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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오토 프로그램 '양성화론' 대두

게임업계 오토 프로그램 '양성화론' 대두
◇오토 프로그램을 양성화 하자는 의견을 놓고 게임산업협회 회원사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오토 프로그램을 판매했다가 게등위의 제재로 판매 중지한 '무림외전' 모습.

게임업계가 오토 프로그램(Bot, 자동사냥 프로그램) 때문에 시끄러워 지고 있다.
불법 오토 프로그램과 달리 자체 개발한 오토 프로그램을 탑재한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오토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기존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이 또한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하며 양성화하자는 의견도 만만치 않는 실정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게임물등급위원회(위원장 이수근, 게등위)와 업계가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 오토 프로그램에 양성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자리는 당초 게임 내에서 오토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한 게등위 결정에 해당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게등위 스스로 업계 전반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는 오토 불가를 주장하는 기존 업체들과 양성화를 주장하는 업체들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동안 게임업계는 오토 프로그램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판매하는 자를 '영업방해' 및 '컴퓨터 프로그램 보호법' 위반으로 형사고발 조치해 왔다. 더불어 게임산업협회는 게등위와 함께 오토 프로그램을 근절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대다수 업체들은 오토 프로그램으로 인해 게임 내 콘텐츠 소모속도가 빨라지고 이로 인해 일반 게이머들(오토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이 피해를 입어 게임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불법 오토 프로그램에 반대해 왔다.

◇게임산업협회는 지난해 말 '오토 프로그램 근절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지만 '해당 게임업체가 이를 제작·판매하는 것은 불법 프로그램 근절과는 다른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그런데 최근 자체 개발한 오토 프로그램을 게임 내에 탑재하는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오토 프로그램을 게임업체가 판매하는 것은 그 동안의 불법적으로 판매돼 온 오토 프로그램과는 다르다'는 주장과 이는 '개별 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오토 프로그램을 만들고 배포하는 주체가 해당 게임 업체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오히려 게임 업체 스스로 오토 프로그램을 적절히 통제할 수만 있다면 대다수 게이머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기존 업체들에게 "애초에 게임업계가 반대한 것은 불법 오토 프로그램의 사용이지 정품 오토 프로그램은 문제될 게 없다"며 "이용자 편의성을 중시 여기는 요즘 추세에 '오토 프로그램은 무조건 나쁘다'는 고정관념은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최근 수입되는 중국산 게임 대부분이 오토 프로그램을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어 국내서만 오토 시스템을 제한하는 게 의미 없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처럼 게임 업계 내부에서 오토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이 상반된 형태로 나타나면서 관련 심의기준을 마련해야 하는 게등위또한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게등위는 이른바 정품 오토 프로그램 규제와 관련해 '게임이 아니라 업체 비즈니스 모델까지 제한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더불어 나라마다 심의기준은 다를 수 있지만 중국에서 문제되지 않는 것을 우리만 규제하는 것도 부담이다.

이에 대해 게등위는 "업계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규제만 할 수 없기에 마련한 자리였지만 서로 의견이 엇갈리게 나타나 어느 의견을 반영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게임산업협회를 기준으로 공통된 의견이 나오면 우리도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게임산업협회 또한 단 기간 내에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협회 신필수 정책실장은 "간담회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고 이를 어느 선에서 조율할지 신중히 고민 중"이라며 "아직 오토 프로그램 양성화에 대해 협회 입장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협회가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는 모르지만, 오토 프로그램 양성화에 대해 소비자 의견은 일단 부정적이다. 불법 오토 프로그램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강한 게이머들은 판매 주체가 업체로 바뀐다 해도 이로 인한 오토로 인한 부작용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오토 프로그램을 유료 아이템으로 판매해 온 '무림외전'이나 '리니지' 오토 프로그램 이용자를 구제하겠다는 소비자보호원 결정에 많은 게이머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도 이 같은 분위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 업체 한 관계자는 "게이머들 인식이 바뀌지 않는 상태에서 게임업체의 오토 프로그램 판매는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며 "양성화를 한다해도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무료로 제공하거나 일반 게이머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인스턴스 던전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단계적 접근이 이뤄져야한다"고 지적했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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