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현상은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고부가 제품 수요가 집중되면서, 메모리 제조사들이 HBM과 서버용 메모리에 생산 역량을 우선 배정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일반 소비자용 D램 공급이 줄어들어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DDR5-5600 16GB의 경우 26일 다나와 기준 최저가 36만4990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인 2025년 2월 최저가 6만4800 대비 5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이 같은 환경은 대형 게임 개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부담이 늘어나면서, 접근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하드웨어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최적화'의 중요성이 한층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을 보면 이 문제가 더 분명해진다. 대형 게임일수록 글로벌 동시 출시가 일반화되면서, PC와 콘솔을 아우르는 방대한 테스트 환경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개발 비용과 일정 부담이 커진 일부 해외 게임사들은 출시 이후 패치를 통해 성능을 보완하는 전략을 택해 왔고, 이는 출시 초기 완성도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또한, 메모리 생산 조정에 따라 SSD 등에 쓰이는 낸드플래시메모리가 영향을 받으면서 100GB를 넘기는 설치 용량 역시 신작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최적화는 최근 게이머들에게 민감한 화제이기도 하다. 글로벌 게임업체가 대작 출시 이후 최적화를 진행하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게임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을 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 등이 최적화와 요구사양 측면에서 혹평을 받았고, 부족한 최적화를 DLSS나 FSR 같은 업스케일링 기술로 가리려 한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이러한 시장 환경 속에서 부품 가격 급등까지 겹치자, 최적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수준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적화 수준을 글로벌 진출의 무기로 삼은 국내 게임업계 역시 앞으로 대작 출시 준비에 대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단, 그동안 패키지 형태로 출시한 게임들이 최적화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온 만큼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 네오위즈 'P의 거짓' 등은 출시 시점에서 휴대용 게이밍PC '스팀덱'에서 원활하게 구동되는 영상이 글로벌 커뮤니티 레딧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런 평가는 한국 게임사들이 패키지 게임 비중을 늘리고, PC·콘솔·모바일을 아우르는 멀티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적절한 가격으로 게임 사양을 높이는 램 업그레이드가 제한된 상황에서, 그래픽 옵션 조정과 같은 조치가 추가로 필요해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GPU 생산량 조절이 국내외에서 제기되면서, 과거 출시된 게임이나 요구사양이 비교적 낮은 인디·미드코어 시장이 활기를 띌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