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한 바탕 소동으로 끝난 이 인수설에 몇 가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피인수를 검토한 적 없음’과 ‘사실이 아님’이 양 사의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적어도 경영진 선에서는 인수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을 ‘사실’로 보고 있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은 줄기차게 게임사업 진출을 시도해 왔지만 재미를 보지 못한 상황이다. 사업철수 및 재진입을 반복하던 SK텔레콤은 손자회사인 SK아이미디어와 SK C&C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나서는 한편, 엔트리브를 인수해 게임IP를 확보한 상황이다. 또한 일본 세가와 제휴를 하고 싸이월드를 기반으로 하는 3D 가상월드를 만들기 위해 연구용역을 맡기는 등 게임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CJ인터넷은 최근 들어 매각설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재무법인이 실사에 들어갔다’는 업계의 소문을 비롯해 피인수를 위한 구조조정 소식도 들려오는 등 끊임없이 매각설에 시달렸다.
때문에 많은 업체 관계자들은 “SK텔레콤이 전문성을 확보하면서 시장에 연착하기 위한 파트너로 CJ인터넷”이 적격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를 SK텔레콤측도 모를 리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로의 필요성에 따라 양 사가 접촉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양 사의 니즈(needs)가 일치하는 상황에서 인수와 피인수를 고려해 보지 않았을리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이 아닌 내용에 대한 답변 공시를 저녁 6시가 다 되어서 내보낸 점도 의아하게 보고 있다. 감시기관들은 오후까지 답변을 달라고 했으나 요청을 받은 삼 사는 최대한 시간을 지연시켰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것. 답변이 익일에만 공지 되기는 하나, 인수설 루머로 삼 사가 받은 혜택은 거의 없다. 인수설을 호재로 삼은 CJ인터넷의 주식은 당일 올랐으나, SK텔레콤은 반대로 떨어진 것.
또한 과거 SK텔레콤의 공시 번복을 이유로 이번 인수 해프닝을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때에도 증권가에서는 관련 유머가 돌기 시작했다. 유가증권본부의 사실 확인 요청에 SK텔레콤은 ‘사실이 아님’이라고 공시했다가, 며칠이 지난 다음 인수 계약이 추진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마찬가지로 만약 SK텔레콤이 CJ인터넷 인수와 관련해 상당 부분 절차를 진행시켰다면, 공시를 번복하고 인수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보도가 나간 이상, 양 사가 인수에 관한 논의가 시작했다 하더라도 백지화 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것. 인수 합병 과정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일전에 모 회사 인수를 시도했으나, 관련 내용이 보도가 되면서 계약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게임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번번히 고배를 마신 SK텔레콤이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메머드급 M&A를 시도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