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가사(1273개사)와 부스(3269부스) 규모 역시 전년 대비 모두 축소됐다. 하지만 숫자의 감소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내용의 부실이다. 넥슨,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스마일게이트 등 K-게임의 허리를 담당하는 핵심 대형사들이 B2B에만 참가하거나 아예 불참했다.
토요일에서야 김민석 총리가 부랴부랴 부산으로 내려왔으나 사람들은 초라했던 개막식의 모습을 "'지스타'의 추락한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 평가했다.
B2C 전시장은 극단적 양극화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아이온 2'등 5개 게임을 앞세운 엔씨소프트와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등 5개의 게임으로 자신감을 드러낸 넷마블, 인기 프랜차이즈 '배틀그라운드'와 '팰월드 모바일'로 긴 행렬을 만든 크래프톤 등의 부스들이 규모의 힘을 뽐냈으나 나머지 부스들은 상대적으로 초라했다.
B2B관 역시 네트워킹 라운지를 전년 대비 1.5배 이상 확대하는 등 비즈니스 편의 개선에 노력했지만 결국 근본적인 불만을 해소하지 못했으며, 여기에 더해 주최 측이 방문객 수나 계약 실적 등 수치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으며 신뢰도마저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12월 개최 예정인 'AGF(Anime x Game Festival)'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실정이다. 참가 부스의 정보 공개가 이어지며 달라진 위상을 체감케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서머 게임 페스트'나 '게임스컴', '도쿄게임쇼'와 같은 해외 전시회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는 '지스타'가 국내에서조차 팬덤과 수익 중심의 페스티벌 행사에 우선 순위에서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옆 나라 중국에서도 '빌리빌리월드'와 '도쿄게임쇼'에 관심이 집중되며 '차이나조이'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중, '지스타' 역시 같은 길을 걷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군가는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이용자 중심 행사'와 상담 및 해외 진출 기회 마련의 '비즈니스 중심 행사' 사이에서 길을 찾지 못한 '수능 끝난 고3 축제'"라고 비아냥대고 있다. 하지만 이는 눈에 보이는 단편적인 문제이며, 가장 위기감을 느껴야 하는 문제는 "K-게임의 성장을 외면하고 '현상 유지'에만 급급한 주최 측의 '플랫폼 실패'"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들의 애정을 '현상 유지'의 수단으로 이용할 생각과 '국내 1위'라는 안일한 자부심을 버리고, K-게임의 위상에 걸맞은 행사로 거듭나기 위한 전면적인 '지스타 리부트'를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