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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새로운 엔씨를 위한 'TL' 개발진의 출사표

왼쪽부터 엔씨소프트 안종옥 총괄 PD, 이문섭 디자인 디렉터.
왼쪽부터 엔씨소프트 안종옥 총괄 PD, 이문섭 디자인 디렉터.
엔씨소프트 신작 PC MMORPG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 개발진이 차별화 된 비즈니스 모델(BM)과 컨트롤의 재미가 담긴 전투를 통해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를 비롯해 수많은 대작 MMORPG를 선보이며 높은 성과를 기록했지만, 확률형 아이템에 기반한 BM으로 얻은 결과라는 일부 이용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이를 벗어난 새로운 모습을 위해 개발한 'TL'은 지난 5월 베타 테스트에서 자동 조작 시스템으로 인해 PC MMORPG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다만 'TL' 개발진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MMORPG라는 목표를 위해 담금질을 멈추지 않았다. 자동 조작 시스템을 수동 조작으로 전면 개편해 전투의 재미를 살리고, 대대적으로 게임 내 불필요한 요소들을 삭제하거나 보완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일 진행된 쇼케이스에서는 주요 BM으로 확률형 상품이 아닌 배틀 패스와 확정형 상품이 제공된다고 발표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다양한 변화 끝에 마침내 'TL'은 오는 12월7일 국내 서비스가 시작된다. 지난 23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TL' 개발을 총괄하는 엔씨소프트 안종옥 PD는 "많은 이용자들이 즐기는 게임을 만들어 회사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목표"라며, "'TL'로 엔씨소프트가 추구하는 앞으로의 방향성을 보여줄 것"이라 강조했다. 인터뷰는 대담 형식의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게임의 변화와 목표를 소개하는 개발진의 발언 하나하나에는 비장한 각오가 엿보였다.

◆능력치에 영향 미치는 BM, 앞으로도 없다

엔씨소프트 안종옥 총괄 PD(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안종옥 총괄 PD(제공=엔씨소프트).
'TL' 개발진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MMORPG를 목표로 기존 엔씨소프트와 차별화 된 과금 구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캐릭터 능력치에 영향을 주는 BM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 약속했다.

이용자들이 거래 보다 직접 플레이를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대부분의 재료는 귀속으로 제공된다. 인스턴스 던전 등 독립된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은 귀속 아이템으로, 일반 필드에서 획득 가능한 아이템은 거래 가능 품목으로 설정됐다. 또한 결제를 통해 제공되는 유료 재화도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임종옥 PD는 "단순 사냥이 아닌 의뢰, 주요 콘텐츠 등을 통해 의미있는 재료들이 제공될 것"이라며, "거래소 수수료도 테스트 버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문섭 디렉터도 "세금이나 수수료 등을 이용자들에게 재분배하는 방식도 설계하고 있다"며, "추후 준비 중인 부분에 대해서 상세 계획을 설명드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TL'에서 변신, 펫 등은 게임 내에서 대부분 획득 가능하며, 확률형 상품이 아닌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제공되는 확정형 상품으로 판매된다. 안종옥 PD는 "다양한 변신 시스템이 캐릭터 성능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대부분 게임 진행을 통해 제공될 것"이라며, "변신을 활용한 다양한 요소를 마련했지만 판매 전략과는 전혀 관계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수집 요소도 게임 내에서 달성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수동 조작으로 공략의 재미 살리고, 무기 교체 시스템의 편의성 더했다

엔씨소프트 이문섭 디자인 디렉터(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이문섭 디자인 디렉터(제공=엔씨소프트).
수동 조작으로 전환된 전투에서는 이용자들이 컨트롤을 통한 공략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컨트롤 요소가 강조됐다고 다수의 인원이 진행하는 콘텐츠를 혼자서 클리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안종옥 PD는 "협동 콘텐츠에서는 기믹과 역할 수행이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으로 돌파하는 일은 어려울 것"이라며, "솔로 콘텐츠에서는 액션으로 보완 가능한 부분이 다수 존재해 컨트롤로 극복하는 공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무리하게 복잡한 패턴 등으로 인해 컨트롤 요소가 이용자들 사이에서 장벽이 된다면 협동의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과도하게 높은 난이도는 지양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이문섭 디자인 디렉터는 "다수가 함께 공략을 해야 재밌는 협동 콘텐츠가 이용자들의 분열을 가져오는 사례를 봤다"며, "공략의 재미를 갖추면서도 난이도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무기들의 능력치가 캐릭터와 맞지 않아 원활한 사용이 어려웠던 무기 교체 시스템도 대대적인 개편이 적용됐다. 무기 능력치는 캐릭터의 스탯과 직결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능력치가 골고루 제공되는 방식으로, 능력치가 무기 자체에 종속되지 않도록 변경됐다.

이문섭 디렉터는 "장비 착용으로 인한 페널티는 존재하지 않지만 각 효과에 따른 조합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편향된 조합이 아닌 이용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나올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소개했다.

◆300페이지의 방대한 서사, 다양한 콘텐츠 '풍성'

[인터뷰] 새로운 엔씨를 위한 'TL' 개발진의 출사표
'TL'은 출시 초반부터 방대한 서사와 다양한 콘텐츠로 풍성한 즐길거리가 제공된다. 특히 개발진 내 마련된 300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을 중심으로 게임 내 곳곳에서 세계관 속 풍성한 이야기가 마련됐다.

이문섭 디렉터는 "이야기가 주입식으로 제공되기 보다 세계관에 몰입하기 위한 장치로서 작동하기를 바란다"며, "메인 스토리와 지역별 스토리 외에도 쪽지 형태의 수백 가지 이야기가 마련돼, 하나씩 찾아가는 모험의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대부분 위치 가이드가 있지만 수수께끼처럼 숨겨둔 이야기는 쉽게 찾기 어려울 것"이라 자신했다.

PvE 콘텐츠만으로도 충분한 캐릭터 성장과 장비 획득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이용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문섭 디렉터는 "PvE와 PvP 콘텐츠 모두에 이용자들이 MMORPG를 즐기는 이유가 담겨있다"며, "PvP 콘텐츠는 보다 효율적으로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이용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경쟁과 승리에서 얻는 보상이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그렇다고 최종 레벨 도달까지의 구간을 어렵게 만들어 콘텐츠의 분량을 늘린 것은 아니다. 안종옥 PD는 "최종 레벨까지 빠르면 3일, 하루에 2-3시간만 즐겨도 4주 이내에 도달 가능할 것"이라며, "최종 레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점령전, 공성전 등 풍성한 엔드 콘텐츠가 마련됐다"고 소개했다.

'TL'의 콘텐츠는 연대기 시스템에 의해 서버 상태에 따라 콘텐츠가 자동으로 해금되는 방식으로 열린다. 안종옥 PD는 "연대기 시스템으로 강력한 보스인 아크 몬스터는 출시 이후 1달 정도 지나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첫 공성전은 한 달 반 정도를 예상하며, 첫 점령전은 점령 가능 지역에 따라 초반부부터 순차적으로 열릴 것"이라 전망했다.

◆'지스타' 무대 시연 행사는 일부에 불과하다, 정식 출시를 기다려 달라

왼쪽부터 엔씨소프트 안종옥 총괄 PD, 이문섭 디자인 디렉터(제공=엔씨소프트).
왼쪽부터 엔씨소프트 안종옥 총괄 PD, 이문섭 디자인 디렉터(제공=엔씨소프트).
변화를 위한 개발진의 노력에 힘입어 'TL'은 올해의 마지막을 장식할 기대작 중 하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지난 '지스타 2023' 무대 시연 행사는 현장 방문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지난 21일 사전 캐릭터 생성은 제공된 서버가 1시간 만에 모두 마감됐다.

개발진은 베타 테스트 당시를 회상하며 날카로운 지적에 좌절도 겪었지만, 덕분에 게임이 한층 발전할 수 있었다며 이용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안종옥 PD는 "베타 테스트로 제기된 이용자들의 의견으로 게임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결정할 수 있게 됐다"며, "출시 이후로도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니 많은 기대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문섭 디렉터는 "예상보다 많은 이용자들이 사전 캐릭터 생성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지스타 2023' 시연회에서 공개된 것은 실제 게임의 일부에 불과하다. 이용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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