 뜻하는 말이다. 이길 홀의 수가 나머지 홀의 수와 동수가 되었을 경우, 이긴 홀의 수를 첫 머리에 붙여 특정 숫자 뒤에 ‘업 도미’라고 말한다. 예를들어 3&2로 승부가 났다면 ‘쓰리업’을 이기고 남은 홀이 2홀이라는 뜻이다. 5&4면 5개홀을 이기고 4홀을 남겨놓았다는 것이다.
원래 ‘도미’는 잠을 뜻하는 ‘Dorm’이 접두사격으로 붙어서 ‘누워서 편히 쉰다’는 어원을 갖고 있다. 프랑스어 ‘Dormir’에서 유래된 것으로 남은 홀을 모두 자도 된다는 뜻이라고 한다. ‘Dormitory’가 ‘기숙사’라는 의미로 쓰이는 것도 잠과 관련된 말이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고대 영어, 즉 앵글로색슨어는 프랑스족의 일파인 노르만인들이 정복을 하며 상류 계급으로 자리잡으면서 프랑스어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는데 골프 용어에는 ‘도미’ 뿐 아니라 ‘캐, ’디(Caddie)’, ‘트로피(Trophy)’ 등 여러 개가 있다. (본 코너 30회차 ‘ ’캐디‘는 어디에서 온 말일까’ 참조)
‘도미’라는 말은 유래상으로도 아주 재미있는 말이라는 생각이다. 더 이상 경기를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을 이긴 자의 입장에서 진 상대를 기분 나쁘지 않게 배려해서 만든 말이 아닐 까 싶다. 골프에서 상대와의 실력 차이를 고려해가며 때로는 앞서 나가다가다가 뒤를 돌아보는 상황이 됐을 때 ‘도미’라는 말을 기억해보면 그 의미가 더 느껴질 법하다. 경기를 하다보면 잘 보이지 않던 상대의 모습을 찬찬히 보면서 서로를 위하는 미덕을 갖게되지 않을까 싶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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