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과 한게임 서비스 장애를 둘러싸고 PC방 단체들이 성명을 내고 해당 업체와 소송을 벌이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데 반해 정작 PC방 대표단체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은 침묵하고 있어 그 배경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특히 인문협은 CJ인터넷이 비가맹PC방에 대해 자사가 서비스하는 '서든어택'의 IP를 차단하는 강수를 뒀음에도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산하 지부들이 반발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과거 인문협은 PC방의 권익 보호를 위해 게임업체들과 극단으로 대치한 경우가 많았다. CCR의 '포트리스' 불매운동과 넥슨 항의 시위가 대표적인 경우다.
CCR은 2000년 당시 최고의 인기게임인 '포트리스'의 유료화를 고심하다 PC방에 이용료를 부가하는 방식으로 상용화 서비스를 진행했다가 인문협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인문협은 불매운동을 전개함과 동시에 경쟁작 띄우기에 나서 국민게임으로 칭송받던 포트리스를 결국 권좌에서 끌어 내렸다. 또한 인문협은 2005년에는 넥슨의 '카트라이더' PC방 통합과금 정책에 반발해 2차례에 걸쳐 넥슨 본사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등 단체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그랬던 인문협이 최근 불거진 접속 장애 사건과 CJ인터넷의 서든어택 IP차단 조치에 관해서는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인문협의 침묵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사태가 불거진지 이틀이 지난 3일 홈페이지에 '서든어택 IP차단정책에 대한 협회 입장'이라는 내용의 공지만을 올려둔 상태다.
인문협은 일단 사태 파악에 주력하고 후에 소송 등의 법적절차를 고문 변호사와 상의 후 신중히 움직이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에도 별도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 CJ인터넷과 공조 소문과 의혹
또 CJ인터넷의 전신인 넷마블 창업 맴버 중 일부가 과거 인문협 지회 활동을 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이 같은 의혹은 더 불거지고 있다. 심지어는 CJ인터넷 관계자가 과거 인문협 중앙회 선거에 개입했다는 황당한 소문도 나돌고 있다.
물론 인문협은 이 같은 의혹을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인문협 조영철 정책국장은 "악의적인 소문이며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면서 "프리우스를 대안으로 삼은 것은 당시 아이온의 경쟁작이었기 때문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 국장은 또 "CJ인터넷 가맹업소가 9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서든어택 이슈가 다른 이슈보다 파괴력을 지닌 것이 아니었기에 신중하게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 서울 경기 지부는 중앙회 행동 촉구
하지만 인문협 중앙회 침묵이 길어지면서 협회 산하 서울과 경기남부 지부들은 각각 성명을 발표하고 중앙회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문협 서울 지부는 성명을 통해 "강력한 게임사 정책과 확고한 기준을 정립하여 실천방안을 수립할 것과 CJ인터넷의 부당한 과금정책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것을 중앙회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한 "협동조합과 진흥회 등 유관단체와 연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라"고 주장했다.
두 지부는 또 행동지침을 발표하고 CJ인터넷의 이번 결정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CJ인터넷에 경고하기도 했다.
지부들의 이 같읕 행동은 자칫 인문협이 내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인문협 중앙회는 CJ인터넷에 대한 입장이 지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영철 국장은 "최근에 지부장들과 중앙회에서 회의를 가졌고 중앙회의 입장에 대해 서로 공감했다"며 "중앙회의 구체적인 행동 방안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설명:인문협 서울지부 회원들은 중앙회에 행동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 중앙회, 불매운동 능사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응 방식에 대한 입장은 지회와 중앙회 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몇 지회는 중앙회가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정작 인문협 중앙회는 이 같은 지적이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CJ인터넷과 청소년 유해물 차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협약식을 가지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CJ인터넷의 갑작스런 결정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설명이다. 인문협 내부에서도 불매운동이 능사가 아님에도 그런 행동을 촉구하는 단체들 때문에 입장만 난처해 졌다는 것이다.
인문협 중앙회는 그간 게임업체와 벌였던 매운동과 강경대응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불매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말 협회원들의 공동 행동이 절실히 필요한데 그것을 담보하지 못하면 오히려 내분만 가중된다는 것이다.
조영철 정책국장은 "그간 중앙회에 따라 불매운동에 성실히 참여한 회원만 피해를 봤다"며 "전국 2만개 업소들이 뭉친다는 전제조건이 선결되지 않으면 오히려 협회를 와해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이 바로 불매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여타 단체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다. 조 국장은 "타 단체들이 쉽게 불매운동을 외치지만 협회는 그럴 수 없다"며 "불매운동에 따른 회원사들의 해와 책임까지 중앙회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업계, PC방 단체 창구라도 통일했으면
게임업계서도 몇몇 단체가 전면으로 부상하면서 PC방 관련 정책을 누구와 상의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그간 인문협만 교섭의 상대자로 생각해 왔는데 돌연 협동조합이나 협의회 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갑자기 등장한 PC방 관련 단체들에 대해서도 경계를 풀지 않고 있다. 과거처럼 PC방 단체들이 불매운동을 미끼로 게임사에 뭔가를 요구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업계는 PC방 관련 교섭 창구를 하나로 통일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업무의 혼란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또한 그것이 PC방 권익 상승과 직결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PC방 관련 조직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 오히려 PC방 권익 상승에는 해가 될 것이다"며 "협상 창구를 통일해 혼란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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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인문협이 서든어택 IP 차단과 관련해 4월 3일 게재한 공지사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