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추경의 세부 내용을 보면 국내 관광 산업의 조기 안정화와 K-컬처 제작 환경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 콘텐츠 수출을 책임지는 K-게임의 자리는 이번에도 없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월27일 발표한 '2024 콘텐츠산업조사'에 따르면 국내 게임산업의 수출액은 85억347만 달러(한화 약 12조3100억 원)으로 콘텐츠산업 전체 수출의 60.4%를 차지했다.
실제로 추경안에는 영화 제작 지원 385억 원, 관람 활성화 361억 원 등 총 746억 원에 달하는 독립 항목이 존재한다. 반면, 게임은 독립 분야 없이 K콘텐츠 펀드 출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되는 항목이 전부다.
최근 한국모바일게임협회가 주최한 '2026 대한민국 인디게임포럼'에는 200여 명의 중소 개발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이 주목한 건 국산 인디게임 성공 사례와 자금 조달 방안을 다룬 세션이었다. 인공지능(AI)과 국제 정세 변화로 어려워진 개발환경에서 초기 자금 마련을 위한 방안에 참가자의 시선이 쏠린 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고용, 수출 감소, 투자 위축 등 어려움이 겹친 상황에서 게임산업 예산이 빠진 이번 추경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커지는 이유다.
또한, 정부가 그간 보여온 메시지와 실제 예산 사이의 극심한 온도 차도 문제다. 지난해부터 대통령과 국무총리, 문체부 장관까지 나서서 게임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이자 디지털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추켜세웠다. '지스타'와 현장 간담회 등을 통해 규제 개혁을 약속하고 K-게임의 기를 살리겠다고 나선 것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올해 초 발표된 '2026년 콘텐츠 정책펀드' 운용 계획에서도 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게임 전용 계정' 신설이 불발됐다. 이번 추경안뿐 아니라 전반적인 기조 자체에 의구심을 갖게 되는 이유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추경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이 포함된 반면, K-게임 분야는 오히려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게임산업이 지속 가능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적절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엔젤 투자나 민간 자본만으로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경고음이 울려 퍼지고 있는데도, 주무 부처의 예산안에서조차 소외되는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업계가 느끼는 허탈함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진정으로 K-게임을 콘텐츠 산업의 핵심축으로 인정한다면, 이제는 화려한 수사가 아닌 그 위상에 걸맞은 실질적인 대우를 보여줘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