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던 라이선스 독점 파동이 다시 수면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업계의 관심도 뜨겁다. '공정위 제소'라는 카드를 꺼낸 네오위즈게임즈의 속내는 무엇인지, 그리고 이 사안이 라이선스 독점계약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이에 대한 KBOP와 CJ인터넷의 대응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 네오위즈게임즈, 공정위 제소 '왜'
네오위즈게임즈는 KBOP와 CJ인터넷이 맺은 '마구마구' 프로야구 라이선스 독점계약이 '슬러거'의 경쟁력을 제한하고 기존 계약을 부당하게 거절하는 행위임으로 공정위에 제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나아가 독점계약으로 신규 야구게임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고 게임산업 발전도 저해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가 공정위 제소를 통해 바라는 바는 당연 독점계약의 철회다. 재계약 실패로 '슬러거'에 야구선수 실명과 구단, 관련 엠블렘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이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점은 네오위즈측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 관계자는 "야구와 '슬러거'를 사랑하는 고객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독점계약은 철회돼야만 한다"며 "이는 단순히 네오위즈게임즈만의 문제가 아니며 다양한 야구 게임 서비스를 준비하는 업체 전반의 이슈다"고 말했다.
◆ 공정위 제소, 쟁점 사안은?
네오위즈게임즈가 제소 이유로 내세운 '공정거래법 제 23조 제1항'과 시행령 '기타의 거래거절' 조항은 부당하게 거래를 거절하는 행위는 불공정 거래로 간주하고 금지하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KBOP와 매년 1년 단위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왔으나 이번 독점계약으로 더 이상 계약을 체결할 수 없게 된 것은 부당하게 거래를 거절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쟁점이 되는 사항은 'KBOP의 독점계약이 부당거래에 해당되느냐는 부분'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부당거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고소를 당한 KBOP 입장은 다르다.
최원준 KBOP 마케팅 과장은 "스포츠 마케팅에 있어 국내외 사례도 있듯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은 일반적이다"며 "과거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서 계속해서 계약을 지속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못 박았다.
사건 해결의 열쇠를 지고 있는 공정위는 조사를 우선 해봐야 안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오늘 전달받은 사안이라 뭐라 말 할이 없다"며, "다만 스포츠 마케팅에서 독점 라이선스가 무조건 옳다고는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 공정위 결정, 독점계약에 제동 거나?
공정위가 만약 네오위즈게임즈 손을 들어주게 되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은 원천적으로 무효가 된다. 즉 네오위즈게임즈 바람대로 재계약을 통해 '슬러거'에 계속해서 선수 이름과 구단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KBOP와 CJ인터넷은 공정위의 판결에 따라 독점이 아닌 방식으로 재계약을 하거나,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항소하는 수 밖에 없다. 이 두 회사가 공정위의 판단에 따를 경우는 희박하므로 공정위 판단과 무관하게 이번 사안은 법정다툼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CJ인터넷 관계자는 "공정위가 만약 그릇된 판단을 한다면 우리는 대법원에 이 판단이 유효한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네오위즈게임즈가 공정위라는 카드를 꺼냈고 바람대로 독점계약에 제동을 걸 수는 있으나, 이에 따른 실익은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번 독점계약의 불공정성 여부를 떠나, 이를 판단하기까지 시일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 네오위즈측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3개월에서 6개월의 심사기간이 소요되며 복잡한 안건은 2년을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당장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부터 '슬러거'에 선수이름과 구단, 엠블렘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제소를 해 둔 상태라도 결정이 나올 때까지는 독점계약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만약 공정위가 빠르게 판단을 내린다 하더라도 CJ인터넷과 KBOP는 이에 불복할 것이 분명하다. 법정다툼으로 가게 되면 또 많은 시일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삼성SDS가 공정위 판결에 불복해 벌인 법정공방에는 대법원 판결까지 5년이란 시간을 걸렸다.
CJ인터넷이 공정위 제소라는 이슈에도 담담할 수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CJ인터넷이 KBOP와 '맺은 독점계약 기한은 3년이다. 공정위 판결이 빠르게 나와도 다시 법정다툼을 하는 사이 이 시간은 흘러갈 것이고 실익은 충분히 볼 수 있다는 것이 CJ인터넷의 노림수로 풀이된다.
◆ 네오위즈게임즈, 공정위 제소 속뜻은?
네오위즈게임즈는 공정위 제소를 통해 독점계약의 부당성을 알리고 이를 막고자 함이지만, 앞에서 설명한대로 공정위 판단이 나올 때까지 이를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당장 내년부터 계약만료에 따른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네오위즈측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피해가 안 가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에 있다"며 "라이선스 계약이 만료되더라도 이를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원활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네오위즈게임즈가 당장 실익이 없는 '공정위 제소'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여론을 이용한 이슈를 만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또한 '슬러거' 이용자들에게 회사가 이를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을 알리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여기에 이상엽 대표의 타협 보다는 정공법을 택하는 공격적인 경영방식도 강경대응을 이끌어 냈다는 주장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오위즈게임즈가 적극적으로 이번 사안에 대처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상엽 대표의 지시가 있었든 없었든 간에 이 사실은 '슬러거' 이용자들에게도 진심으로 전달돼 게임 지키기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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