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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주년] '소녀시대' 보다 게임이 좋은 세 가지 이유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게임, 그거 애들이나 하는 거 아니냐?" 술자리에서 만난 친구가 했던 말입니다. 이 친구는 '소녀시대가 일본 오리콘 차트 상위에 오르고 NHK 톱뉴스가 돼 신 한류를 선도하고 있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면서도 게임 이야기만 나오면 부정적으로 변하죠.

사실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게임=나쁜 것'이라는 이미지가 뿌리깊게 박혀있습니다. 그러니 규제를 하라고 아우성이고, 정부도 그 장단에 맞춰 춤추고 있습니다. 게임이 지닌 산업적 가치를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고선 일단 비난부터 하지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정량화 할 수 없는 가치들은 빼고 객관적인 숫자와 그래프로 게임산업의 위상을 알아볼 수 있는 계기를요. 잠재적 가치는 몰라도 산업적 가치로만 보면 소녀시대 보다는 '붉은보석'이라는 온라인 게임 하나가 더 대단한 것이 분명하니까요./(실제로 소시빠인)편집자주.


◆ 게임은 수출 효자산업이다

방송, 영화, 음악, 출판, 게임 등 문화 콘텐츠산업을 관장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9월 13일 '2010년 2분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콘텐츠 업체들의 총 수출액은 1조2756억원으로 집계됐죠.

이 중 게임산업은 8876억원으로 전체 콘텐츠산업 수출액의 69.6%%를 차지합니다. 수출액 순으로 보면 게임이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고 출판, 캐릭터, 음악, 애니메이션, 영화, 방송 등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한류를 이끈다고 평가 받는 음악과 방송은 각각 447억원과 75억원으로 3.5%와 0.6%에 불과합니다.

게임산업이 콘텐츠 수출에 있어 큰 기여를 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차례 알려졌습니다. 게임을 통해 한류를 이끈다는 기사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 게임산업은 한국이 원조로 세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문사회과학과 진달용 교수는 최근 발간한 책 '온라인 게임제국 코리아'를 통해, "2008년 기준으로 국내 게임산업의 수출규모는 10억900만 달러로 영화 수출규모 2천100만달러의 52배에 달한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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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산업은 '좋은' 고용창출 산업이다

통계청은 지난 5월 국내 청년 실업률 10%(43만300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문화 콘텐츠산업에는 2분기 기준으로 총 27만4830명이 종사하고 있습니다. 게임산업은 출판과 음악에 이어 3번째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지만, 상장사를 기준으로 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상장된 게임업체 종사자수는 9875명으로 모든 콘텐츠산업 상장업체 종사자수 2만6050명 기준으로 37.9%를 차지합니다. 게임업체들이 구직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상장사들이 급여수준과 근무환경이 좋기 때문)를 가장 많이 제공하고 있는 것이죠.

특히 게임산업은 지난해 3분기부터 꾸준히 종사자수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올해 2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1% 종사자수가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을 보이는 문화 콘텐츠산업은 게임산업이 유일합니다.


◆ 게임산업 1인당 수출액도 가장 높아

문화콘텐츠산업 중 수출과 좋은 일자리 창출을 가장 많이 하는 게임산업은 1인당 수출액도 최고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임산업이 문화산업 중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임이 입증된 것이죠.

게임산업 종사자 한 명이 2분기에 수출한 금액은 1029만원으로, 전체 문화산업 평균치인 239만원보다 4배 이상 높습니다. 타 문화산업과는 최저 5배에서 최고 100배 이상의 수출액을 자랑합니다.

게임산업 다음으로 인당 수출액이 높은 것은 애니메이션산업으로 인당 512만원을 수출했다. 음악과 방송은 각각 37만원과 117만원에 불과해, 언론에 비춰지는 모습과 달리 수출액 측면에서는 큰 기여를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게임산업 가치 평가 제대로 받아야 할 때

객관적 지표에서 보듯 게임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수출효자산업입니다. 특히 2009년 기준으로 국내 게임시장 점유율의 56.4%를 차지하는 온라인 게임산업은 수출과 고용창출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시민단체, 일부 언론들의 몰이해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콘텐츠 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스마트폰 게임법'은 여성가족부가 주장하는 청소년보호법에 발목이 잡혀 연내 통과도 불투명해진 사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게임과 관련된 사건사고는 정작 사고를 일으킨 당사자 문제로 치환되기 보다는, 게임 자체의 문제로 호도돼 마녀사냥을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잘못된 여론에 등 떠밀린 정부는 게임과 관련된 규제책을 게임법 개정안에 대통령령으로 삽입해 둔 상태입니다. 말이 좋아 게임 진흥법이지 사실상 과거보다 규제만 더 많아진 셈이죠.


우리가 안에서 다투는 사이 미국과 중국 등 후발주자들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국산 온라인 게임들에 대한 불공정 정책을 통해 자국 게임시장 점유율을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국정감사 때 제출한 자료에는 중국 시장에서 국산 온라인 게임 점유율이 2002년 79%에서 2009년 25.6%로 1/3이상 추락했습니다.

문화체육방송통신위원회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은 점유율이 감소한 주요 원인으로 국내 게임 규제 정책을 꼽았습니다.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사전등급 심사제도와 여성가족부의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이 게임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정부가 중국 내 불공정한 국산 게임 규제와 표절 문제에 소극적으로 임하면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습니다. 미국처럼 중국 내 음반·출판물 등 자국 콘텐츠 수입이 제한 받게 되자 적극적인 WTO 제소를 통해 중국의 규제를 완화시킨 것처럼 적극적인 대외교섭에 나서라고 주문한 것이죠.

정작 게임업계에서는 진흥까지는 바라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 없이도 지금껏 잘 성장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으니, 제발 발목만 잡지 말라는 부탁입니다. 수출역군이자 고부가가치산업인 게임산업에 일하면서도 '그릇된 인식 때문에 떳떳하게 자신의 직업을 말하기가 어렵다'는 게임업체 종사자들의 하소연은 현재 게임산업이 처한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씁쓸한 대목입니다.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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