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아내의 유혹'은 바람난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다른 사람 행세를 하며 "복수하고 지옥 가겠다"는 장서희의 모습이 지나친 것이 아니냐며 막장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꽃보다 남자' 역시 너무 잦은 우연과 구준표 어머니의 극단적인 악행 등으로 인해 대표적인 막장 드라마로 거론된 바 있다.

◆ 막장 게임을 정의해보자
막장 드라마 공식을 게임에 적용하면 어떨까. 게이머들과 관계자들에게 늘 지적 당하면서도 막상 빠지면 어딘지 모르게 허전한 요소들을 두루 갖춘 게임들을 막장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온라인게임 막장 요소는 아이템 현금 거래가 아닐까 한다. 많은 이들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인기 있는 게임 중에서 아이템 현금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은 게임이 없다. 아이템 현금 거래는 작업장과 거래 사기, 현피 등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하지만 게임에서 대박 아이템을 획득해도 거래 시스템이 지원되지 않아 돈을 벌 수 없는 구조라면 많은 게이머들을 모으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월 정액제 게임의 경우 게임을 열심히 해서 계정비라도 벌 수 있어야한다는 인식이 게이머들 사이에서 팽배하다. 아이템 현금 거래가 만렙에 도달하고도 게임에 계속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 아이템 현거래와 무분별한 PK
하지만 일반 필드 사냥 과정에서 무차별적으로 행해지는 PK는 많은 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일부 게임들은 PK를 당할 경우 아이템마저 떨어뜨려 게임 안에서 벌어진 PK가 현피나 게임 내 세력간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경우도 흔하다.
◆ 과도한 폭력성과 선정성
과도하게 선정적인 표현을 하는 게임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의 MMORPG에서 플레이어 캐릭터에 갑옷과 장비를 장착하지 않을 경우 속옷 차림이 그대로 노출된다. 일부 게임에서는 아예 비키니를 방불케 하는 노출이 심한 갑옷을 도입해 여성 캐릭터의 선정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상반신을 노출한 여성 몬스터가 등장하는 게임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폭력적인 표현이 담긴 게임도 흔히 볼 수 있다. 몬스터를 제압할 때 붉은 선혈이 튀거나 주먹질과 칼질을 할때의 특수효과를 강조한 게임들이 많다. 이런 표현들이 게이머들의 폭력적인 성향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지만 이용자들에게 손맛을 제공해야 한다는 이유로 폭력적인 표현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 지루한 노가다 레벨업
많은 게이머들이 한국형 MMORPG의 대표적인 단점으로 지루한 노가다형 레벨업을 지적한다. 해외 게임들의 경우 탄탄한 시나리오와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퀘스트만 수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레벨업을 할 수 있지만 한국 게임들은 퀘스트 자체가 별로 없고 있다고 해도 단순히 몬스터를 몇 마리 잡으라는 식의 노가다형 퀘스트가 대부분이어서 지루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퀘스트만으로 레벨업이 수월하게 할 경우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퀘스트를 마친 뒤 게임을 조기에 접는 현상이 나타나기 십상이다. 한국 게이머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터라 국내 개발사들 입장에서는 부득이하게 이용자들의 레벨업 속도를 더디게 할 수밖에 없고, 이는 단순 반복형 퀘스트로 나타난다. 퀘스트를 다른 형태로 준다고 해도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빠른 레벨업을 위해 퀘스트를 포기하고 '닥사(닥치고 사냥의 준말)'에 나서기 때문에 노가다식 퀘스트가 더욱 성행할 수밖에 없다.
◆ 사행성 요소
게임을 오래 즐긴 이용자일수록 사행성 요소에 많은 게임머니를 날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온라인게임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행 요소는 아이템 강화다. 고급 아이템을 획득한 것까지는 좋은데 더 높은 성능을 이끌어내기 위해 강화에 욕심을 부리다가 아이템을 날린 게이머들은 각 게임 게시판을 조금만 뒤져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때 국내 온라인게임에 도박 시스템이 도입돼 문제가 된 적도 있다. 당시에는 게임을 단순히 도박 시스템 이용을 위해 이용한 이들까지 있었을 정도로 사회적인 문제가 돼 결국 삭제됐지만 여전히 일부 작업장 업자들은 게임의 강화나 조합 시스템을 돈벌이에 이용하려는 움직임을 계속해서 보이고 있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자가 생기는 것이겠지만 게임 속 사행성 시스템도 막장 요소의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 완벽한 막장게임을 기획해보자
위에 열거한 막장요소들을 완벽하게 구현한 온라인게임이 나온다면 어떨까. 1레벨부터 자유롭게 PK가 가능하고 모든 아이템은 제한 없이 거래가 가능하다. 아이템 강화는 100단계까지 가능하고 고급 아이템은 뽑기 형태로만 획득할 수 있다. 몬스터가 죽을 때는 선혈이 튀고 여성 플레이어 캐릭터의 경우 아이템 장착 여부와 관계 없이 올 누드(물론 8등신 미녀 캐릭터로 만든다고 가정하고)로 등장한다. 퀘스트는 해당 레벨에서 잡을 때 가장 효율이 높은 몬스터를 잡는 것으로 한정하고 현피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상대방의 IP를 추적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면 어떨까.
욕을 많이 먹고 지탄의 대상이 될지는 몰라도 흥행에 실패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지금 한국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들도 위에서 예로 든 막장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위에서 예로 든 막장게임을 보고 하고싶다는 생각을 한 이가 있다면 당신이 바로 한국 온라인게임을 막장으로 치닫게 하고 있는 장본인이 아닐까 싶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