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손혜림 교수가 '불법 사설 서버와 게임사 및 이용자의 피해'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서울시립대 손혜림 교수가 불법 사설 서버 확산이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4일 한국게임미디어협회(KGMA)와 한국게임기자클럽이 공동 개최한 '게임 불법 사설 서버 피해와 대책' 세미나에서 온라인게임 시장을 대상으로 한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5년간 불법 사설 서버 운영 적발 건수가 17만7100건에 달하는 등 온라인게임 생태계 교란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같은 기간 형사처벌된 인원은 61명에 불과했고, 실형 선고는 5명 뿐이어서 산업적 피해 규모에 비해 제재 수위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손 교수는 불법 사설 서버의 피해 규모를 추산하기 위해 만 18세에서 49세 사이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통해 이용자 인지율, 이용 실태, 경제적 피해 규모 등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1.5%가 사설 서버를 알고 있었다. 그는 "설문 대상 중 사설 서버를 인지하고 있는 비중은 71.5%에 달하며, 대부분 커뮤니티와 광고를 통해 알게 되는 경우였다"라고 설명했다.
설문 조사 결과에 공공투자 분석 기법 중 '전환 수요' 개념만을 적용해 추산한 피해액 규모.
이용 경험 비율은 50.7%로 절반을 넘었고, 이용자 상당수는 사설 서버에서 결제 부담을 줄이거나 게임 플레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접속한다고 응답했다. 발표자료에는 일부 사설 서버에서 도박성 미니게임을 제공하는 사례도 포함돼 있었으며, 이는 정식 서비스보다 위험성이 높고 청소년 노출 우려도 크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사설 서버에서 가장 많이 이용된 게임은 '메이플스토리'와 '리니지' 시리즈였다. '바람의 나라', '디아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장기 서비스 MMORPG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손 교수는 이러한 경향이 성장 난이도와 과금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특히 정식 서비스에서 금지된 확률 기반 도박형 콘텐츠를 사설 서버에서 별도 제공하는 경우가 다수 확인돼 사행성 조장 문제 역시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게임사 피해 역시 수치로 제시됐다. 손 교수는 공공투자 분야에서 활용되는 '전환 수요' 개념을 적용해 사설 서버 이용으로 인해 정식 서비스에서 이탈한 수익 규모를 산정했다. 그 결과 연간 피해액은 약 3675억 원으로 추정됐다. 그는 조사 대상이 20대에서 40대를 중심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손 교수는 "응답자의 다수가 스스로 사설서버의 위험성을 인식하는 것으로 보이나, 단순 호기심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라며 "사설 서버를 이용하는 게 불법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