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게임개발자연맹(EGDF)과 비디오게임스유럽(VGE)이 역내 28개국 회원 협회 데이터를 취합해 발표한 '유럽 비디오 게임 산업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유럽연합(EU) 게임산업 총매출은 전년비 약 6% 증가한 240억 유로(약 38조 7283억 원)를 기록했다.
다만 매출 성장이 게임업계 전반에 고르게 나타난 것은 아니다. 기존 이용자층과 주요 IP, 자금력을 확보한 대형 스튜디오가 성장을 주도한 반면 중소 개발사는 민간 투자와 퍼블리싱 계약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외형적인 매출 증가와 달리 개발사들이 체감하는 시장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개발 플랫폼에서는 PC·맥(Mac)의 비중이 대체로 높게 나타났다. 크로아티아와 스페인, 라트비아 등에서는 PC·맥 개발 비중이 90%를 웃돌았으며, 벨기에와 네덜란드, 독일 등 주요 게임 개발국에서도 PC·맥이 주력 플랫폼으로 집계됐다. 출시 방식에서는 자체 퍼블리싱의 비중도 높았다. 핀란드와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등에서는 조사 대상 신작 대부분이 외부 퍼블리셔를 거치지 않고 개발사가 직접 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퍼블리싱 계약이 줄어든 상황에서 스팀 등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게임을 출시하는 개발사가 늘어난 것은 중소 스튜디오가 투자와 유통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으로도 볼 수 있다. 다만 자체 퍼블리싱 확대가 개발사의 성장 기반 확대를 의미하는 동시에 전통적인 퍼블리싱 시장의 위축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도 주목된다.
고용 시장은 매출과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EGDF 가맹 국가 게임산업 종사자 수는 약 9만5000명으로 집계돼 전년대비 1% 넘게 줄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국가에서는 고용이 소폭 증가했지만 프랑스와 벨기에, 네덜란드, 루마니아 등 주요 게임 개발국에서는 인력 감소가 확인됐다.
국가별로는 폴란드가 EU 내 가장 많은 게임산업 인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등이 뒤를 이었다. 폴란드는 신작 출시 규모에서도 EU 내 가장 많은 게임을 선보인 국가로 집계됐다. 비EU 국가에서는 영국의 게임산업 고용 규모가 가장 컸다.
도시별로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비롯해 폴란드 바르샤바, 영국 런던, 스웨덴 스톡홀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프랑스 파리 등이 주요 게임 개발 거점으로 꼽혔다.
반면 고용 감소와 달리 EGDF 가맹 국가 내 활성 개발 스튜디오 수는 약 6600개로 전년보다 5~10% 증가했다. 일자리를 잃은 개발자들이 기존 기업에 재취업하기보다 독립해 새로운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국가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입된 개발 인력의 정착도 스튜디오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유럽 게임업계에서는 스튜디오 수 증가와 고용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대형 게임사의 구조조정으로 시장에 나온 개발 인력이 기존 기업에 다시 흡수되기보다 소규모 스튜디오 창업으로 이동하면서 개발 생태계의 외형은 유지되고 있지만, 안정적인 일자리와 투자 기반은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공공 지원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보고서가 인용한 독일 골드미디어 연구에서는 게임 산업에 대한 공공 지원이 세수와 사회보장기금 환수, 민간 투자 유치,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민간 자금이 위축된 상황에서 공공 지원이 개발사와 인력의 이탈을 막는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EGDF와 VGE는 "거시경제와 펀딩 환경이 점진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각국 정부에 예측 가능한 공공 금융 지원과 다양한 자본 조달 환경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